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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법 '2012 국민속으로'의 장애 관련 발언

일회성 행사 아닌 장애인 권리 향상의 계기 되길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2-02-07 13:38:41
영화 '오늘', '도가니', '부러진 화살' 등의 상영으로 사법부의 불신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서울지방법원은 2월 6일 2시 법원 대강당에서 국민과의 대화 프로그램으로 '2012 국민 속으로' 행사를 가졌다.

행사장 입구에서부터 약 500명의 시민들이 몰려와 억울한 사정을 호소하는 분위기 속에서 시작된 행사 내내 '무전유죄, 유전무죄'를 외치며 판결에 대한 불만과 검사와 판사, 변호사의 삼륜이 한 통속이 아니냐는 참석자들의 거친 항의와 비난 속에 국민과의 대화는 진행되었다.

'부러진 화살'이 실제 사건을 소재로 했다지만 분명 허구인 영화이야기인데도 국민들이 그 영화를 보며 사법부를 비난하는 것은 법원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고조된 증거라는 의견에 동의한다.

이에 대해 법원은 여러 모로 해명을 하고 있고, 심지어 국민과의 대화까지 자청하고 나섰다.

하지만 법원의 이러한 해명서가 진정한 자성적 비판없이 해명만 하다가 결국 국민과의 소통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는 뻔한 결론으로 마무리하는 것은 진정한 소통의 자세가 아니라는 비판도 있다.

이번 국민과의 대화에서 거론된 장애인 관련 발언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법원이 법을 잘 지키고 있는지에 대한 질의가 있었다.

전국 법원의 직원이 12,000여 명인데 법정 장애인 고용율 3%를 제대로 지키고 있는가?

편의증진법에 의한 장애인 편의시설은 잘 갖추고 있으며, 장애인 당사자에 의한 편의시설의 점검이 있었는가?

차별금지법상의 정당한 편의제공을 재판 과정에서 잘 제공하고 있는가? 법원은 장애 유형을 고려한 편의제공 매뉴얼을 가지고 있는가? 등 질의가 있었다.

이어 등록 장애인 인구가 5%인데, 참여재판에서 배심원이 장애인에게 5% 할당되어야 한다는 주장과 특히 장애인 당사자가 재판을 받을 경우, 장애인의 감수성을 감안하도록 장애인에 대한 인식교육을 판사들에게 하여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그리고 법원에 찾아오는 국민만 법으로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법원에 찾아오기 힘든 장애인을 위한 장애인의 법적 보호를 위하여 법원이 찾아가는 서비스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국제장애인권리협약이나 장애인복지법, 차별금지법 등 모법에서 장애인의 권리를 선언하고 시행령이나 규칙에서 세부적 이행 방안이 제시된 경우, 하위법은 상위법을 이행하기 위한 수단임에도 모법의 정신을 살리지 않고 하위법의 세부 기준에 의하여 법적 구속력을 유효한 것으로 해석함으로써 마치 하위법이 상위법처럼 해석되는 경향이 있어 장애인의 권리가 법적으로 제대로 다루어지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시각장애인 안마업에 대한 헌법소원의 경우처럼 한 번의 헌법소원이 지속적인 판결효력을 갖지 못하고 매번 사건이 있을 때마다 다시 헌법적 해석을 구하여 혼란을 가져온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에 대한 법원 당국은 장애인에 대한 감수성을 가져야 한다는 것과 정당한 편의제공을 위하여 매뉴얼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를 하였다.

그러나 배심원은 신청자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장애인에게 할당을 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우며, 장애인들이 많이 신청을 하여 배정받는 길밖에 없다고 답했다.

대다수의 국민들, 특히 장애인들은 법원에서 재판할 일이 없이 살아왔다.

전국 판사 2,636명 중 12%가 근무하는 서울지방법원의 경우 연간 20여만 건의 민사와 2만여 건의 형사 소송을 감당하며, 재판관 1인당 민사사건 1천 500건 이상, 형사사건 500건 이상을 맡는 등 업무의 과중으로 어려움이 있으며, 이는 일본에 비해 몇 배의 업무라고 법원측은 어려움을 설명했다.

장애인들 중에는 법에 호소하는 방법을 잘 모르고, 법적 용어가 어렵고, 변호사나 재판 비용이 없어 권리를 포기하고 억울함을 참고 살아온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물론 앞으로는 전자소송제도를 통하여 굳이 법원에 가지 않고도 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한다고 한다. 하지만 그렇다해도 장애인이 재판을 하여 권리를 찾기에는 상당한 제약이 따르기 마련이다.

보통의 경우 장애인이 차별을 당하면 국가인권위원회가 일차적인 판단을 한다. 인권위의 권고 등으로 구제가 되지 않을 경우와 민사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경우에는 사건을 법원으로 가져오게 된다.

그런데 정작 장애인 관련 사건이 법원에 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는 법원에 대한 불신과 절차의 복잡성과 판결의 지연성 등 법원에 대한 신뢰가 낮기 때문일 것이다.

법적 판결은 결과의 공정성만이 아니라 그 결과를 내는 과정의 공정성도 동시에 가져야 한다.

부디 이번 국민과의 대화가 단순한 일회성의 행사가 아닌 국민의 권리를 진정 반영하고, 힘을 가진 자의 청탁이나 인맥, 압력에 굴하거나 영향을 받지 않고 국민의 편에서 진정한 정의를 실현하고 국민을 실제적으로 보호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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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서인환 (rtech@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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