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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병원은 수도권에만 집중되어 있는 건가요?

치료사를 선택할 수 없는 지방 거주민의 안타까움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2-02-20 09:47:17
뇌병변 장애 1급인 여섯 살 주언이는 병원에서 물리치료를 받지 않는다. 그렇다고 아이를 방치해 두고 있는 것은 아니고, 우여곡절 끝에 병원치료를 포기하고 가정치료로 돌아선 지 이제 일년 반 정도 되었다.

내가 살고 있는, 인구 30만 명 정도의 소도시인 순천에는 소아물리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이 고작 세 곳, 그나마 전문적으로 소아물리치료실을 운영하는 곳은 단 한 곳뿐이다. 세 곳 모두에서 각종 치료를 받아 보았지만, 내 아이와 딱 궁합이 맞는 치료법과 치료사를 결국 찾지 못하였다.

아이에게 재활을 위한 물리치료를 시켜본 엄마들은 모두 공감하겠지만, 결국 아이에게 도움이 되는 치료는 치료법보다는 치료사와의 호흡 그 자체이다.

어린 아이를 달래가며 아이에게 도움이 되는 치료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소아물리치료사의 능력이기도 하고, 그런 치료사를 운 좋게 잘 만나면 오랜 기간 동안 치료를 받으며 조금씩 좋아질 수 있다는 뜻이지만, 만약 그렇지 못하면 이 병원 저 병원 전전해야 하며, 아이에게는 힘든 물리치료를 통해서도 그다지 나아질 기회를 가질 수 없는 그런 불행한 결과를 초래하고 만다. 물론 그러한 과정에서 아이와 엄마는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


아이의 병원치료를 그만두기로 결정한 것은 정말이지 고통스러운 결정이었다.
아이가 5개월 무렵부터 치료해주신 한 교수님도 재활치료는 'medical care'가 아니라 'health care'라며, 적절한 치료법과 치료사가 없다면 어쩔 수 없이 가정치료로 가야 한다고 얘기한 바 있다.

아이를 가장 잘 알고,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할 수 있는 부모가 끊임없이 아이의 몸을 문질러 주고 만져주어야 하며, 보통은 그것이 어려우니까 치료사들의 손을 빌리는데 지금 상황은 그럴 수가 없으니 엄마와 아빠가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 이런 요지였다.

하여, 병원치료를 그만 두고 한동안은 엄마와 아빠가 일정한 시간을 정해 놓고 이른바 가정치료, 즉 집에서 치료를 도맡아 왔다. 그런데 아무래도 가정치료라는 것이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아빠와 엄마의 본래 일도 있고, 동생도 돌봐주어야 하고, 뭐 이러다 보니 아무리 시간을 정해놓았다고 해도 꾸준히 치료가 되기는 어렵다. 아니 매일매일 조금씩 할 수는 있지만 긴 시간을 아이의 치료에 할애하기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다시 아이에게 맞을 만한 치료사분을 수소문 끝에 소개받아 집에서 치료를 받기 시작하였다. (이런 분을 이른바 '홈티'라고 한다. 물리치료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인데 환자를 데리고 병원까지 움직일 수 없는 상황에 처한 분들도 많으므로 이렇게 홈티 분들이 집을 방문하여 치료해주는 경우도 있다.)

홈티 선생님과 물리치료를 시작한지 어느덧 일년 반이 되었다. 처음에는 치료사분의 의욕적인 치료를 감당하지 못한 주언군이 울고 불고 "선생님 집에 가!!" "선생님 이제 오지마!" 라며 별별 떼를 쓰곤 했는데, 이제는 미운정 고운정이 들었는지 웃는 얼굴로 선생님을 맞이하고 있다.

아이의 재활치료에 매달린 지 5년. 처음 치료를 시작했을 때는 '이렇게 몇년 빡세게 하면 금세 좋아지겠지' 하는 조급한 마음이었지만, 지금은 결국 '아! 재활치료는 그냥 아이가 평생토록 함께 하는 것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평생까지는 아니더라도 아이의 성장기 내내 함께 할 재활치료인데, 지방에 거주한다는 이유로 적당한 치료혜택을 받지 못하여 결국 가정치료와 홈티를 선택해야 하는 지금의 현실이 과연 공정한가에 대한 답은 찾지 못하고 있다.

‘바우처’라는 제도를 통해 일부 경제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치료도 있지만 안타깝게 치료의 품질 측면에서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서 지방에 거주하는 부모들이 수도권에 있는 재활병원의 낮병동 제도를 이용하는 경우를 더러 보았다.

아이에게 집중적인 치료효과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긴 호흡으로 보았을 때 과연 아이에게 효과적일까 하는 데에는 여전히 의문점을 갖고 있으며, 또한 돈벌이를 위해 낮병동과 입원병동을 운영하는 재활병원에 아이를 집어 넣어놓고 힘들게 몇 달씩 답답한 병원생활을 해야만 하는 그런 재활치료라면 거부하고 싶다.

수도권의 시설 집중화는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아픈 사람이 사는 곳을 가려 아플 수는 없으니 병원시설이라도 공평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긴 호흡으로 가야 마땅한 아이의 재활치료를 생각하니 새삼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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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이은희 (yip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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