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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보험차별 여전, 그러나 대응책 있다

유엔장애인권리협약 완전한 비준, 정부와 국회가 잠 그만 자야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4-06-13 14:17:36
상법732조는 장애차별의 대표적 악법으로 장애인들은 인식하고 있다.

심신상실자 또는 심신박약자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한 보험계약을 무효로 한다는 내용이 장애인의 보험 가입의 법적 핑계가 되어 보험가입을 거부하는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장애인이 보험사고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있어 방어능력이 없으므로 아예 보험가입을 불허하는 것이 예방책이라는 것은 범법 가능성을 가지고 권리를 구속하는 악법이다.

보험사들은 사망을 보험사고로 한 보험이 아닌 다른 보험상품에서도 장애인을 피보험자로 가입하는 것에 대하여 가입을 거부하는 사례도 있다.

그런데, 국가인권위원회는 보험 가입을 거부할 과학적 증거를 대지 않는 한 차별로 판단한다. 그리고 차별을 미리 두려워하지 말고 차별 발생 시 배상이라도 받아내는 것이 보험이라 생각한다.

사고율이 높다는 이유로 금융감독원이나 보험협회 등에서는 굳이 상법을 개정하지 않더라도 장애차별을 없앨 수 있다고 주장하며 상법732조의 완전 폐지를 막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법에서 심신상실자 또는 심신박약자라고 하였을 뿐 장애인이라고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장애인들은 심신상실자나 심심박약자는 이미 사용되지 않는 용어이라고 말하지만 보험사들의 입장은 다르다. 음식을 스스로 씹지 못할 정도의 심각한 섭식장애나 와상장애인, 식물인간, 의사표현이 불가능한 정신적 장애인 정도를 말하는 것으로, 장애인 대다수는 이에 해당하지 않으니 장애차별과는 무관하도록 잘 관리만 하면 된다는 식이다.

그러나 법에서는 심신상실자나 심신박약자, 심신미약자라는 용어가 현재에도 사용되고 있다.

형법 제10조를 보면, 심신상실자는 "심신장애로 인하여 사물을 변별할 능력(지적, 통찰)이 없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자로서 이들의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라고 하여 중증장애인의 또 다른 용어로 사용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법적 용어로서 권리능력, 의사능력, 행위능력, 책임능력 등의 용어가 사용되는데, 인간은 누구나 법적 권리가 있다는 점에서 권리능력을 가지고 있다. 개는 상속인이 될 수 없다는 것은 권리능력이 없다는 것이다.

의사능력은 계약 등에서 내용을 이해하고, 결과에 대하여 이해하고 선택권을 행사라기 위한 표현할 능력이 있는가의 문제이고, 행위능력은 자신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능력, 책임능력은 행위에 대하여 책임을 질 수 있는가의 문제로, 이 능력들에는 장애의 문제가 늘 따라다닌다.

의사능력이나 행위능력이 인정되지 않아 민사나 형사적으로 책임을 지지 않는 것에는 심신상실이라는 단어가 나오고, 심신미약자에는 정신적 장애를 언급하고 있다.

이제 성년후견제가 실시되어 심신미약자의 판단기준이 성년후견인을 두고 있는가가 판단 기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 ‘후견인을 둘 정도로 의사능력이 없으니 보험가입을 거부한다’는 명분을 줄 수 있다.

2월 20일 국회를 통과한 상법732조 개정안에서 의사능력이 있는 자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단서를 추가하여 장애인에게 보험가입의 길을 열었다고 국회는 생색을 내고 있다.

하지만, 심신미약자 중에서 의사능력이 있다는 것을 어떠한 기준으로 판단할 것인가와 누가 증명해야 하는가의 문제를 그대로 남겨두고 말았다.

그리고 유엔장애인권리협약의 비준에서 유보한 장애인의 권리능력을 인정하는 조항 역시 이제는 유보 없이 비준되도록 정부는 국회에 비준요구안을 제출해야 한다.

한 사건의 예를 들어 보자.

2011년 A 씨의 어머니는 지적장애 2급인 18세 딸을 피보험자로 하여 우체국 어깨동무보험을 가입하고자 하였다. 어깨동무보험은 우체국에서 취급하는 보험상품으로 연간 수익의 일부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장애인을 무상 가입시키는 사회공헌 상품이다.

