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인간에게 예술과 여가활동은 정신적·신체적 피로를 풀고 새로운 힘을 가지고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회복시켜주며, 사회생활에서 받게 되는 스트레스나 욕구불만, 갈등, 좌절감, 불안감 등을 해소시켜줌으로써 정서적으로 안정을 찾게 한다.

이러한 욕구 충족의 권리는 비장애인이나 장애인 모두에게 있는 것이며, 예술, 여가 활동을 통해 사회적 역할수행의 기술과 조화로운 인간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능력과 기술을 터득할 수 있다.

더 나아가 높은 삶의 질을 추구하기 위해 우리가 생활 속에서 매일 쉽게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전자책과 화면해설방송 및 영화 등의 시각장애인용 미디어의 개발과 보급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실정이다.

현대사회는 정보통신분야의 발달과 유·무선 인터넷의 보급과 함께 급속도로 발전해왔다. 정보통신분야의 발달은 어느 한 분야에만 영향을 미치지 않고 산업, 문화, 예술 등 삶의 다양한 부분에 질적 향상을 가져다주어 지식정보화 사회를 열어 주었다.

이렇게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정보통신기기의 발달은 다양한 멀티미디어의 탄생을 가져왔다.

특히 최근 스마트폰의 열풍이 불면서 무선 인터넷과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손안에서 모든 것이 가능하게 됐다.

스마트폰 하나로 GPS(Global Positioning System) 장치를 이용해 위치를 파악하거나 일상에서 필요한 정보들에 빠른 속도로 접근하는 것은 물론, 음악, 영화, TV 프로그램도 손쉽게 다운로드하여 재생할 수 있다. 사진촬영이나 동영상 편집 등 간단한 업무도 가능하다.

하지만 비장애인에게 맞추어진 컴퓨터, 스마트폰 터치패드 등의 기술 발달은 비장애인과 시각장애인을 비롯한 상대적 약자계층의 삶의 질 차이를 더 크게 벌여놓고 있다.

장애인들의 스마트폰을 비롯한 정보통신기기의 소유와 이용 환경이 비장애인에 비해 열약하다는 것은 이미 여러 자료를 통해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와 연관되어진 당연한 결과로 장애인의 여가 활동 역시 가정이나 실내에서 이뤄지는 TV 시청 등에만 국한되어 있는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다. 당연히 여가생활 만족도 역시 낮은 수준으로 나타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할 지도 모르겠다.

시각장애인들에게 대표적인 전자책의 발전에 대해 살펴보면, 초기 도스 (DOS) 운영체계 컴퓨터를 활용한 점역프로그램에서 여러 노력의 결과로 현재의 윈도우 운영체계의 점역 프로그램까지 발달하였다.

특히 시각장애인들에게 있어 ‘소리책’을 빼놓고 미디어를 말 할 수 없을 것이다. 소리책의 배포 등 이용은 주로 음성전자 (시각장애인) 도서관을 통해 이뤄져 왔다. 그러나 현재 도서 형태뿐만 아니라 인터넷 매체를 통한 인터넷 소설이나 웹툰 등 시시각각 다양한 형태와 경로의 미디어가 쏟아져 나오는 현실에는 역부족인 것 또한 현실이다.

장애인 영화 즉, 베리어프리 영화의 경우에는 흔히 자막과 해설서비스로 재가공된 영화를 말하는데, 여기서 자막은 청각장애인의 귀가 되고 해설은 시각장애인의 눈 역할을 하는 것이다.

장애인 영화가 제작된 지는 불과 십 여년이 조금 지났지만 아직 시각장애인을 위한 사회적.제도적 문화적 환경은 여전히 열악하다.

장애인 영화는 일반 극장의 상영관에서 상영되며, 다른 관객들과 함께 관람한다. 시각장애인들은 타 관객의 관람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극장에서 제공하는 이어폰을 끼고 화면 해설을 듣는다. 또한 청각장애인들의 영화는 자막을 입힌 스크린에서 영화를 본다. 상영 횟수는 주 3회 정도이며 시간대는 유동적이다.

화면해설용 대본은 관련단체에서 교육받은 구성 작가가 만들게 되며, 집필 작업에서는 시각 장애인들의 특성(선천적, 후천적)과 시력 수치/실명 시기/장애 정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대본이 화변 해설의 가이드라인을 정해준다면 성우의 내레이션은 시각장애인들의 눈 역할을 하게 된다. 자막 해설용 내레이션은 보통의 작업과는 조금 다르다. 해설이라 할지라도 상황에 맞는 적절한 감정을 실어야 관객들이 보다 쉽게 영화를 이해하고 몰입할 수 있다.

비장애인들의 장애인 영화나 소리책에 대한 인식이 많이 부족하다. 또 장애인 영화에 대한 잘못된 편견도 많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장애인도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볼 권리를 가진 한 명의 소중한 관객이라는 점이다.

시각장애인도 편안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영화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모든 시각장애인들이 만족할만한 수준의 관람 환경은 아니다. 여전히 극장 나들이를 하기 위해서는 높은 문턱을 넘어야 한다.

또한 시각장애인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영화를 관람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영화친홍위원회 등 관계기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우선 시각장애인들의 극장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극장 수와 상영관 수를 늘려야 한다. 장기적인 발전을 위한 금전적 지원 대책도 필요하다.

시각장애인에게 영화에 대한 소개와 이해를 돕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던 장애인 영화제의 경우 예산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수많은 영화제들이 몇 억 이상의 엄청난 지원금을 받지만 장애인 영화제는 그에 비해 적은 편이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제작된 화면 해설 영화의 효과적 활용도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화면 해설 영화는 극장 상영이 끝나면 더 이상 쓰이지 않게 되며, 만들어놓은 콘텐츠를 DVD나 비디오파일 형태로 활용 및 보급 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해 보아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소리책, 베리어프리 영화로 대표되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미디어의 활용 방안은 단지 문화 향유의 측면뿐만 아니라 이를 한층 더 활용해 장애인의 평생교육 등에 유용한 이-러닝 콘텐츠로 활용하는 수준으로 업-그레이드 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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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Kg의 미숙아로 태어나면서 출생 시 의료사고로 심한 뇌병변장애를 운명처럼 가지게 되었다. 부산장애인자립생활대학 1기로 공부했으며, 대구대 재활과학대학원에 출강한 바도 있다. 지금은 한국장애인소비자연합의 이사로 재직 중이다. 모바일‧가전을 포함한 장애인 접근성, 보조공학 등 관련 기술을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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