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교육은 상당한 역사를 가지고 많은 연구를 통하여 기술을 축적해 왔다 그러나 그 패러다임과 이론들은 변화를 거듭해 왔으며, 반성과 접근 방법을 달리해 왔다.

점자는 시각장애인의 정상화라는 이론으로 비장애인의 수단에 접근해야 하므로 별도의 문자로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수화 역시 정상화 이론으로 구화로 비장애인 사회에 적응하는 기술만이 강조되어야 한다고 무시된 적이 있었다.

그러다가 수화가 의사 소통에 많은 도움이 되고 점자가 지식 전달의 중요한 매체가 됨을 인식하였고, 다른 감각의 활용과 ‘보완과 대체’라는 특수교육 접근법이 개발돼 적용되어 왔다.

특히 청각장애인의 문화가 무시되거나 가볍게 취급되어서는 안되므로 사고와 인지, 사회적 통합을 위해서는 외국어와 같이 두 가지 문화 접근이라는 방식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교육관을 달리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엄격히 말한다면 분명 특수교육 방법은 대상의 특수성이 아니라 방법의 특수성으로, 그 방법은 아직도 완전한 해답을 찾지 못하고 시험 중인 셈이다.

입시제도가 본고사와 수능이라는 두 가지 무게 중심의 방법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 사이 나의 아이가 이러한 시험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인생이 달린 교육이 아직도 발전 중이어서 궁극적인 해결책이기보다는 시험의 대상으로 위치하는 것은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다.

특히 내 아이가 특수교육 전문가가 아닌 사람에게 교육을 받고 있다는 것은 부모로서는 참기 어려운 고통이다. 특수학교나 특수학급에서 특수교사 부족으로 완전한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음도 화가 나는 일이다.

그러나 정작 특수교육 전공자는 취직을 하지 못하고 정체돼 있다. 애써 교육한 국가인력이나 국가의 재정지원, 교사의 미래에 대한 직업적 결심이 낭비되고 있음은 사회적 낭비이다.

통합교육이 완전히 이루어진다면, 그래서 별도의 그룹이 아닌 비장애인과 함께 수업을 한다면, 특수교사를 별도로 임용할 것이 아니라 일반 교사에게 특수교육의 기본을 익히게 하거나 특수교사가 일반교사와 경쟁을 할 수 있도록 경쟁력을 키울 필요가 있을 것이다.

특수교육법을 개정하면서 치료사 등 관련 서비스 전문가에 대한 불신이 크게 작용했다. 별로 효과도 없으면서 전문대학 졸업 수준의 학력으로 장애아동의 인생을 책임진다는 것에 대하여 믿음이 가지 않았고, 관련 서비스 종사자의 안일한 직업정신도 이러한 결과에 한 몫을 한 것이다.

진정한 통합교육을 위해서는 몇 가지 전제 조건이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개별화된 교육계획과 개인별 수준 평가가 철저히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개인에게 맞는 관련 서비스가 누구나 어디서나 받을 수 있는 시스템으로 준비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은 통합은 아무런 조치도 없이 일반학급에 버려두는 방임교육이 되고 만다.

그런 의미에서 관련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서비스 전달체계를 확립했어야 했다. 시설 위주의 서비스에서 벗어나 지역 사회에서 자립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활동보조 서비스를 바우처로 시행하는 것처럼 아동의 교육 관련 서비스가 바우처로 시행이 돼 필요한만큼 충분히 교육적 욕구를 채울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한다.

시설 중심의 서비스 체계의 결과가 경증 위주의 쉬운 대상부터 찾게 되며, 당장 효과를 볼 수 있는 대상부터 선정을 하게 한다. 교육은 적기가 있음에도 아무런 조치 없이 많은 교육 대상자들을 대기자로 세월을 보내게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최근 장애아동지원법도 제정되었고, 발달장애인지원법도 논의 중에 있다. 이러한 요구와 변화는 바로 서비스의 중복과 누락을 방지하고 언제 이디서나 누구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의 요구인 것이다. 이러한 점을 시행령과 시행규칙은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

장애아동의 교육이나 장애인 평생교육에 있어 활동보조 서비스처럼 바우처 제도를 도입하고 서비스의 판정과 서비스 제공기관의 확충과 서비스 의뢰, 모니터링 등이 체계적으로 마련되어야 한다.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시간만 보내는 안타까움도 문제이지만 서비스의 희귀성으로 인하여 고액의 가족에게 부담이 발생하거나 교육을 책임지기 위하여 가족의 한 사람이 완전히 아동에게 붙어 있어야만 하는 현 상황은 개선되어야 한다.

교육이 잘 이루어지면 자립생활의 질을 높이게 될 것이고, 사회통합도 효과적으로 이루어갈 것이며, 성인기에 능력도 더 잘 발휘하게 될 것이다.

교육기에 정부가 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함으로써 성인기의 추가적 지원은 최소화될 것이고, 장애로 인한 어려움도 최소화될 것이며, 사회적 부담도 최소화될 것이다.

교육은 한 인간의 인생을 결정하는 수술이다. 선악설이니, 선성설이니 하는 것은 교육을 통한 변화 가능성에 대한 논의이다. 교육은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조치이다. 용광로에서 철이 여러 가지 용도의 부품이 되게 하듯, 교육은 장애인의 사회적 역할과 개인적 역량을 결정하게 한다.

그러한 인생의 수술을 맡길 병원이 부족하여 장애를 고착되게 하고, 엉터리 수술로 고통 받게 한다면 사회가 매우 부끄러운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무자격자를 단솔하여야 할 정부가 무자격자에게 수술을 맡기도록 하는 것은 아직도 교육에 있어 통합의 실천의지가 없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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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환 칼럼니스트
현재 사단법인 장애인인권센터 회장,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고용안정지원본부장을 맡고 있다. 칼럼을 통해서는 아·태 장애인, 장애인운동 현장의 소식을 전하고 특히, 정부 복지정책 등 장애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슈에 대해 가감 없는 평가와 생각을 내비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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