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있거나 걸을 때 몸을 지탱해 주는, 다리의 맨 아래 부분의 신체기관이 발이다. 발의 주된 역할은 서 있거나 걸을 때 몸을 지탱해주고, 이동 시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하는 것이다.

하지만 감각기능과 운동기능이 마비된 척수장애인의 발인 경우, 위의 설명처럼 충분한 기능을 하지는 못한다. 더군다나 발의 관리가 잘 되지 않아 곤란함을 겪는 경우가 많이 있다.

최근 필자는 일주일간 병원에 입원을 했었다. 입원 전날 고열로 밤새 잠을 설쳤는데 통상적으로 열이 있다는 것은 몸속에 나쁜 균이 있다는 신호이다. 소변에 균이 있나? 감기인가? 욕창? 나름의 자가진단을 해도 알 수가 없었다.

습관적으로 몸을 관찰을 하니 오른쪽 발등과 발목에 평소와는 다르게 발진과 함께 벌겋게 부어올랐다. 감각이 없으니 무척 아팠을 텐데도 몰랐던 것이다. 통증을 못 느껴 좋기는(?) 하지만 통증을 느낄 수 없다는 것은 예후측정에 용이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 세상에 필요하지 않은 것은 없다. 아픔마져도....

느낌이 안 좋아서 출근길에 병원에서 진찰을 받으니 ‘봉와직염’이라는 질환이란다. 피검사 결과 혈액 속의 균수치가 너무 높아 전격 입원을 하여 바로 항생제주사치료를 위해 일주일간의 입원을 하게 되었다.

봉와직염으로 고생한 필자의 오른발. 우에서 좌로 조금씩 호전되는 모습. ⓒ이찬우

봉와직염? 이 생소한 질환은 피부의 작은 상처를 통해 들어온 세균이 피부 겉껍질(표피) 아래 진피와 연조직에까지 염증을 일으키는 질병을 말하고 침범한 부위에 홍반, 열감, 부종, 통증이 있다.

상처 난 부위를 제대로 소독하지 않고 치료하지 않아서 그곳에 병균이 침투하여 2차적으로 감염된 경우가 많다고 한다. 또한 과중한 업무량 등으로 과로와 스트레스로 인해서, 우리 몸이 면역력이 약해질 때, 세균이 침투한다고 하니 일과 휴식의 조화를 잘 이루어야겠다.

모기에 물린 곳을 침으로 바르거나 심하게 긁어서 피가 나거나 했을 경우에도 2차 감염으로 발생이 된다고 한다. 무좀으로 인한 상처를 통해서도 이 질환을 앓는 경우가 있다고 하니 발의 청결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단순한 상처로 여기고 초기에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피부괴사·패혈증·골수염 등의 합병증을 부르고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 무시무시한 질병이므로 중요한건 초기증상이 있을 때 바로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한다. 금방 낫는 병이기도 하지만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척수장애인의 경우 방치를 하지 않도록 조심해야겠다. 특히 당뇨가 있는 분들은 각별한 관찰이 필요하다.

또한 그간 발과 관련되어 필자가 겪은 질환들을 같이 소개하고자 한다. 많은 척수장애인들이 같은 경험이 있었을 것이다.

‘내향성 발톱’은 발가락 살 속으로 발톱이 파고들어가는 질환으로 극심한 통증과 염증을 유발하는데, 엄지발톱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한다. 척수장애인들이 겪는 가장 흔한 질환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심한 경우 우선 파고든 손발톱 판의 옆면을 제거하고 위를 덮고 있는 가장자리 손발톱 주름을 제거하는 수술이 필요하기도 하다.

내향성 발톱(내성발톱이라고도 한다)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꽉 끼는 신발은 피하고, 발톱을 깎을 때 손톱 깎기를 발톱 양측으로 깊숙한 곳까지 밀어 넣어 일률적으로 짧고 둥글게 깎는 습관은 피하는 것이 좋으며 일자로 깎는 것이 좋다고 한다. 척수장애인들은 매일매일 눈으로 확인하고 관리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흔하게 무좀과 발톱무좀으로 고생하는 척수장애인들도 많이 있다고 들었다. 가려움이나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고 방치를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의사의 처방을 받아 빠른 시일 안에 치료하기를 권유한다.

척수장애인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욕창도 발 부분에 많이 생긴다. 특히 발뒤꿈치와 복숭아 뼈 있는 부분은 단골 위치이기도 하다. 필자도 양쪽 복숭아 뼈에 욕창이 생겨 4년 동안 치료를 하고 요즘에서야 조금 호전이 되었지만,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또 재발할 수가 있기에 조심조심하고 있다.

누워 있거나 취침을 할 때, 다리에 힘이 없어 벌어지므로 복숭아 뼈가 바닥에 오래 눌려있으면 위험함으로 자세를 자주 바꾸거나 부드러운 것으로 그 부분을 괴어서 직접 압박이 가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히 상처가 생지지 않도록 몸을 이동할 때 주의하여야 한다. 겨울에는 날씨가 추워도 전기장판 등으로 온열을 가하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 또한 동상에 걸리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왼쪽 위로부터 시계방향으로 내향성 발톱, 발톱무좀, 욕창, 무좀의 사진. ⓒ이찬우

그리고 적당한 관절운동을 통하여 발목이 굳지 않도록 해야 한다. 오랫동안 앉아 있어야 하는 특성상 발이 많이 붓기도 한다. 시간이 있을 때마다 다리를 올려놓아 붓지 않도록 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

최근 들어서는 휠체어에서 떨어져서 발가락이나 발목, 정강이뼈가 이 골절이 되었다는 소식을 듣기도 한다. 이동시 작은 턱 때문에 휠체어가 걸려서 몸이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넘어져서 뼈가 부러지는 경우이다. 바로 조치하는 경우도 있지만, 통증을 못 느껴서 나중에 골절사실을 알고 더 고생하는 경우도 있다. 골다공증으로 뼈가 약해지지 않도록 꾸준한 기립훈련도 필요하다고 한다.

감각도 없고 운동신경도 없는 안타까운 발이지만 그렇다고 방치할 수도 없는 나의 일부이다. 매일매일 관리를 하고 애정을 갖는 만큼 우리의 건강은 더 좋아질 것이다. 관찰하고 연구하자. 사랑스러운 나의 발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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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척수장애인협회 정책위원장이며, 35년 전에 회사에서 작업 도중 중량물에 깔려서 하지마비의 척수장애인 됐으나, 산재 등 그 어떤 연금 혜택이 없이 그야말로 맨땅의 헤딩(MH)이지만 당당히 ‘세금내는 장애인’으로 살고 있다. 대한민국 척수장애인과 주변인들의 다양한 모습을 솔직하게 보여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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