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를 타면 답답함과 함께 설렘이 있다. ⓒ하석미

“당신은 어떤 일을 하세요?”

“휠체어 여행 작가입니다.”라고 말하면 많은 사람들이 내게 묻습니다.

“당신에게 있어 여행은 어떤 건가요? 또 어떤게 여행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가끔은 내게 있어 여행은 뭐지? 하고 생각을 해봅니다.

삶 자체가 여행길이라고 생각했지만 여행에 있어 오직 어디론가 떠나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새삼 느끼고 있습니다. 그냥 가방하나 들고 떠나는 것이 여행이라기보다 여행을 통한 만남과 소통이었습니다.

또 가고자 하는 목적지가 중요하기보다 그곳을 통한 어떤 앎이 있고 쉼이 있었는지 하는 과정이 중요했습니다. 여행은 만남, 관계, 소통, 앎, 치유, 쉼이라고 생각되어졌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며 한번 도전해 보았습니다.

생에 최초로 혼자서 전동휠체어를 이용해서 떠난 일본 도쿄 여행기입니다.

비장애인도 혼자서 해외여행 떠나기 쉽지 않은데 어떻게?

사실 처음 계획을 세울 때만 해도 조금은 막연하게 한번 떠나볼까? 이었습니다.

그런데 떠나볼까 이었던 마음이 이제 ‘도전’이라는 두 단어를 떠올리며 주위의 말류에도 불구하고 하나하나 준비하며 ‘설렘’이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날짜가 다가오니 두려움도 생기고. 혹시 모를 상황에 대한 걱정이 됐습니다.

외국어라고는 ‘yes’, ‘no’ 등 아주 간단한 단어밖에 모르는 내가 갈 수 있을까? 길을 잃고 헤매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밀려오기 시작했습니다.

두렵지 만 한번 마음먹으면 하는 성격, 모든 준비를 했습니다.

'나의 휠체어는 나의 발', 배터리 체크는 필수입니다. ⓒ하석미

해외여행은 떠나기 전에 국내 여행보다 준비할게 아주 많아요.

무엇인지 궁금하시죠!

제가 자세히 알려드겠습니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보셔야합니다.

가장 궁금한 것이 항공권 관련해 궁금하시죠.

개인적으로 해외여행 경험이 많지 않아 보통은 여행사를 통해 준비를 합니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분들에게는 적극 추천합니다.

여행사를 통하면 좋은 점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항공료와 숙박비가 개별로 준비한 것 보다는 조금 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으며 장애인객실의 사용가능 여부도 여행사 직원을 통해 미리 체크할 수가 있습니다.

여행을 준비하실 때 가장 중요한게 있습니다.

전동휠체어를 이용하시는 분들은 해외여행을 계획하시기 전에 본인 전동휠체어 배터리가 습식인지 건식인지 미리 체크해 보셔야합니다. 2016년 5월 1일자로 습식 배터리(보통 리튬배터리)는 탑승이 안 됩니다. 가능한 용량 배터리는 100Wh 초과 160Wh 이내로 제한되어있습니다.

전동휠체어를 가져가시는 분은 배터리 구입처에 본인 휠체어의 배터리에 대해 문의하시고 겔형 배터리에 대한 영문 서류를 가지고 가시면 해외여행이 조금 더 수월합니다.

항공사마다 다르며 또 각 나라마다 배터리 기준이 대부분 다르기 때문에 직원에게 일일이 설명이 어렵습니다.

그리고 배터리를 분리하는 방법을 반드시 숙지하고 가시면 좋습니다.

동영상 촬영도 추천합니다.

또, 해외여행 가기 전에는 휠체어 점검도 미리 받고 가시길 추천합니다.

통타이어가 아닐 경우 앞, 뒤 바퀴 튜브도 준비하시길 바랍니다.

전동휠체어를 이용하시는 분들은 가고자 하는 나라의 전압이 어떤지 체크해서 변환 멀티콘센트를 준비하세요. 일본의 경우에는 110v를 사용합니다.

호텔 방에 콘센트를 이용하는데 있어 거리가 좀 될 수 있으니 멀티탭도 꼭 챙겨 가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혹시 고장을 대비해 휠체어 수리용 드라이버를 가지고 갈 경우에는 수화물로 붙여야 합니다.

저는 다 압수당했습니다.

전동배터리충전기는 필수. ⓒ하석미

여행한번 가려면 비장애인도 챙길 짐이 많겠지만, 장애인의 경우 해외 여행할 때 특히 더 신경 써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약을 드시는 분들은 넉넉하게 챙겨 가셔야 합니다.

사람일은 모르기 때문입니다.

먼 나라 갔는데 비행기 결항이 된다거나 할 수 있으니까요.

주치의로부터 처방전이나 진료 기록을 복사해서 가져가시면 비상 상황이 생겼을 때 그 나라의 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넬라톤을 사용하는 분들은 꼭 기억하시구요.

요즘 스마트폰에 좋은 앱들이 많습니다.

저는 구글 지도 통역서비스 앱을 설치해 유용하게 사용했습니다.

여기서 팁 하나 더 알려드리겠습니다.

2016년 8월 23일부터 시행되었습니다.

항공 예약하기 전에 “교통약자 서비스 부탁드립니다.” 하면 전화를 받은 공항 직원이 앞까지 마중 나와 휠체어를 탄 손님을 안내합니다.

