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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은 선택이 아니라 빚을 갚는 필수 행위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3-11-04 16:12:44
지난달 31일 과총(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 박상대 KIST 교수) 부설 과학기술나눔공동체가 이화여대 이화삼성교육문화관에서 ‘따뜻한 과학기술 토크 콘서트’를 열었다.

토크 콘서트에는 나눔이 삶 자체가 되어 몸소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맨토들이 초청되었으며, 그들의 생각과 실천을 생생하게 들을 수 있었다.

배상민 KAIST 교수는 ‘리더의 필수과목’이 나눔이며, 나눔은 세상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실천방안이며, 오늘의 우리가 있게 한 것에 대한 은혜갚음 즉, 빚을 갚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국제협력단(KOICA) 후원으로 대학생과 시민들 약 400명이 참가한 이 행사는 자신의 생존을 위해 앞만 보고 내달리는 젊은이들에게 과학기술을 통한 진정한 ‘나눔’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고 순수한 봉사 마인드를 고취시키기 위해 마련됐다.

과총은 과학기술을 연구하는 단체들의 총연합체로서 산하에 과학기술나눔공동체를 운영하고 있으며(http://scost.kofst.or.kr/index.jsp), 과학기술인의 사회적 책무를 다하고, 고학기술 자산을 사회에 환원하고 실천하기 위하여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 공동체는 ‘휴머니티를 위한 과학’을 슬로건으로 마음을 여는 따스한 Heart, 인류를 위한 Happiness, 스스로 긍지를 지닌 Honer, 조화롭게 나누는 Harmony라는 4H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과학나눔공동체 박원훈 운영위원장은 "사람들은 무한경쟁 속에서 자신의 인정받음을 위해 노력하고, 안정된 직장을 위한 능력을 가지고자 피나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사회가 원하는 사람은 자신의 출세를 위한 것이 아니라 사회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는가를 기준으로 인재를 찾고 있다."며 "그런 사람이 되어야 진정한 과학인이 되는 것이며, 인류는 자신의 정체성과 인생관을 그렇게 가져야 의미 있는 생을 사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나눔이 과학기술의 성공과 발명 아이디어의 모티브라고 말한 배상민 카이스트 교수는 주제 강연을 통해 자신의 디자인 철학으로 "글로벌 리더의 전공필수, '나눔'"이란 주제로 강연을 하였다.

그는 자신이 이끄는 KAIST ‘ID+IM 디자인 연구소’의 명칭부터 설명했다. "‘ID+IM’은 데카르트가 한 말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에 착안, “I D(3D; Dream, Design, Donate), therefore I'M”이란 뜻”이라고 설명했다.

요즘 장애인들이 ‘동등하다, 고로 존재한다’라고 말하는 것처럼 그의 디자인 철학은 그 동등과 문명의 이기를 나눔으로 실천하고 있다.

배 교수는 디자인의 뜻을 "흔히 디자인이 미적 감각이라고 여기지만, 디자인의 더 큰 의미는 문제점을 찾아내고 혁신적ㆍ창의적으로 해결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하지만 하루 의식주를 포함해 1만원 이상 소비가 가능한 인구는 세계 인구의 10%에 불과하고, 나머지 90%는 생존을 위해 매 순간 사투를 벌이는 게 지구촌의 현실이다. 정작 디자인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이들 90%이지만, 디자이너의 99.9%가 구매력이 있는 10%를 위해 일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끝없이 욕망만을 자극하는 소모적인 디자인을 포기하고, 2005년부터 KAIST에서 좀 더 가치 있는 ‘사람을 사랑하는 디자인(philanthropy)’을 선택하게 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배 교수는 스스로 디자이너이지만 지난 8년간 KAIST 대학원생들과 함께 진행해 오고 있는 ‘나눔’을 모티브로 하는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그 첫 번째 프로젝트가 자선상품 디자인을 개발하는 ‘나눔프로젝트(Nanum Project)’인데, 국내 소외계층에게 기회의 균등을 제공하려는 취지에서 시작했다고 한다.

KAIST가 나눔을 목적으로 제품을 디자인하면, 월드비전이 수혜 대상을 선정하고, 이를 소비자가 구매를 통해 기부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해서 얻어진 수익금이 아닌, 판매액 전액을 240명의 불우 아동들에게 1인당 2천만 원씩 지원하고 있다고 한다.

