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쇼핑몰의 웹 표준 및 접근성 준수현황. ⓒ서인환

장애인을 위한 웹접근성을 준수하지 않으면 장애인차별금지법에서 금하고 있는 장애인 차별을 한 것으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할 수도 있고, 사법부에 손해배상 청구도 할 수 있다.

웹접근성을 보장하였는지를 판가름하는 것은 웹접근성 인증을 받아 점수가 어느 정도인가로 판단할 수 있다.

그런데 웹사이트에서 물건을 구입하거나 민원서류를 신청하는 경우 본인인증이나 결재시스템이 필요한데, 이러한 시스템에서 장애인 접근성이 보장되지 않으면 아무리 메뉴나 콘텐츠의 접근이 잘 된다 하더라도 장애인은 사용할 수가 없다.

그러므로 이러한 본인인증이나 결재시스템에서의 접근성 보장은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시스템에서 접근성이 보장된다면 개별 사이트에서 조금만 수정하여도 접근성은 획기적으로 개선되지만, 이 시스템이 접근성을 보장하고 있지 않으면 개별 사이트에서 아무리 노력하여도 소용이 없을 것이다. 따라서 공통된 모듈에서 접근성을 보장하도록 정부는 적극 노력하여야 한다.

결재시스템에서 접근성이 보장되면 은행이나 쇼핑몰에서 장애인도 자유를 누리고 평등을 체감할 것이다.

특히 공공기관에서의 본인인증 시스템이 문제가 되어 다른 부분은 접근성을 개선하였지만 그 효과를 보지 못하는 곳이 많다.

정부에서는 웹접근성 인증기관을 지정하여 인증심사를 하고 있다. 그런데 강제성이 약하고 독려하는 추진력이 부족하자 기업들에서는 웹접근성을 보장하지 않아도 아무런 제재가 없다고 판단하여 인증심사를 무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정부에서 지정한 웹접근성 인증기관의 심사 실적을 보면, 매월 평소 70~80건의 신규심사를 하던 것이 점차 감소하여 최근 몇 달 동안은 월 평균 30건 내외의 신규심사만 신청되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이에 유명무실한 장애인의 권리를 회복하기 위하여 장애인단체들과 참여연대 변호사회 등은 웹사이트의 접근성을 보장하지 않은 것에 대하여 적극적인 법적 조치를 취할 계획을 세우고 소송을 준비 중이다.

일전에 대한항공 웹사이트에서의 접근성 준수가 미비하여 참여연대에서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하였고, 그 결과 대한항공은 웹접근성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과 동시에 현재 웹접근성 인증심사를 추진 중에 있다. 7월 중으로 웹접근성 인증마크를 획득할 것으로 보인다.

에이매스컨설팅그룹이 리조트의 웹접근성과 국내 쇼핑몰의 웹 표준 및 접근성 준수현황을 조사하였는데, 리조트들의 웹접근성은 거의 되지 않고 있으며, 쇼핑물 웹접근성 또한 매우 저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2013년부터 모든 법인의 웹 접근성 준수가 의무화됨에 따라 쇼핑몰 사이트의 웹 표준 및 접근성 개선이 이루어졌으며, 이전보다 장애인 및 모든 사용자를 위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10년 진행한 Accessibility Korea ‘장애인 웹 사용 실태 설문 조사'에서는 쇼핑몰의 경우 전자정부사이트와 검색포털 다음으로 가장 많이 장애인 접근성 개선이 필요하다는 조사결과가 내놓았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현재 랭키닷컴 상위의 종합쇼핑몰 및 오픈마켓을 K-WAH로 진단한 결과, 신세계몰의 경우 평균 99%의 준수율을 보이고 있으며, CJ몰, 롯데닷컴, 11번가, GS샵의 경우는 평균 85%~70% 준수율을 나타내고 있다.

쇼핑몰의 장애인 접근성 준수율은 아래로 갈수록 점차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여지며, 이번 K-WAH 진단결과에서 G마켓의 장애인 접근성은 41%의 준수율로 가장 저조하게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인터넷 소외계층의 경우 2013년 기준 장애인구 250만명, 노령인구 650만 정도가 있으며, 장애인구의 25%가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다. 모바일의 경우 66.7%가량이 IT기기를 통한 인터넷을 활용하고 있다.

그러므로 쇼핑몰의 웹 표준 및 장애인 접근성을 준수할 경우 약 900만명의 잠재고객을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폐쇄형 복지몰을 운영하는 이지웰, e제너두, 베네피아, 네티웰 등의 경우도 웹 표준 및 장애인 접근성 준수율이 심각하게 떨어져 장애인 사용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웹 접근성을 알아보기 위한 도구인 K-WAH 프로그램은 간편하게 알아보고, 어느 정도의 접근이 가능한지 테스트를 하는 것이기는 하다.

하지만 대체텍스트가 있는지의 유무만 판단할 뿐 대체 텍스트에 대한 설명의 질은 판단하지 않으므로 실제 장애인이 이용할 경우 접근성은 더 떨어질 것이라 생각된다.

그러므로 웹 접근성 인증마크를 획득하지 않은 K-WAH 진단 점수만으로는 접근성을 보장했다고 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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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환 칼럼니스트
현재 사단법인 장애인인권센터 회장,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고용안정지원본부장을 맡고 있다. 칼럼을 통해서는 아·태 장애인, 장애인운동 현장의 소식을 전하고 특히, 정부 복지정책 등 장애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슈에 대해 가감 없는 평가와 생각을 내비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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