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변한만큼 사람들의 생각도 변했다. 장애인을 바라보는 인식도 점차 변화하고 있다. 장애인 당사자의 정체성도 변화하고 있다. 시대의 빠른 변화처럼 장애 청년들의 사고와 인식은 더 유연하게 변하고 있다.

그리고 장애 청년들 둘러싼 세 가지 변화는 앞으로의 미래에서 장애 청년을 어떻게 인식해야할지 함께 고민해보아야 할 지점이다.

먼저 장애 청년 삶은 더 혹독해졌다. 과거에 비해 장애인이 살아가는 물리적 환경은 더 좋아졌다. 분명 사실이다. 그리고 점차 좋아질 예정이지만, 실로 장애인이 경제활동인구로 살아가는 것은 여전히 어렵다.

IMF 경제위기 이후 소위 괜찮은 일자리가 사라진 노동시장에서 청년은 실바늘 구멍을 뚫어야 하는 낙타가 되었다. 장애청년에겐 더 혹독해졌다.

실제로 동 세대 비장애 청년과 비교해도 장애 청년의 취업률은 현저히 낮고, 같은 장애인 취업자 중에서도 장애 청년의 취업률은 최하위이다(장애인고용공단, 2015).

장애 청년은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이들이 학교라는 제도를 벗어나 사회의 첫 관문인 취업시장에 입성하는 것은 마치 바늘구멍을 통과해야하는 쌍봉낙타와 같다.

둘째는 활동의 방식이 변했다. 지식사회로 변화하면서 기존의 사회참여의 개념도 점차 바뀌었다.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 활동이 더 주요하고, 집단화보다는 개별화되고 있다는 것 또한 다른 특징이다.

SNS활동에 몰입하거나, 동아리나 동호회 활동 보다는 자기개발을 위해 개별화 되는 활동이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특징은 장애 청년만의 독특한 특성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에서 나타나는 현상과 유사하다.

반면 장애 청년 사이에서 나타나는 독특성은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주체적 장애활동은 줄어들었지만, 실제 자신의 장애와 관련된 이슈로 필요한 경우엔 활동을 개별적 혹은 단기간 조직화된 형태로 이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컨대, ZARA 출입거부 사건이나 장애아동 키즈카페 거부 논란 등을 보면, 부당한 처우나 차별적 대우를 받은 경우 이를 더 이상 참지 않고 공식화된 채널을 이용해 문제를 제기하고 이슈화 한다는 점이다.

셋째는 장애여성의 변화이다. 그동안 장애여성은 결혼과 출산, 양육이라는 ‘엄마’의 역할을 했을 때만 여성으로서 인정을 받아왔다.

그러나 일부 여성 장애 청년은 비장애 청년과 동일하게 교육권을 누리게 되면서 장애여성 또한 고학력화가 되고 있다.

이들은 자신의 신체장애와 여성성에 대한 인식 변화로 엄마이기 이전에 ‘여성’으로서의 삶에 더 몰두하고 있다.

특히 여성장애청년은 여성이자 장애인, 청년이라는 세 가지 역할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삼중차별을 경험하고 있으며, 기존의 장애 여성을 바라보았던 관점을 거부한다는 점에서 앞으로 장애 여성을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도 함께 고민해보아야 한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홍서윤 칼럼리스트 KBS 최초 여성장애인 앵커로 활동했으며, 2016년 장애인 여행 에세이 <유럽, 가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를 출간하여 장애인 관광에 대한 대중 인식 변화를 이끌었고 현재 장애인을 비롯한 ‘모두를 위한 관광(Tourism for All)’ 발전을 위해 장애인여행문화연구소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더불어 장애인은 왜 트렌드세터(Trend Setter: 유행 선도자)나 힙스터(Hipster: 유행을 쫓는 자)가 될 수 없는지 그 궁금증에서 출발해, 장애 당사자로서 장애 청년 세대의 라이프와 문화에 새로운 인식과 변화를 재조명해 볼 예정이다.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