배 교수는 나눔프로젝트의 첫 작품으로 세계 최초로 개발한 접이식 MP3를 소개했다.

“접으면 정육면체가 되고 펴면 십자가 모양이 되는데, 세로는 나와 신과의 관계, 가로는 나와 이웃 간의 관계를 뜻하며, 이 네 가지 요소가 서로 견고하게 하나로 맞물려 합쳐질 때 우리 사회가 더욱 공고해진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이 작품은 2008년 독일의 iF Design과 Red Dot, 미국의 IDEA(International Design Excellence Awards), 일본의 Good Design 등 세계 4대 디자인상을 석권했다고 한다.

뒷이야기로 이 제품을 개발할 당시 동료 교수들은 교수평가제에서 논문을 몇 편 써도 재임용에서 탈락하는 마당에 무슨 제품개발에 몰두하느냐고 걱정했다고 한다.

그런데 배 교수는 이 제품의 개발 실적을 교수평가에서 인정받아 그 해 평가점수 1위를 차지하였다고 말하였다.

실적이나 성공을 쫒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기술을 사회를 위해 만드는 것이 바른 길이 아니냐고 그는 말했다.

배 교수는 ‘러브팟(LovePot)’의 개발 사례도 소개했다.

전기를 안 쓰고 티슈 볼만을 이용한 자연 가습기인데, 360도로 돌려 하트 모양을 만든 다음, 화분에 꽂는 방식으로 제품을 디자인하였다. 면보다 물기 흡착력이 3배가량 높은 울을 이용하여 표면적을 극대화하기 위해 벌집형태로 만들었는데, 젖은 티셔츠 10장을 말릴 때와 맞먹는 자연증발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이 작품은 지금까지 가장 많이 팔린 인기 자선상품이라고 한다.

손을 갖다 대는 순간, 텀블러 몸통에 내용물의 온도가 색깔로 표시되는 ‘하티(Heartea Interactive Tumbler)’도 개발했으며, 아이폰과 모터를 장착해 음악 비트에 맞춰 불빛이 싱크로나이징 하도록 고안한 키넥틱 샹들리에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배 교수는 KAIST가 제3세계를 위해 진행하고 있는 ‘Seed Project’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그냥 퍼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씨앗처럼 심는다’는 의미에서 ‘Seed Project’라고 명명했는데, 2010년부터 방학 때마다 학생들과 함께 탄자니아와 케냐 사이 국경 인근 마사이 부족 마을에서 주민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제품을 개발하여 봉사하고 있다고 한다.

책상 앞에서 얻은 기술을 적용하지 않고, 주민들의 삶과 문화 속으로 들어가 제품을 디자인하는데, 물, 위생, 주거, 에너지 문제 등을 해결해 주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그는 해외 봉사 때 꼭 지켜야 할 철칙으로 부족원들의 자존심과 그들만의 전통과 문화를 존중해야 하고, 현지에서 구입 가능한 물건만으로 만들 수 있어야 하며, 그냥 주는 것으로 끝날 게 아니라 반드시 매뉴얼을 만들어 기술을 전수하여 주어야 한다고 말하였다.

‘Seed Project’ 제품으로는 세라믹 정수기를 예로 들었다. 현지 재료들을 이용하여 만든 도자기로 정수기를 만들었는데, 5급수를 1급수로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전자석을 감아 넣은 모기약 스프레이처럼 생긴 통을 1분간 흔들어 주면 자동충전되어 초음파가 발생되어 모기를 쫓아 주는 기구 등도 소개했다.

씨앗과 천연 접착제와 펄프, 비료 등을 섞은 페인트를 벽이나 바닥에 칠하면 며칠 후 그 자리에 잔디가 돋아나게 하는 ‘그래스 페인트(grass paint)’라든지, 물과 무게 추를 나란히 위치시킴으로써 물이 고갈되면 꽃이 한 쪽으로 기울고, 물을 채워주면 다시 똑바로 일어서게 만든 ‘오뚝이 화분’ 등 다양한 제품들도 예를 들어 주었다.

나눔 토크에는 홍성욱 한밭대 화학생명공학과 교수, KOICA 월드프렌즈 김광욱 총괄팀장, 연세대 화공생명공학과 정민하양이 패널로 참석해 ‘이웃을 성장시키는 따뜻한 과학기술’이란 주제로 유익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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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서인환 (rtech@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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