A 씨의 어머니는 A 씨는 주의력 결핍(ADHD)으로 인하여 한 달에 한 번 정신과병원을 내방하고 약을 복용한다고 보험사에 고지하였다.

무배당 어깨동무보험장애인전용 보험상품으로, 재해로 사망, 수술, 골절 시 보험금이 지급되며, 2년마다 건강진단비가 지급되는 상품이다.

우체국보험 심사 기준으로 ‘우체국 보험 언더라이팅 메디컬 매뉴얼’ 제6장에는 정신신경계 질환의 ADHD(주의력결핍증, 과잉행동장애)에 대한 청약 심사와 관련 등의 내용이 들어 있는데, 치료소견서를 반드시 첨부하여 심사하고,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의 소견서를 첨부하도록 되어 있다.

보험청약 심사팀은 보험계리원에게 ‘무슨 약인지 확인하고 정신과 관련이면 인수 불가’라는 내용의 문서를 송부하여 결국 보험가입이 거부된 것이다.

A 씨 어머니는 약관에 고지 의무가 있고, 이를 성실히 고지하지 않을 경우 보험 가입이 무효가 되거나, 가입이 된 후 보험금을 청구할 일이 발생할 경우 거부될 수 있으므로 당연히 고지를 한 것이고, 보험게리원은 심사팀에서 정신과 약을 복용하면 가입이 안 된다고 하니 그대로 전달하였을 것이다.

심사팀에서는 통과가 되기 어려운 경우 철저히 심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탈락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을 심사하는 것부터가 행정비용과 인건비 낭비이니 위험성이 있는 것은 미리 거부를 하는 것이 보험사의 관행이다.

A 씨 어머니는 보험가입이 거부되자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하였고, 국가인권위원회는 ‘보험회사는 정당한 사유 없이 장애를 이유로 보험가입에 있어 차별하여서는 아니되며, 검증된 통계자료 또는 과학적·의학적 자료 등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자료와 장애정도 등을 고려하여 보험인수 여부를 판단하여야 하며, 단지 특정장애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보험가입을 거절하는 것은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행위’라고 판정하였다.

국가인권위원회 판단 기준을 보면, 보험가입을 거부하려면 정당한 사유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고, 그 정당한 사유로는 검증된 통계자료가 있거나 의학적 자료가 있어야 하고, 장애 정도가 고려되어야 하고, 특정장애를 이유로 거부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첫째로, 과학적 통계자료를 제시하려면 장애인의 사고율이 얼마나 더 많은지, 약물을 복용하는 장애인은 사고가 날 가능성이 얼마나 더 높은지 통계자료를 제시하라는 것이다.

대개 보험회사들은 이러한 자료가 없으므로 제시하지 못한다.

둘째, 의학적인 자료가 있어야 한다는 것으로 인하여 가입자에게 과도한 개인적인 의료 자료를 요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 때 의사의 소견서는 얼마나 장애가 심한지와 보험가입에서 의사능력이 있는가가 포인터가 된다.

장애 정도를 고려하라고 하였기에 참고가 되겠으나 그 정도의 장애가 의사능력이 있는지 없는지의 판단기준은 되지 못하여 보험사가 다시 해명을 해야 하므로 결국 의사의 소견서에 의사능력이 없다인지, 있다인지의 표현이 중요하다.

만약 의사소견서에 ‘일상생활에서 타인의 도움이 필요하며, 어느 정도 의사표현이 가능함’이라고 하면 의사표현이 가능하다는 문구에 의해 거부할 수 없다.

만약 의사가 ‘의사표현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음’이라고 하였다면 그 부정적 표현이 보험가입의 거부사유로 이용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셋째, 특정 장애유형을 들어 보험 가입을 거부하는 것은 차별이라고 하였으므로 매뉴얼을 정하여 어떤 장애 몇 급에 해당하는 자는 보험가입을 할 수 없다라고 하였다면 이는 차별이 된다.

그러므로 상법 732조의 실제 법 적용에서 의사능력이 있는지를 일일이 판단하기 어려우므로 법무부나 보험협회 등에서 미리 판단 기준을 정하여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은 별 의미가 없다.

