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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스런 언어재활사 국가자격 ‘규정’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2-07-06 14:41:03
몇 년 전 의지보조기 기사의 자격증을 강화하면서 실제로 과거 장애인용 구두를 제작하는 사람 중 자격에 미달하여 그 직을 그만두게 된 사람들이 있었다.

자격제도가 없는 불모지에서 수 십 년간 이 직을 수행하고 장애인을 위해 많은 공헌을 하였지만 학위가 없다는 것이 이유가 되었다. 그러나 처음부터 자격제도가 정비되어 있던 것이 아니고 이미 많은 종사자가 있는 상태에서 새로이 자격기준이 만들어질 경우 장애인을 위한 전문직이라는 점을 감안하여 그러한 희생은 어쩔 수가 없었다.

이미 장애인 구두를 제작하면서 노인이 되어 다시 학위를 받기에는 적절하지 않아 억울하다는 사람이 있어도 법이 그렇게 되었다는 이유로 모든 이를 계속 종사하게 한다면 새로이 제도를 정비한 이유와 목적이 훼손되므로 그 업을 접도록 한 것이다.

많은 경험과 그 동안의 노력이나 기여, 생업이라는 점이 있어도 미래를 위해 개인적 희생을 감수하도록 한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새롭게 시행되는 언어재활사의 국가자격제도의 시행에서는 보건복지부의 입장이 좀 다르다.

그 동안 언어치료사, 장애아동언어발달교육사, 유아언어재활교육사, 언어발달지도사, 특수아동지도사, 언어발달교육사, 특수교육언어발달사 등 여러 민간단체에서 언어치료사 유사 자격증 제도를 시행하고 있었다.

전문대 3년 과정이나 대학, 대학원에서 언어치료사를 양성하기도 하고, 평생교육원, 사설 강좌 등 단기 코스로 1주에서 2주 정도 교육을 통하여 자격증을 부여한 단체도 있다.

장애인복지법에서는 이러한 여러 용어를 언어재활사로 정하고, 현재 민간자격자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경과조치를 마련하였다. 보건복지부장관이 인정하는 단체에서 발행한 민간자격은 3년간 유효하다는 것이다. 법이 이렇게 만들어진 것에는 문제가 있어 보인다.

첫 번째 문제로는, 교육과정을 기준으로 하지 않고 장관이 인정한 단체라고 하였으므로 보건복지부 인가 단체이기만 하면 그 단체에서 어떻게 자격을 주었든지 당분간 그 자격을 법으로 인정했다는 점이다.

민간자격은 어디까지나 민간자격인데, 법으로 그 민간자격을 인정해 버린 꼴이 되었다. 물론 현재 이미 언어재활을 하고 있는 사람에게 그 자격을 불법화시키면 언어재활을 받고 있는 장애인에게 피해가 갈 수도 있기 때문에 당분간은 국가에서 요구하는 자격조건인 학위와 경력 등을 갖출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이러한 경과조치가 필요하다고 어쩔 수 없이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일단 해 두자. 법으로 따지면 다른 부처는 인정되지 않고 보건복지부장관이 인정한 단체이다.

그 절차나 내용이 아니라 단체를 인정하면 그 단체의 행동 모두를 인정하게 되므로 단체로 한 것은 분명 문제다.

장관이 인정한 단체가 보건복지부 인가단체를 의미할 수도 있고, 새로이 보건복지부장관이 다른 부처의 인가단체라도 인정한다고만 하면 인정한 단체가 될 수도 있어 이는 상당히 애매하다. 시행령이나 시행규칙에서 장관이 인정한 단체에 대하여 명확히 인정 기준을 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두 번째 문제점은 새로운 국가자격 시험 응시자격에 관한 것이다. 장애인복지법에서는 언어재활사 2급은 전문대학 이상에서 관련 학과 학점을 120시간 이상 이수한 자에게 응시자격을 부여하고 있으며, 1급은 2급 자격 취득 후 3년의 임상경력을 쌓은 후 1급 응시자격을 부여하도록 하고 있다. 단, 2급 자격을 받고 대학원 석사학위 취득 후에는 1년의 임상경력을 인정받은 후 1급 응시자격을 부여하도록 되어 있다.

3년 간 자격 유보 조항은 있으나 국가자격을 조건이 미달되어도 한시적으로 응시자격을 준다는 경과조치는 없다. 그럼에도 보건복지부 내부에서는 유사 민간 자격자 모두에게 국가고시 응시자격을 경과조치로 인정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이는 분명 법을 위반하는 것이다.

