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에서 급속히 발전하는 IT(information technology) 기술의 발달과 터치스크린(touch screen)을 활용한 첨단 스마트(smart)기술은 시각에 의존한 정보 제공방식으로 인하여 노령(老齡)으로 인해 필연적으로 시력약화(弱化)를 경험하게 되는 노인층이나, 선천적 또는 후천적 요인(要因)으로 시각기능에 악화(惡化) 또는 소실(消失)과 마주하게 되는 시각장애인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정보 불균형을 야기하는 문제점이 있다.

시각장애인의 경우, 시각기능의 제한(制限)으로 시각정보 인지 및 위치 확인, 버튼(button)등의 입력수단(入力手段)의 조작에 대한 피드백(feedback)과 결과를 확인하는 데 있어 어려움이 있다.

시각장애인은 청각과 촉각 등 시각 이외의 감각을 통해서 경험하고 환경과의 상호작용으로 정보를 유추하여 생활하는 데 사용한다.

따라서 시각장애인의 가전제품 사용 정보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시각정보 외에 점자, 토킹북(talking book), 녹음테이프, 큰 문자 등과 같은 부가적 기능이 필요하다.

노약자 및 시각장애인은 일상생활 속에서 매일 접하고 또 없어서는 안되는 가전제품 사용 시 필요한 정보에 접근하는 데서 발생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도 그 유래(由來)를 찾아 볼 수 없을 만큼 급속한 노령화 사회 진입(進入)속도를 보이고 있는데, 현재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상태에서 2026년 초(超)고령화 사회로 빠르게 전환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고령사회에서 저하(低下)하는 노인의 지각능력과 신체능력을 보완하기 위한 환경과 제반(諸般) 생활디자인에 대한 요구가 늘고 있다.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동시에, 급속한 산업화 등의 다양한 원인으로 우리나라 장애인구 또한 2014년 281만여 명으로 점차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노인과 장애인 인구가 급속히 증가함에 따라, 이들을 위한 서비스나 제품 개발 등과 같은 복지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고, 더불어 제품에 있어서 인간공학적 디자인 개념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장애인을 위한 보조공학(Assistive Technology : AT)의 연구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특히 시각장애인의 정보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을 위한 음성도서용 DAISY 플레이어(player)나, 컴퓨터 화면을 읽어주는 스크린 리더(screen reader), 저(低)시력자용 독서 확대기, 점자 및 점자정보단말기 등이 상품화되어 오늘날 많은 시각 장애인에게 필수적인 보조공학기기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보조공학의 연구개발은 보행과 정보 접근을 위한 것이 대부분이고, 실생활에 사용되는 제품들에 이러한 기술들이 적용되는 경우가 많지 않은 실정이다.

또한, 2000년 초반부터 정부에서 정보통신 분야 및 건축분야를 중심으로 다양한 노력을 경주(傾注)했음에도 불구하고 장애인이나 노령층의 경우 웹 접근성은 비장애인의 그것보다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며, 시시각각 출시되는 첨단기능을 갖춘 제품군에 대한 정보 습득 역시 쉽지 않은 형편이다.

웹 접근성이 정보격차 발생의 가장 주된 원인이며, 웹 콘텐츠(contents)에 접근하는 것이 어렵거나 원초적(原初的) 불가능하여 제2의 정보격차를 유발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유비쿼터스((ubiquitous)와 IT기술 발달은 사용자가 생활환경을 쉽고 편리하게 사용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기술의 발전은 제품의 다(多)기능화, 고(高)성능화, 그리고 다양화를 가능하게 하였으며, 이른바 제품 컨버전스(convergence: 여러 기술이나 성능이 하나로 융합되거나 합쳐지는 일)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trend)를 바탕으로 오늘날 디지털(digital) 제품의 경우 작동버튼 (button)의 조작, 기기의 탑재된 버튼수보다 기능의 수가 더 많아 최소한의 조작 버튼으로 최대한의 기능을 추구하는 제품군이 늘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제품 인터페이스의 단순화가 모든 사용자에게 편리하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며, 사용자들에게 제품 사용 과정에서 일어나는 실수를 유발하기도 한다.

스테레오타입(stereotype)에서 벗어난 새로운 제품사용 방법들은 트렌드에 대한 정보를 빠르게 습득하지 못하는 노인, 장애인, 그리고 우리글과 말, 그리고 문화에 일시적 또는 항구적(恒久的)으로 익숙하지 못한 다문화인에 이르기까지 정보 불균형 현상을 두드러지게 해 이들 사용자들에게 더 큰 어려움으로 적용된다.