그러한 판단기준을 만드는 자체가 차별이며, 기준마다 과학적 증거나 통계자료로 증명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넷째, 과거의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례를 보면, 거부할 사유를 증명하기 위한 통계자료를 제시하지 못하는 한 차별이라고 하였는데, 이제는 ‘또는’이라는 단어를 넣어 의사의 소견서로도 판단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보험사가 실제적으로 통계자료를 제시하기 어려운 점을 반영한 것으로, 현실을 반영한 것 같기도 하고, 보험사의 주장을 수용한 후퇴한 판단인 것 같기도 하다. ‘또는’이 아니라 ‘그리고’라야 맞다.

장애차별금지법 제15조 제2항은 ‘재화·용역 등의 제공자는 장애인이 해당 재화·용역 등을 이용함으로써 이익을 얻을 기회를 박탈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또, 같은 법 제17조에서는 ‘금융상품 및 서비스의 제공자는 금전대출, 신용카드 발급, 보험가입 등 각종 금융상품과 서비스의 제공에 있어서 정당한 사유 없이 장애인을 제한·배제·분리·거부해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한다.

보험업법제97조 제1항 제10호에서는 정당한 이유 없이 장애인의 보험가입을 거부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이러한 행위를 한 경우, 해당 보험계약의 수입보험료의 100분의 20 이하의 범위에서 과징금을 부과하고,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각 보험사에 배포한 ‘장애인 등에 대한 보험계약 업무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인수 심사 시 장애인 당사자의 장애유형 및 정도, 특성 등을 개별적으로 충분히 고려할 것과 간헐적으로 정신과 질환으로 투약과 치료를 받았다고 해서 이를 심신박약자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우체국은 내부 심사기준을 적용하여 보험 가입을 거부하였다고 하나, 의사소견서(APS) 없이 약물복용 사실만으로 거부한 것이므로 보험계약에 있어 구체적 심사와 판단의 단계를 거쳐 합리적 이유를 가지고 보험가입을 거절한 것이 아니며, 피해자의 장애 정도 및 건강 상태 등 제반 조건에 대해 개별적·구체적으로 검토하였다고 볼 수 없다.

보험심사는 개별적이며 구체적이어야 한다는 것은 장애인과 보험사 모두에게 손을 한 번씩 들어준 인권위의 판단기준이다.

국가인권위원회는 보험차별에 대하여 재심사를 권고했으며, 정신적 고통을 입었을 피해자인 A 씨와 그녀의 어머니에게 각 200만원을 배상하도록 권고했다.

권고란 명령이 아니므로 실효성이 없다거나, 이행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판결문에는 ‘배상의 의무가 있다고 판단’이라고 적음으로써 의무라는 원칙을 명시했다. 권고이기는 하지만 원칙이 되어 지킬 수밖에 없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2013년 11월 우체국은 400만원을 배상하였고, 재심사를 통보하였으나 진정인은 다시 보험가입을 할 의사를 상실하여 거부하였다.

대개 보험가입에서 다툼이나 차별이 있고 나면, 감정이 상하고 상처를 입어 그 보험사와 거래할 마음이 사라지게 되므로 재심사를 하여 가입이 되는 것보다 중도에 가입을 철회하는 경우가 더 많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보듯이, 개인적 손해배상은 장차법에서는 민사소송으로 별도로 진행하고 장애인이 피해를 증명해야 하는 입증책임이 있는 민사에서 매우 불리함을 감안하여 차별판결에서 인권위가 적절히 배상까지 언급하여 재발방지대책에 포함한 것은 매우 적절한 운용이라고 생각된다.

정리해보면, 상법732조에서 의사능력이 있는 자는 보험가입을 무효로 하지 않는다는 단서는 실효성이 없다. 개별적, 의사소견서에 의한 판단으로 현재의 판단방법과 아무런 변화 없이 진행될 것이다.

그리고 의사능력이 있는지를 판단하기 위하여 장애유형이나 등급을 정하거나, 별도의 판단기준을 정하는 것 역시 의미가 없다. 판단은 개별적이며, 법원의 판례에 의한 축적된 사례가 기준이 된다.

보험 차별에 대한 대응책은 후견제도를 활용하지 않는 것과, 의사소견을 잘 받는 것, 국가인권위원회의 강한 의지, 그리고 적극적 대처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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