교통약자 배려 프로그램입니다.

이틀 전 미리 전화 한 통화만 하면 도착부터 비행기 탑승까지 교통 약자도 편리하게 공항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또는 항공사마다 휠체어서비스를 예약하면서 동시에 신청하셔도 됩니다.

각 항공사마다 규정이 다르기 때문에 미리 체크하시면 좋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일본 여행 시작해 볼까요?

일찍 가서 많은 것을 보기 위해 이른 비행기를 잡았습니다.

아침 7시 50분 비행 늦어도 5시 30분 전에 도착해야했습니다.

너무 이른 시간이라서 지하철로 갈 수 없어 새벽 3시쯤 일어나 장애인콜택시 불러놓고 준비를 했습니다.

4시 30분쯤 연결이되 도착하니 5시 30분정도.

교통비는 2만원 정도, 톨게이트 비용도 지불해야 하는 만큼 현금 준비하셔야 합니다.

6시에 로밍을 했습니다. 팁 해외여행이 하루에 1만원짜리 무제한 데이터 이용하거나 여러 명 갈 경우 포켓용 와이 파이, 또는 유심 칩을 구입하면 좋습니다.

본인에게 맞는 것을 선택해서 미리 준비하세요. 저는 길을 네비게이션으로 찾아 다녀야 해 무제한 데이터로 신청해 떠났습니다.

비행기 탑승 후 일본 도쿄까지는 약 2시간 30분정도로 그리 멀지는 않은데요.

새벽에 4시쯤 나가서 그런지 가는 동안 잠들어 버렸습니다.

한숨 자고 일어나니깐 도쿄 나리타공항에 도착......

저는 휠체어 서비스를 신청한 터라 기차역까지 안내를 받았습니다.

기차에 탑승하기 위해 수동형 경사로를 설치해주는 역무원. ⓒ하석미

공항에 도착해 저는 바로 신주쿠로 이동을 했습니다.

기차를 타고 이동을 했는데요, 기차에 전동휠체어 좌석이 없어서 수동휠체어 좌석에 앉아 갔는데 전동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이 두 명 만 돼도 좁아서 탑승하기 곤란합니다.

선진국이라서 편의시설이 다 잘되어 있는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본 가옥을 보며 달리는 기차안의 혼자임이 주는 묘한 안도감과 함께 불안함.

그 뒤에 설렘임이 밀려오기도 했습니다.

낮선 환경이 주는 또 다른 ‘도전’이 내게 있어 하나하나의 미션을 수행하고 있는 듯 하여 즐거웠습니다. 신주쿠역에 도착해 주변에 여행하기 좋은 곳이 어디인지부터 찾았습니다.

많은 상점과 백화점 우리나라의 명동과 흡사했습니다.

신주쿠역. ⓒ하석미

우리나라 명동과 흡사한 골목길. ⓒ하석미

도쿄 도청. ⓒ하석미

일본의 고층 건물과 도쿄도청의 장애인화장실. ⓒ하석미

도쿄에 가면 꼭 봐야 할 곳~ 바로 도쿄도청을 첫 번째 여행 코스로 잡았습니다.

도쿄도청은 신주쿠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고 밤낮으로 누구나 무료로 관람을 할 수 있었습니다. 가는 동안 구글지도앱을 이용하고 되지도 않은 언어를 총 동원하며 세계 공통어 바디랭귀지로 여러 사람에게 물어가며 찾아갔는데요.

신주쿠역에서 비교적 가까운 거리인 1키로 정도로 떨어진 곳에 있었습니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지하 1층에 가방 검문대가 있습니다.

그리고 승강기를 이용해서 45층까지 올라가는데 그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귀가 먹먹했어요. 한 층에 1초씩.. 45초 만에 올라간다고 합니다.

전망은 어떤지 궁금하시죠!

우리나라에 63빌딩과 남산타워를 생각하면 됩니다.

도쿄의 풍경을 무료로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곳이에요. 동서남북 큰 건물들에 대한 설명들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들어오는 건물 하나 모드학원 고치타워라고 하는데 보면 그물망처럼 건축된 빌딩이 독특했습니다.

한걸음 떨어져서 멀리서 내려다보며 도쿄 시내를 한 눈에 담아 보았습니다.

전망대에는 카페와 기념품을 판매하는 곳도 있고 장애인 화장실도 아주 잘되어 있었습니다.

처음 혼자 떠난 여행이라 2박 3일로 다녀왔는데 오늘은 이만 마치고 다음 2편에서 다시 여행기 나누겠습니다.

일본 음식. ⓒ하석미

* 여행 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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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석미 칼럼니스트 삶은 여행이다. 우리는 삶이라는 여행 속에 살아가고 있다. 모두가 같은 곳을 여행해도 느끼고 남기는 것은 각자가 다르듯 살아가는데 있어 여행이란 각자의 영혼을 살찌우는 것이라 생각한다. 영혼의 살찌움이 비장애인들에게는 늘 당연했던 것이 우리 장애인들에게는 항상 특별한 행사로만 여겨져 왔으며 여행이라는 단어 또한 사치로만 느껴져 왔다. 그 사치로만 느껴왔던 여행을 하석미의 휠체어로 떠나는 여행이야기를 통해 쉽고 재미있게 떠나보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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