이 같은 현상은 디자인(design)은 물론 사회전반에 확대되고 있는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의 확산(擴散) 분위기에 반(反)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노령층과 장애인이 독립적 일상생활을 수행하는데 가전제품은 사용요구가 높으며, 생활편의(生活便宜)와 안전에 문제를 발생시킬 수도 있어 사용정보에 대한 접근성 설계는 필수적이다.

가전제품 사용정보에 대한 접근성 설계 보장을 위해 미국에서는 1990년에 제정 공포된 ‘미국 장애인법(Americans with Disabilities Act)’에 따라 시각장애인의 정보접근을 가능하게 하는 내용이 명시되는 등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EU를 중심으로 영국, 독일 등 유럽 여러 나라에서도 장애인의 접근성 개선을 위한 관련 법령(法令)들이 제정되어 있으며, 일본의 경우 공공(公共) 인프라(infra) 시설부터 정보통신 분야까지 표준 제정에 힘쓰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7년에 제정된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보장에 관한 법률’에서 장애인의 접근성에 대한 권리에 대해 정의하였으며, 2008년에 시행된 ‘장애인 차별 금지법’을 기반으로 산업통상부 국가기술표준원에서는 ‘가전제품 여닫음 장치의 접근성에 관한 기준’을 제안하고 있다.

‘접근성(Accessibility)’은 시설, 교통, 제품, 서비스, 권리, 정보통신망 등의 환경을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정도를 뜻하며, 더 나아가 미래의 사용 가능성까지 염두해 고려하는 내용까지 포함하는 광의(廣義)의 개념으로, 주로 장애인이나 고령자 등의 사회적 취약(脆弱)계층들이 일반인과 똑같이 제품 및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는 가능성으로 인식된다.

가전제품 접근성과 관련하여 국가정보화기본법에서는 제32조(장애인 고령자 등의 정보 접근 및 이용 보장)에서 “정보통신 관련 제조업자는 정보 통신기기 및 소프트웨어를 설계, 제작, 가공할 때 장애인 고령자 등이 쉽게 접근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제정하였다.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21조의 2(전자제품 및 의료기기 이용에서의 정당한 편의제공의무)에서는 “가정에서 사용하는 냉장고, 세탁기, TV 등의 전자제품과 혈압계, 혈당측정기, 체중계 등의 의료기기를 생산하는 사업자는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기기에 접근·이용할 수 있도록 음성을 비롯하여 점자, 또는 큰 문자 등 필요한 수단을 제공하여야 한다.” 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가전제품의 원활한 접근성은 사용자의 신체적 제약이나 성별, 나이, 지적 수준 등과 같은 제한사항을 고려하여 가능한 많은 사용자가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제품 및 서비스를 설계하여 제공 한다.

현재 가전제품 접근성 제고를 위한 특별법 제정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2012년 가전 접근성포럼 발족과 함께 가전제품의 접근성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으며, 가전제품 접근성 제고를 위한 특별법 제정에 대한 논의가 최근까지도 이루어지는 등의 변화가 지속되고 있다.

앞서 다양한 국가에서 많은 노력이 있었으나 가전제품에 대한 접근성을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는 국가는 현재까지 없다. 국내에서도 가전제품은 개인의 사적인 사용에 관한 영역으로 인식되어 관련 제도적 장치가 존재하지 않으며, 학계의 연구 역시 미진한 상태이다.

장애의 유무를 떠나 일상생활에서 매일 접하고 사용하는 가전제품의 기본적이고 편리한 이용을 위해서는 장애인, 노령자등의 '가전제품 이용의 상대적 약자'를 고려한 제품의 기획, 설계, 사용방법을 포함한 가전제품 활용 전반의 인식전환과 적용이 시급히 요청된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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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Kg의 미숙아로 태어나면서 출생 시 의료사고로 심한 뇌병변장애를 운명처럼 가지게 되었다. 부산장애인자립생활대학 1기로 공부했으며, 대구대 재활과학대학원에 출강한 바도 있다. 지금은 한국장애인소비자연합의 이사로 재직 중이다. 모바일‧가전을 포함한 장애인 접근성, 보조공학 등 관련 기술을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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