장애인복지법 시행령에서 학과설치나 이수과목을 정해 놓고 한시적으로 그 이수과목과 무관하게 응시자격을 준다면 보건복지부가 대학의 전문성을 무시하고 한시적으로 독학사라도 배출하겠다는 것인가? 그렇다면 현재의 기회가 열린 것은 아직 나이가 차지 않아도 해당되지 않는 등 이 기회를 잡지 못한 사람에게는 기회균등이라는 헌법을 어기겠다는 것이 된다.

민간이 한 행위라 하더라도 일단 자격을 주었으니 시험을 치르게 하고, 실력이 있다면 시험에 붙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시험에서 탈락할 것이므로 시험이 전문성을 거르는 역할을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그렇다면 의사나 교사 역시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훌륭한 사람이 있을 수 있으니 그 역시 대학졸업을 조건으로 하지 말고 시험으로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언어재활사는 특정 학위를 가지고 있는 전문가 집단이 되는 것인데, 초기에 이러한 자격을 갖추지 않아도 자격을 획득하는 문을 열어 준다면 그러한 전문가 집단 스스로의 전문성을 무너뜨리는 것이다.

민간이 사업적으로 남발한 자격을 국가가 떠안으려는 것이 결국은 멀리 보면 장애인에게 재활전문 치료를 해야 하는 집단의 구성인자들의 전문성을 출발선에서부터 훼손해버리는 것이다.

국가고시로 정한 것은 특정 자격을 관리하여 장애인의 재활의 질을 높이려는 것인데,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 진입통로를 한시적으로 열어 주자는 것은 언어재활을 해야 하는 장애인에게 피해를 주게 된다.

벼락공부를 하여 시험에 합격한 사람과 대학이나 대학원에서 정규과정을 받은 사람이 한시적으로라도 동일하게 취급할 수 있다면 의사면허를 새로이 자격기준을 만들면서 그 동안 민간이 스스로 만들어 준 자격이나 몇몇 사람들이 모여 만든 미달된 자격을 인정해 한번은 봐 주는 격이 되고 무자격이든 돌팔이든 모두 기회를 주는 것이 된다. 이는 결국 평등이라는 잘못된 잣대로 인재양성이라는 국가 교육제도를 부정하는 것이다.

보건복지부 스스로가 장애인 재활 전문가를 엄격히 관리하는 것을 출발점부터 포기하려는 것은 유사 자격자들의 주장을 물리치지 못하고 저항 없이 쉽게 처리하려는 것이 아닌가 한다. 그 피해가 모두 장애인에게 오며, 부실한 치료로 인하여 오히려 장애가 악화되든지, 재활 효과가 없든지, 혹은 재활이 느려져서 발달기에 엄청난 사회심리적 어려움을 겪든지 여부에는 관심이 없는 듯하다.

그러므로 보건복지부장관은 복지법의 경과조치에서 언급한 ‘인정한 단체’에 대하여 매우 엄격히 해야 하며, 현재 민간자격에 대하여 정규 과정 미이수자에 대하여는 철저히 배제하여야 한다.

현재 언어재활사 유사자격증은 대학 졸업자는 약 5천 명 정도이고, 기타 민간에서 발급받은 자가 약 2천 명 정도로 추정된다.

며칠 언어치료 교육을 받고 자격증을 국가에서 주었다며 장애인에게 그 사람의 평생을 좌우할 재활을 맡겨야 하는 사태를 국가가 용인한다면 차라리 국가자격 제도를 포기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렇게 불명확하고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사회에서는 기회주의자나, 영업적 사이비가 난무한 것이다. 보이스 피싱이나, 사기꾼이 득실대고 국부가 외국으로 빠져나가도 국가가 ‘개인이 알아서 조심하세요, 국가가 어떻게 할 수 없어요’라고 한다면 누가 국가를 믿고 살겠는가! 법으로 만든 취지를 살려 국가는 확실한 자격자만을 정해야 할 것이다.

노인요양사 자격증 65만 개가 장롱에 있고, 온 신문에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준다는 광고가 난무하면서 그 틈새에 돈벌이하며 그러한 순수한 국민들의 피를 빠는 업자만 배가 부르다는 것을 국가가 이제는 알아볼 때도 되었다.

30만원에서 50만원이면 받을 자격증을 3년에서 6년간의 등록금을 내며 열심히 한 사람에게 무력감을 주고 결국 그 부실로 장애인에게 피해가 오는 제도를 시행하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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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서인환 (rtech@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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