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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인권보호를 위한 '법률구조' 마련돼야

삼각지 휠체어 장애인 추락사고 1심 판결 승소에 부쳐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2-01-21 12:08:50
삼각지에서의 휠체어 장애인의 추락사고에 대한 1심 판결이 일부 승소로 내려졌다. 그 동안 치료를 하면서 철도공사가 부담한 1600만원을 빼고 추가로 배상치료비 800만원 인정하였고, 위자료를 2천만원도 인정했다.

외국의 경우 정신적 피해나 위자료는 상당히 큰 금액으로 인정하지만, 한국에서는 거의 인정하지 않았는데, 이번에 2천만원을 인정한 것도 그나마 다행한 일이다.

그러나 앞으로 필요한 활동보조나 개호에 대해서는 원래 가지고 있던 장애로 인해 필요한 것인지, 이번 사고로 더 필요한 것인지에 대한 근거가 미약해 전혀 인정받지 못했고, 나이가 60세 이상이어서 근로활동을 통한 수입에 대해서도 인정을 받지 못했다.
그래서 소송에서 원고가 제시한 9,800만원 중 4,400만원인 절반 정도만 인정해 일부 승소한 것이다.

그 동안 지하철에서 많은 장애인 안전사고가 있었다. 어떤 경우는 치료비도 받지 못했고, 어떤 경우는 치료비만 배상받았으며, 일부는 현재도 재판이 진행 중이다.

대부분의 안전사고 사건에 대해 배상 책임이 있는 시설주는 조기 치료나 배상에 대해 무성의하거나 법대로 하자는 식으로 입장을 취해 장애인에게 두 번 상처를 주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경우는 더욱 법에 호소해 철저히 대응해야 할 것이다.

그러한 대응의 예를 들자면, 시각장애인이 건물을 임대해 안마시술소를 운영하던 중, 도시재개발로 인하여 사업을 할 수 없게 되자 건물주가 그 동안 밀린 임대료를 핑계 삼아 나가달라고 요청했는데,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가 중재해 교섭하고 집회까지 하면서 결국 건물수리 등에 들어간 비용 14억 원을 배상받도록 지원한 바가 있다.
적극적 대응만이 우리의 권리를 지킬 수 있다는 것을 이 사례를 통해 단적으로 알 수 있는 것이다.

이 번 재판에서 전동휠체어는 과중하여 이용을 금한다는 표지를 만들어 두었다는 점을 인정해 장애인에게도 과실을 20% 인정했다. 이는 마치 교통사고에서 쌍방과실 같은 것으로, 앞으로 안전사고에 대해서도 쌍방의 과실을 소송 과정에서는 분명히 따질 것으로 보인다.

장애인의 불행한 안전사고는 없어야 할 것이지만 사고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장애인들도 항상 방어적 자세를 갖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안전사고의 과실을 장애인에게 전가하는 일은 더욱 없어야 할 것인즉, 이번 소송 역시 철도공사가 과실을 장애인에게 전가했기에 발생한 것이다.

이번 소송은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에서 소송비의 일부를 지원했는데, 이 단체는 앞으로 법률적 지원을 지속적으로 해 나갈 방침이다.

형사소송의 경우, 진술조서 작성 과정에서의 편의 제공과 재판에서의 변호사 지원 등의 법률 지원을 하기 위해 보건복지부와 대한변호사협회와 협약을 체결했으며, 필요한 예산도 준비했다.
그리고 승소한 경우 성공사례비는 원고의 부담으로 하고 있고, 승소 후 자발적인 후원금을 모아 다른 사람의 소송 지원금액으로 기금을 조성해 나간다고 한다.

이번 소송을 지켜보며 못내 씁쓸했던 점도 있다. 철도공사측의 변론을 맡은 변호사가 다름 아닌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제정하고, 장애인 인권운동을 하는 사람이었다는 사실이다.

물론 어떤 경우든 변호사는 수임의 수익 활동을 할 수 있고, 이번 소송이 인권의 문제는 아니라고 볼 수 있으며, 사건 수임의 자유선택권은 변호사의 권한이라는 점에서 이의를 제기하기는 곤란하다.
하지만 장애인 인권운동을 하던 사람이 장애인의 편이 아닌 철도공사의 편에서 변론을 맡았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서운한 마음을 감출 수는 없다.

서울지방법원에서는 그 동안 재판 과정이나 판결에 있어 국민의 눈높이를 잘 맞추지 못했기에 소통을 원활히 하기 위해 '2012 국민과의 소통' 간담회를 오는 2월 6일 갖는다고 한다.

심정적으로는 장애인이 억울한 경우를 알지만, 증거주의에 의해 증거 불충분이나 법의 불완전성으로 인하여 억울한 장애인을 적극적으로 보장해 주지 못한 재판부의 자세가 어느 정도는 개선되지 않을까 기대도 된다.

많은 재판 과정에서 판사나 변호사를 보면 그들이 법의 구멍을 찾아 유리하게 하는 기술자에 불과할 때가 많다는 것을 우리는 체감한다.

장애인이 억울한 문제가 발생하면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하고, 법률지원 프로그램을 잘 활용해 연대하여 대응할 필요가 있다.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다른 어떤 장애인에게도 동일한 사건이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으므로, 장애인 전체의 권리를 위해서라도 이 사회에 호소하고 권리의 침해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 대응들은 판례가 되어 우리 장애인의 권리를 보장하는 좋은 밑거름이 될 것이다. 더불어 장애인계의 법률지원 사업들이 장애인의 법률구조 제도로 안착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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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서인환 (rtech@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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