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기기의 발달은 장애인의 삶에 매우 유익한 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직업생활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을 하는데도 장애인들은 여러 종류의 보조기기를 이용하면서 삶의질을 향상시키고 있다.

중증장애인의 경우에는 공학적 보조기기나 의료보장구 등을 이용하여 자립적인 생활과 사회참여를 하는데 많은 도움을 얻고 있다.

당연히 기기나 기계가 사람의 손길을 100% 대신할 수는 없겠지만 한편으로는 사람이 장시간 할 수 없는 활동을 보조기기를 이용하면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보조기기의 장점 때문에 최근에는 혼자 거주하는 최중증 장애인이나 노인들의 안전한 생활을 위해서 여러 형태의 의료보조기기 등이 이용되기도 한다.

그래서 몇몇 선진 국가에서는 사람을 이용하는 활동지원서비스 시간을 늘리기 이전에 장애인의 특성에 맞는 공학·의료보조기기 등을 이용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면 그러한 기기를 우선적으로 설치·제공하기도 한다.

미국의 경우를 살펴보면 중증 장애인이 활동지원서비스를 요청할 때는 장애인에게 어떠한 보조기기나 의료보장구가 적합한지 우선적으로 평가한다.

그래서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의 경우에는 전동휠체어, 차량개조, 주택개조 서비스를 비롯하여 자동리프트 등과 같은 기기를 제공하여 지체장애인이 일상생활이나 사회활동을 하는데 지원을 하고 있다.

시각장애인의 경우에도 컴퓨터화면 독서프로그램이나 확대경 등을 제공하여 최대한 스스로 활동을 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활동보조인이 문서를 낭독하는 것보다는 도서를 스캔하여 컴퓨터로 듣는 것이 어느 면에서는 훨씬 경제적이고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비슷한 맥락에서 보면 건축물의 접근성이나 인터넷 사이트 혹은 모바일 접근성을 향상시켜 정보 접근성을 높이는 정책 등도 장애인의 자립을 높이는 한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보조기기를 제공했음에도 불구하고 특정 활동을 하는데 어려운 경우라면 활동보조인을 배치하여 추가적으로 지원하기도 한다.

미국에서는 장애인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이러한 전통적인 보조기기 뿐만 아니라 최중증 장애인 혹은 노인을 대상으로 긴급호출기기나 의료호출기기 등을 제공하기도 한다.

특히 장애가 중하며 혼자서 거주하는 중증 장애인의 경우에는 긴급한 의료적 상황에 전문가를 호출하는 시스템을 가정 내에 설치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것이 개별응급시스템(Personal Emergency Response Systems, PERS) 이다.

개별응급호출 시스템이란 의료응급시스템이라고도 불리며 응급상황에서 버튼을 눌러 타인의 도움을 요청하는 시스템이다. 소형 라디오 송신기, 장애인의 전화기에 연결된 콘솔형 케비넷, 응급 호출을 모니터링하는 응급 센터로 구성되어 있다.

장애인은 송신기를 목 주위, 손목, 허리, 주머니 등에 넣고 호출을 할 수 있다. 응급호출기는 장애인의 신체뿐만 아니라 장애인이 거주하는 장소 여러 곳에 설치하기도 하며 낙상 센서, 연기감지기, 일산화탄소감지기, 홍수감지기, 이동감지기 등과 같은 다양한 형태의 기기를 함께 설치하기도 한다.

이러한 기기들은 높은 안전성을 보장하기 위해서 설계되었으며 정전이 되더라도 작동이 되도록 고안되었다. 응급 호출 신호는 장애인이 불의의 사고를 당하지 않도록 장애인의 가족, 친척, 이웃, 응급처치전문기관, 소방서, 경찰서 등으로 자동으로 신속하게 전송된다.

미국에서 이렇게 활동지원서비스와 더불어 여러 형태의 보조기기의 사용성을 파악하여 가능한 보조기기를 우선적으로 제공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보조기기의 제공이 얼핏 보면 비용이 많이 투여되는 것 같으나 장기적으로 보면 활동보조인을 수십 년간 제공하는 것보다는 경제적이고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장애인들은 우선적으로 자신에게 맞는 보조기기를 먼저 사용하며 추가적으로 필요한 경우에 활동지원서비스를 신청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활동지원서비스 인정조사를 하는 경우에 보조기기 사용에 대해서 조사는 하고 있지만 장애 특성을 물어보는 문항 중 보조기기 이용과 관련된 문항은 60점 그리고 사회환경 영역에서 5점 총 65점으로써 전체 470점 중에서 13.8%에 불과하다.

게다가 활동지원 서비스 제공과 관련해 실질적으로 장애인이 필요로 하는 보조기기를 종합적으로 평가하거나 보조기기를 지원하지는 않는다. 다만 장애인이 본인이 알아서 필요한 보조기기를 구하거나 다른 기관을 통해 제공받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최중증 장애인을 위한 응급안전서비스 시범사업을 시행하고는 있으나 아직은 지원이나 설치 정도가 미비하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장애인활동지원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보조·의료기기 등을 적절하게 사용하여 활동지원 서비스를 보다 필요로 하는 장애인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활동지원 시간을 늘리는 것과 더불어 가능한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보조기기와 같은 차선책을 적절하게 적용한다면 보다 효율적으로 제도를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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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원선 칼럼리스트
재활복지전문인력양성센터 센터장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장애인 재활·복지 분야의 제도 및 정책적인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칼럼을 통해서는 미국의 장애인 재활서비스와 관련된 올바른 정보와 소식을 전하고자 한다. 특히 현재 장애계의 주요 이슈인 장애 등급제 폐지, 재활서비스 대상자 판정, 개별서비스 제공 방식과 서비스의 종류, 원스톱 서비스 체계의 구축 등과 관련해 미국에서 얻은 실무경력을 토대로 정책적인 의견을 내비칠 예정이다. 미국 주정부 재활기관에서의 재활상담사로서 실제 업무를 수행함으로써 얻은 지식과 실무 경력을 바탕으로 미국의 선진 장애인 재활서비스 제공 과정과 내용에 대해서 상세하게 기술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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