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갈이는 턱 근육이 과도하게 긴장되어 나타나는 증상으로, 국소적 이긴장증(dystonia)의 한 형태로 볼 수 있다. 소아에서 발생빈도가 높고, 나이가 들수록 점점 감소하는 경향이 있으며, 유병율은 소아에서 20-25%, 성인에서 5-8%, 노인에서 3% 정도의 비율로 수면 중에 만성적으로 나타난다.

수면 중 이갈이는 주로 최소한의 뇌신경기능과 신체기능만 남게 되는 비렘수면(NONREM sleep) 단계에서 잘 나타나며,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뇌병변에 의해 턱관절의 과긴장이 나타나는 경우, 수면 중뿐 만 아니라 낮 시간에 이갈이가 나타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두부나 목 부위에 이긴장증이 발생하여 치아와 턱관절에 심한 손상을 입힐 수 있다.

일반적인 이갈이의 치료로는 근육이완운동, 이갈이장치(splint), 보툴리늄 독소(botulinum toxin)인 보톡스(Botox) 주입, 약물치료 등이 있으며, 이중 보톡스의 주입은 환자의 협조 정도와 관계없이 일정한 효능을 얻을 수 있어 뇌병변 환자의 이갈이에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보톡스는 1993년 Koman이 뇌성마비에서 근육의 강직을 줄여주는 치료효과가 있음을 보고한 이래 특히 뇌성마비 소아환자에서 팔, 다리 등 사지기능의 향상과 통증 감소를 위한 비외과적 수술 중재법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사지근육에서의 이완 효과처럼 이갈이 치료를 위해 보톡스를 저작근에 주입할 경우, 저작근 근육의 강직을 약화시켜 턱의 과긴장 상태를 완화시킬 수 있으며, 턱의 폐구에 관여하는 운동신경원에 흥분성 자극을 주는 치아주위의 기계적 수용체도 억제하여 이갈이를 치료하는 효과를 나타낸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보톡스 주사 후 1주 이내에 저작근의 강직이 급격하게 감소하여 과도하게 긴장된 저작근의 이완을 확인할 수 있고, 3주부터는 다시 조금씩 증가하게 되며, 3-6개월이 되면 저작근의 기능이 거의 정상화되는 것으로 나타난다.

보톡스 시술 후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 중 비교적 흔하게 딱딱한 음식을 씹을 때의 저작곤란, 즉 뻐근한 느낌을 경험할 수 있지만 대부분은 주사 후 3-7일 정도에 시작해 1주가량 지속되다가 없어진다.

보톡스를 주입하더라도 저작근의 모든 근섬유가 마비되는 것이 아니므로, 이갈이 치료 중 심각한 저작장애의 가능성은 없다.

뇌병변 환자에서의 보톡스 치료는 안전하고 선택적이며, 가역적이고 다른 치료와도 병용될 수 있는 효과적인 치료법이다. 한 가지 단점은 주사 부위에서의 아픔이라 할 수 있다.

최근 뇌병변장애인에게 보톡스는 치료용으로 쓰이기 때문에 의료보험을 적용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칼럼니스트 이주현(juhyonlee@gmail.com)님은 경기장애인구강진료센터 구강악안면외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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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숙영 칼럼리스트
경기장애인구강진료센터가 있는 단국대학교 죽전치과병원의 교수진이 장애인 구강관리를 위한 예방법을 제시하고, 분야 별로 흔한 치과 질환과 그 치료법에 관하여 서술할 예정이다. 또한 협조가 어려운 중증장애인의 치과진료를 위한 마취에 관련된 사항과 의료비 지원에 관한 내용도 함께 서술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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