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애인재단은 장애인차량 LPG 세금 환급금 제도가 생기면서 탄생한 재단이다.

당시 LPG 환급 업무를 맡은 신한카드는 장애인들이 복지카드와 신용카드를 겸용으로 만들어 LPG 환급금을 돌려받는 업무를 맡으면서 많은 장애인 고객을 확보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 카드 사용 매출도 연간 1조 5천 억 원 정도 발생하여 수수료 수입이 생기자 매출액의 0.2%에 해당하는 30억 원 정도를 기부하게 되었고, 정부는 이를 일반회계처럼 직접 사용할 수 없어 한국장애인재단과 삼자 기부 계약을 하여 일단 정부가 기부 받아 재단에 넘겨주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LPG 환급 제도가 폐지되면서 장애인들의 카드 사용 금액은 4분의 1로 줄었고, 신한카드사는 그래도 3년간 기본적으로 15억 원씩을 기부하기로 약속하였다. 이제 그 3년은 다 되었다.

현재 한국장애인재단은 12억 원을 들여 오피스텔 사무실을 구입하였고, 현금 자산으로는 160억 원 정도를 확보하고 있으며, 현재는 연간 15억 원의 수익금이 들어오지만 자산의 이자수익과 합하면 손익은 형평을 이루고 있는 셈이다.

연간 지출은 사무국 운영비 및 직원 인건비 등과 15억 정도의 단체지원사업비 등 약 20억 원 정도의 규모이다.

이제 신한카드가 기부 약속한 3년이 다 되어 내년에는 다시 신한카드와 재계약을 해야 한다. 수익금이 축소되는 마당에 다시 15억 원을 기대하기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한국장애인재단은 스스로 자구책을 강구하여야 한다. 다른 기업 후원을 받는다면 현재 장애인단체의 기업 후원과 경쟁을 해야 하는 관계가 될 수도 있고, 안정된 기업 후원을 이끌어 내기에는 경기가 좋지도 않다.

공동모금회와 같이 모금기관으로 성장하여 기부금의 세제 혜택을 모금회와 동등하게 대접받는 방법으로 국민 모금기관이 되는 방안은 국회에서 공동모금법의 다양화를 위한 법 개정이 되었으나, 기존의 한국장애인재단과 같은 단체를 육성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우파인 단체를 기부단체로 안정시키는 역할로 제한되어 버렸다.

공동모금회 중 장애인 할당분을 정하여 장애인재단으로 가져오는 방안도 있겠으나, 시설 중심의 구식 지원방식 수혜자들의 반발과 모금회의 밥그릇지키기 등을 감안하면 현실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현재 재단에서는 국민 모금으로 사회가 공동으로 책임을 다하는 모습과 기부문화의 확산이라는 의미에서 기업보다는 국민 개인 후원자 개발이 더욱 의미가 있음을 강조하면서 개미후원자 모집을 열심히 하고 있다, 그러나 종교단체도 아니고 직접 복지사업을 수행하는 것도 아니어서 아직 재단의 개별 모금에 호응은 약한 편이다.

한국장애인재단은 당사자주의가 반영된 매우 독특한 재단이다. 시설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탈시설과 자립생활, 장애인 자조단체를 지원하는 재단으로 그 설립취지가 장애인단체들의 의견을 잘 반영하도록 구조화되어 있다.

이러한 구조는 장총과 장총련이 균형을 이루면서 이사회와 운영위원회 활동을 뒷받침해 온 결과이다. 초기에는 양대 장애인 단체가 균형과 혜택에서 서로 이견이 있기도 하였으나 지금은 그 소속을 떠나서 한국장애인재단의 책임을 맡은 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하면서 양대 구조라는 틀은 사실 아무런 의미가 없는 상태가 되었다.

한국장애인개발원은 이사에 정부, 장애인단체, 학계, 언론인 등으로 구성하도록 되어 있고, 고용공단은 장애인단체, 노동계, 정부로 구성되게 되어 있는데, 한국장애인재단은 민간재단으로 독립되어 장애인계만으로 구성되어 있다가 이제 정부의 요청에 의하여 이사에 정부의 참석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이 것이 정부 개입으로 해석될 수도 있으나 공공성을 확보함으로써 공신력을 확보하여 모금이나 기금 관리에는 더욱 장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단순 집행에 대하여 의결권만을 행사할 것인지, 앞으로 기금을 확충하는 것에 정부의 노력이 현실적으로 나타날지 두고 볼 일이다.

현재 있는 기금을 잘 활용하여 기금을 늘릴 방안에 대하여 몇 년간 노력은 있었다. 건물을 매입하여 임대사업을 하는 방안도 연구되었는데, 대규모 투자가 아닌 현재 기금 수준으로는 수익은 6% 수준 이상을 기대하기 어렵고, 부동산의 경기 위험성이 있어 은행 이자수익에 비하여 좋은 방안이 되지 못하였다.

다음으로 기금운영단을 구성하여 전문 투자자를 활용하여 재산을 증식하는 방안이 연구되었는데, 국민연금의 경우 분산투자를 하면서 다양한 자금운영을 통한 자산증식을 도모하지만 이 또한 증식비율이 크지 않으며 투자는 위험성이 있고 인력관리와 안전사고 등 많은 우려점이 있어 적극적 검토는 현재 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

앞으로 한국장애인재단은 많은 변화를 거치면서 발전해 나갈 것이다. 현재 연간 70여 개 단체를 지원하는 장애인단체의 자원으로서 각종 현안사업들에 대한 지원을 통하여 많은 신뢰를 얻고 있다. 이러한 소중한 장애인들의 자산이 발전할 수 있도록 서로 노력해야 할 것이다.

에스캅에서 제3차 아태 장애인 10년을 추진하면서 한국이 앞으로 10년은 주도하게 될 것으로 기대되는데, 한국이 아태지역의 장애인 당사자들의 활동과 장애인 권리보장을 위한 많은 사업들을 지원하는 것에 한국장애인재단이 일정 부분 기여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있다.

아태 장애인 재단을 만들자는 주장도 있다. 아태 기금을 정부가 일정 금액 내어놓을 수 있도록 먼저 종자돈은 민간인 장애인재단이 일정 금액 만들자는 것이다. 이 방식은 현금으로 내어 놓을 수도 있고, 재단이 국제 지원사업을 직접 지원하는 방안도 있을 것이다.

한국장애인재단이 앞으로 다양한 변화 속에 더욱 장애인단체와 장애인 당사자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우리는 사랑해야 할 것이다.

이사장님의 연로하심에 언젠가는 이사장이 교체될 것이고, 이사장을 외부에서 맡으면 기능과 설립 정신이 흔들릴까 걱정이고, 장애인계 내부에서 맡으면 자기 단체만 챙기는 식으로 장애인 내부 갈등으로 변모할까 걱정이다.

현재의 아름다운 모습을 유지하고 재정적으로 더욱 탄탄하게 수입구조를 새로이 개발하는 방안의 무척 중요한 귀로에 놓인 재단에 우리 모두 관심을 가지고 힘을 보태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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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환 칼럼니스트
현재 사단법인 장애인인권센터 회장,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고용안정지원본부장을 맡고 있다. 칼럼을 통해서는 아·태 장애인, 장애인운동 현장의 소식을 전하고 특히, 정부 복지정책 등 장애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슈에 대해 가감 없는 평가와 생각을 내비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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