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처럼 열정적으로 축구경기에 임하고 있는 창녕선수들. ⓒ김학천

우리는 TV를 통해 뉴스, 영화, 오락, 스포츠 등 다양한 채널을 접하고 있다. 스포츠 채널을 통해 우리는 본인이 좋아하는 경기를 보면서 흥분과 아쉬움을 감추지 못한다.

필자가 아는 다수의 사람들도 평소 스포츠 활동을 즐겨하는 터라 여가시간을 활용해 밖에서는 직장 동료, 동호회 회원 등과 어울려 스포츠를 폭넓게 참여할 뿐 아니라, 집에서는 가족들의 원성을 들어가면서도 스포츠 채널을 고집하며 밤늦게까지 시청하기도 한다.

하지만 장애인에게는 미디어에서 보여지는 스포츠의 다양하고 풍부한 장면을 몸으로 직접 체험하기란 쉽지 않다.

그 이유는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스포츠 시설과 프로그램이 부족할 뿐 아니라 참여할 수 있는 정보에 대한 접근의 제약, 비장애인 스포츠와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부족한 관심과 지원 등을 주요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특히 농촌 지역 장애인의 스포츠 활용 공간 부족은 도시지역과 비교해 볼 땐 더욱 더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과연 농촌 지역 장애인들은 스포츠에 대한 관심과 욕구가 적은 것일까?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필자가 농촌지역 장애인복지분야에 몸담을 초기에는 교육, 치료와 직업재활을 우선시 했지 스포츠에 대한 욕구는 간과했던 적이 있엇다. 그러던 중 동료들과 탁구와 배드민턴 종목으로 스포츠 프로그램을 시도해 보았는데, 그 결과는 참으로 놀라웠다.

첫 번째로 스포츠에 대한 열정에 놀랐다.

장애인 이용자들이 매 시간마다 진지한 모습으로 너무나 열심히 참여를 해주었다. 또한 프로그램 매 시간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는 강당뿐이어서 부득이 프로그램 시간에 강당에서 다른 행사를 하게 되거나, 스포츠 프로그램을 연기하게 되는 일이 생긴다면 프로그램 이용자들의 엄청난 불빛이 발사되는 레이져 눈총을 받아야 했다.

두 번째는 첫 출전의 장애인체육대회에서 받은 많은 메달 수에 또 놀랐다.

도시에서 개최되는 도단위 장애인체육대회에 창녕군에서는 처음으로 참가하게 되었는데, 첫 출전임에도 불구하고 우수한 성적을 거둔 것이다.

단순히 경험 차원에서 한번 출전해 볼까 한 생각이 준비와 진행을 한 담당자는 물론 참가한 선수 모두 흥분의 도가니에 빠지게 한 시간이 되었다.

이를 계기로 복지관 내에서는 자생적인 스포츠 동호회가 결성되었고, 지금까지 왕성한 활동을 하며 각종 대회에서 괄목할 만한 성적을 연이어 거두고 있다.

이렇듯 우리는 농촌 지역 장애인도 스포츠에 대한 열망이 대단하다는 것을 눈으로 직접 보면서 몸으로 느끼고 있다.

하지만 농촌에서는 장애인 스포츠에 대한 현실 상황이 많이 부족하다. 그 중 하나가 다양한 종목의 기회를 접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동계 스포츠 분야는 더욱 더 접하기가 어렵다.

최근 뒤늦게 겨울 스포츠의 매력에 빠진 필자가 스키장에 가끔 가게 되면 "우리 지역 장애인들 중 몇 명이나 스키장에 가봤을까?", "스케이트장에 구경이라도 해 봤을까?"하는 생각에 괜스레 미안한 마음이 든다.

얼마 전 성공리에 마친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을 필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면서 감동도 받았지만, 눈 위에서 펼쳐진 멋진 경기를 보면서 "우리 지역 장애인들이 공감가는 부분이 얼마나 될까?", "나와 같은 감동을 받았을까?"하는 의구심도 든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장애인 동계스포츠 분야의 저변 확대가 앞으로 지속적으로 이루어 질 것이라 전망해 본다.

우리 기관에서는 점차 다양한 스포츠 종목의 프로그램 확대를 위해 이번에는 축구단을 창단하기로 했다.

사회에서는 월드컵, 프로축구, 해외파 등 다양한 이슈와 초점들이 오래 전부터 있어왔지만, 우리는 이제야 시작해 본다.

이를 위해 이용자들에게 축구단 명칭도 공모하고, 선수단 선발을 위해 기량 테스트도 가졌다.

이 또한 폭발적인 반응이었다. 명칭 공모에 너나할 것 없이 많은 응모가 이어졌고, 기량 테스트 시간에는 실제 시합이라도 되는양 쉴 새없이 뛰어다녔다. 벌써부터 유니폼 색깔과 디자인을 제안하는 이용자들도 있다. 미리 시도하지 못했던 점을 필자로 하여금 후회와 반성을 하게 해 주었다.

농촌 지역 장애인도 스포츠를 즐기고, 뛰고 싶어한다. 폼나는 유니폼을 입고 골을 넣으면서 세리머니를 하고 싶고, 배트를 휘둘러 멋진 홈런을 치고 싶고, 눈덮힌 설원에서 추위를 벗삼아 스키를 타고 싶어한다.

이 모든 것이 이들에게 머릿 속에만 그리는 생각이 아닌 실제 현실이 될 수 있도록 정부, 사회 그리고 우리 모두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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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천 칼럼니스트 현재 창녕군장애인종합복지관 사무국장을 맡고 있으며, 직업재활학 전공 박사이다. 한없이 부족한 아빠지만, 뇌병변장애자녀를 둔 부모이기도 하다. 장애와 관련된 다양한 주제와 함께 도시와 다른 농촌지역에서 장애인 재활분야에 몸담고 있으면서 겪게 되는 상황과 느낌, 그리고 장애아동과 그 가족들이 살아가는 현실과 미래에 대해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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