최근 평창 올림픽의 팀 추월 경기에서 세계적으로 부끄러운 장면이 연출되었다.

경기를 본 사람들은 알고 있겠지만, 팀워크가 좋아 보이지 않음은 물론이거니와, 서로를 배려하지 못한 경기에 눈총을 사고 있다.

팀 추월 경기는 세 명의 선수가 함께 달린다. 이 경기의 기록은 마지막 선수가 들어오는 것을 기준으로 한다. 선두에서 팀을 이끄는 선수는 공기저항을 가장 많이 받아 체력적으로 부담되기 때문에, 세 명의 선수가 서로 자리를 바꾸거나 체력이 떨어지는 선수를 밀어주는 등 서로 의지하며 마지막 선수까지 함께 들어오도록 경기를 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팀워크가 좋지 않았던 이 선수들의 경기에서 보인 모습과 경기를 마친 후 인터뷰에서 보인 모습은 국민들의 공분을 사게 되었다.

경기를 잘 못할 수도 있다. 실력이 떨어져 질수도 있다. 하지만 팀으로써 서로 의지하고 위로해야하는 일을 하지 않고 변명과 핑계로 남 탓을 하는 모습에 우리 국민의 분노 뿐 아니라 세계 각국 외신의 비판까지 받는 상황에 이르렀다.

우리가 사과를 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미안하다]라는 말을 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미안하다는 말은 자존심이 상하는 것 같고, 상황을 인정하는 것 같아 선뜻 하기 힘들어 한다.

그래서 우리는 지난 "사과하기" 칼럼에서 아동들에게 사과의 연습과 기술을 알려주고, 그것이 얼마나 용기 있고 멋진 행동인지 일러주기도 했다.

화해의 손내밀기. ⓒ김지연

"너랑 절대 말 안 해"라는 동화책이 있다. 이곳에서 나오는 곰과 토끼는 다투게 되는데, 서로 절대 미안하다고 하지 않기로 다짐을 한다.

곰은 낚시를 할 때나 딸기를 딸 때에 화해의 손을 내밀어보려 하지만 기회를 놓치게 된다. 이후에도 반복해서 친구의 빈자리를 느끼게 되고, 다시 한 번 토끼에게 찾아가 화해를 하려 찾아가지만 토끼가 다른 친구인 여우와 잘 놀고 있는 모습을 본 뒤 절대 미안하다고 하지 않겠다고 다짐을 한다.

곰은 속상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잼을 만들며 해가 저물게 되는데, 그 순간 아무리 생각해도 사과를 내일 일로 미룰 수 없다는 마음에 토끼에게 달려가고, 그와 동시에 같은 마음을 느낀 토끼도 달려오며 둘은 화해를 하게 된다.

위 동화와 같이, 팀 추월 경기에서 비난을 받은 선수들은 어떤 상황과 이유가 있건 간에 먼저 미안하다고 말을 하는 것이 중요했다. 그것은 내일 일로 미뤄서는 안 되는 행동이었다.

모든 일에는 적절한 타이밍이 있다.

왕따 문제로 친구를 다치게 한 행동들은 시간이 지나 사과를 한다고 한들 무의미한 경우가 많다. 아무리 가해자가 잘못을 후회해도 피해자는 상처 입은 마음에 가해자를 용서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은 ‘그래 맞아. 내가 잘못했어.’라고 행동에 인정하는 것뿐만이 아니다.

‘너의 마음에 상처를 입힌 것 미안해’라며 피해자의 마음을 공감해 주는 말이다. 많은 아이들이 행동만으로 하는 사과는 하고 있다. 그러나 상처를 입힌 마음에 진심을 보이는 행동도 함께 하여야 한다.

학교나 사회에서의 괴롭힘은 심각한 손실을 가져온다. 괴롭힘을 당한 사람은 자존감이 떨어지게 되고 의기소침해져 앞으로 더 나은 발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스스로가 괴롭힘의 희생양이 되지 않도록 더욱 단호하게 대처하고, 상황을 분명하게 이야기 할 줄 알아야 한다. 사과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과를 받아내는 것도 중요하다.

울거나 도망치면 그들이 바라는 괴롭힘이 이뤄진 것이다. 그들이 바라는 대로 행동하지 말자. 또래 친구들이 놀리거나, 고약하게 굴더라도 거울을 보며 당당하게 말하는 연습을 해보자.

"난 네가 이렇게 대할 만큼 어리석지 않아. 나를 상처 받게 한 것 사과해" 혹은

"내가 너에게 상처 준 것을 사과해. 미안해"라고 말할 수 있는 친구들이 되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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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칼럼리스트 현재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심리치료사로 근무하고 있다. 치료 현장에서 만나게 되는 각종 어려움(발달, 정서행동, 학습장애 등)을 겪고 있는 친구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나아가 사회성 향상을 위한 방법들을 전하고 다시 한 번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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