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을 고려한 도시건축 환경을 만들어 나가는 데 있어서 장애인들은 어떠한 특권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그러한 환경을 만드는 것은 모든 인간에 적합한 계획이며, 법이나 규정 이전에 인간 삶의 질에 대한 도시건축의 사회의식과 환경 창출에 대한 신념, 그리고 이동 및 활동 제한으로 인한 인간적인 삶의 제한에 대한 건축의 감정이입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애인을 고려한 환경을 만드는 것은 일반적인 일상생활을 고려한 환경을 만들어 나아가는 것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이러한 환경을 만드는 개념에서 장애인에 관한 다양한 주택 디자인 개념이 발전되어 왔다.

접근할 수 있는 주택(Accessible Housing)으로 시작하여 적응할 수 있는 주택(Adaptable Housing), 방문할 수 있는 주택(Visitable Housing), 유니버설 주택(Universal Design), 포괄적 주택(Inclusive Housing) 등으로 다양하게 이어져 온 것이다.

접근할 수 있는 주택은 휠체어를 포함하여 이동장애인이 접근하고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무장애 건축 개념과 비슷한 개념이며, 넓은 유효폭이 확보된 문, 휠체어 유효공간, 접근 경로에 따라 단차 제거, 욕실에 부착된 루프(loop)형태의 손잡이 설치, 싱크대 밑의 무릎 유효공간 확보 등이 포함된다.

적응할 수 있는 주택 디자인은 누구나 일생동안 일시적 또는 영구적으로 신체적 기능 저하 또는 손실을 경험할 수 있으므로, 향후 추가적으로 필요 시 상황에 맞게 주택을 쉽게 개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에서 시작되었다.

특정 장애인에게 적합하게 계획된 주택은 다른 장애인 등에게는 비효율적인 공간이 되며, 장애의 정도에 따라 적합하게 개조할 경우 신축 때보다 더 많은 비용을 소모할 수 있기 때문에 최소한의 비용으로 쉽게 설치할 수 있도록 외관에서 보이지 않는 일부를 신축 시부터 설치하는 개념이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화장실에 핸드레일 등이 부착될 것이라 예상되는 곳에 보강벽제를 부착하고, 장애인 등이 입주하면 필요 시 이를 쉽게 부착할 수 있도록 하는 맥락이다.

방문할 수 있는 주택은 방문성의 개념에 초점을 맞춘 주택이다. 방문성은 거주자가 장애인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신축되는 모든 주택(단일 가족)은 이동장애인이 쉽게 그 곳에서 살고, 그 곳으로 방문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넓은 통로 폭, 출입층의 반 이상은 휠체어 사용자가 이용할 수 있는 욕실 및 화장실 설치, 출입구 중 적어도 하나는 단이 없어야 되는 것 등이 포함된다.

유니버설 주택이란 최소한의 비용으로 더 많은 사람이 이용할 수 있도록 모든 사람을 고려하여 간단한 생활을 유도하는 것이다.

즉, 연령과 상관없이 그들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최대한 살려서 이용성을 증대시키기 위해 건물, 가구, 장치 및 물품 등을 디자인한다는 개념이다.

예를 들면, 출입문이나 통로는 보행 보조장치, 휠체어, 유모차를 끄는 사람들과 같이 이동장치를 이용하는 사람이 통행할 수 있도록 일반적인 폭보다 넓은 유효폭을 확보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포괄적 주택 디자인 개념을 살펴보면,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유니버설 디자인 개념이 확대되는 시점에서 주택이 도시를 구성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근린 간의 연계를 고려하여, 도시 전체적으로 디자인하는 것이 지속가능한 주택으로서 포괄적 주택 디자인의 개념인 것이다.

즉, 장애인 및 노인 등의 방문자를 포함하여 아이를 가진 가정 등의 거주자가 거리에서부터 문 앞까지 접근할 수 있으며,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는 주택을 형성하고, 이를 통해 필요 시에 쉽게 개조할 수 있으며, 커뮤니티와 연계된 디자인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다.

포괄적인 주택은 지속가능한 도시에 근간을 두고 있다.

이는 장애인 등 사회 약자를 고려한 환경 개선이 이들이 생활하는 개개인의 주택환경의 질을 높인다는 차원을 넘어 정주지, 커뮤니티의 접근성, 살기 좋은 도시,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든다는 의미로 확장된다.

이러한 배경 하에 주택의 물리적 환경개선은 도시에 생활하는 모든 사람들의 사회적 참여를 유도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가능한 모든 도시건축 환경은 모든 삶이 그 어떤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스스로 독립적인 한 인간으로서 활동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야만 하는 것이다.

즉, 장애인을 포함한 모든 사람이 단순한 ‘존재’가 아닌 ‘실존’하는 인간으로서 자신의 선택에 의해 자아를 실현할 기본적 환경인 무장애 환경이 주어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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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훈길 칼럼리스트
시작은 사소함이다. 비어있는 도시건축공간에 행복을 채우는 일, 그 사소함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지어진 도시건축과 지어질 도시건축 속의 숨겨진 의미를 알아보는 일이 그 사소함의 시작이다. 개발시대의 도시건축은 우리에게 부를 주었지만, 문화시대의 도시건축은 우리에게 행복을 준다. 생활이 문화가 되고 문화가 생활이 되기를 바란다. 사람의 온기로 삶의 언어를 노래하는 시인이자, 사각 프레임을 통해 세상살이의 오감을 바라보는 사진작가, 도시건축 속의 우리네 살아가는 이야기를 소통하고자하는 건축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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