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장애인 누리콜. ⓒ문경희

지난 26일 난 대전 친정에 가려고 6일 전부터 세종시 장애인 누리콜을 예약해놓았다. 그리고 달력에 예약 상황을 적어놓고 핸드폰에도 입력해 놓았다.

혹시나 시간을 잊어버려 해피콜을 못 타서 3회 아웃에 걸릴까바 였다. 난 이미 2회 말에 걸려있고 3회 말이면 한달간 누리콜은 아웃당할 처지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일주일을 기다려 친정에 갔다가 다시 세종 우리집에 오려고 대전 장애인콜택시에 3시 쯤 콜을 신청했더니 10분만에 어머니집 앞에 와있다고 전화를 받았다.

너무나 세종시와 상반된 대전의 장애인콜택시 운영 모습에 놀라고 말았다.

그렇게 쉽게 콜을 타고 집에 오다 세종시가 보이면서 내 눈엔 아주 커다란 감옥처럼 느껴지며 눈물이 왈칵 났다.

누구나 행복한 도시라는데...

나는 여기 세종이 감옥 같다. 세종시에도 운전을 못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못하는 중증 지체 1·2급 장애인들이 3000여명 가까이가 있다.

어떤 사람은 누리콜 이용이 드럽고 치사스러워 리프트 차를 샀다는 이도 있다.

하지만 그건 극히 드문 일이고 도대체 세종시청 교통과는 왜 이런 장애차별적이고 비인권적인 행태로 특별교통수단을 운영하는 장애인단체에 2012년부터 수탁을 주며 6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우리들의 세금을 주는건지 도무지 내 머리로는 이해하기가 어렵다.

민원도 넣고 매주 화요일마다 시청을 찾아가 담당자와 면담을 하지만 바꿔보겠다라는 말만 도돌이표처럼 할 뿐이다.

시장도 시의원들도 공무원들도 한결같이 특별한 세종만들기를 부르짖고 있지만 거기에 교통약자들은 어디에도 없다.

차별이 특별해지는 세종을 만드는 것은 아닌지ᆢ

이글을 보고 의의를 제기하는 사람들 있겠다. 하지만 그들도 오로지 6일 전 예약해야 하는 누리콜을 타고 움직일 수 있는 세상에서 한달 만 살아보라고 얘기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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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희 칼럼리스트 30년을 집에서 보낸 나는 지금 마흔아홉에 아줌마가 됐다. 여행지는 티비로만 보고 어쩌다가 시간이 되는 가족들이 여행을 시켜주면 그것이 전부인 것처럼 살았다. 그러다가 생애 첫 전동휠체어를 타게 되면서 사회로 나오게 되었고 결혼도 해서 자립도 하게 되었다. 하지만 나에게 여행은 늘상 그랬던 것처럼 내겐 누가 데리고 가야하고 혼자서는 못가는 꿈같은 것이었다. 그런데 어느날 문득 이리살다 죽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난 내 생애 처음으로 유서까지 써놓고 여행을 갔다. 물어물어? 가슴은 쿵쿵 뛰었고 혹시 길에서 내가 어찌될까바 두려웠다?. 하지만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으며 나는 두려움속에서도 혼자 여행을 하고 있다라는 기쁨과 쾌감을 느낄 수 있었다. 아직도 나는 여행을 가려고 하면 두려움이 있다. 돈만 있으면 훌쩍 떠날 수 있는 비장애인들의 여행 그것과는 너무나 다른 경로로 여행을 계획하고 가야하기때문에? 하지만 난 이미 주도적인 여행에 맛을 알아버렸다. 힘이 있는 날까지는 여행을 하고싶다. 그리고 아직도 여행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분들에게 여행경로와 여행에서 만나는 인적 물적인 이야기들을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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