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자기한 퀸스타운 전경 와카타프 호수와 어우러진 맑은 공기의 도시. ⓒ 박윤구

뉴질랜드 여행의 휘날레를 장식하는 '퀸스타운'은 '여왕의 도시'라는 이름처럼 인간이 건설했다는 도시로서는 믿기지 않는, 그야말로 전 세계 도시의 아름다움은 다 모아 놓은 듯한, 아기자기하면서 오랜 역사가 묻어나는 특이한 도시 풍경으로 여행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전 호에 소개한 '마운틴 쿡'을 떠나 남쪽으로 6시간 정도를 달려오는 길에는 숫자를 셀 수 없는 양떼들의 이동말고는 거의 인간의 자취는 찾아보기 힘든, 끝없는 초원을 달리고 달려야만 퀸스타운 근처에 다다른다.

이 때부터 간간히 이어지는 비명 소리가 관심을 끌기도 하는데, 세계 최초로 번지점프를 고안한 AJ해켓의 이름을 딴 아주 유명한 번지점프장에서 나는 소리다. 흔히 매스컴에서 번지점프하면 방송되는 바로 그 곳, 아주 깊은 협곡을 가로질러 건설한 카와라우 다리에 설치된 원조 번지점프대이다.

워낙 유명한 곳이라서 막상 번지점프를 하는 사람보다는 구경하는 사람이 훨씬 더 많은 곳으로, 생고무 줄을 엮어 만든 로프 하나에 의지해 시퍼런 강물로 뛰어드는 번지점프는 구경만으로도 그 스릴을 짐작하게 한다.

와카티프 호수의 100년 된 증기선. 타이타닉호와 같이 건조된 배지만 아직도 건재하다. ⓒ 박윤구

시간가는 줄 모르고 뛰는 사람이나 구경하는 사람 모두 하나가 되어 구경을 하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30분 거리인 '퀸스타운'으로 향하면 달력에서나 봄직한 아름다운 호수가 펼쳐진다.

마치 영국, 스위스, 프랑스 등 모든 도시의 장점만을 따와 건설한 것 같은 아름다운 작은 도시인 이 곳에 다다르면 마치 내가 예전부터 그 곳에 묻혀 살아온 듯한 친근감에 먼 여행에 지친 마음이 포근한 안도감마저 느끼는 곳이다.

서울의 작은 구보다 더 작은 규모의 아름다운 도시 어디에서나 보이는 와카티프 호수는 필자가 이제껏 본 어느 호수보다 더 아름답고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주는, 보는 것만으로도 삶에 찌든 우리 마음을 정화시켜 줄듯한 호수이다.

이 호수를 운항하는 100년 된 유람선은 타이타닉 호와 같이 건조된 배로도 유명한데, 아직까지 건재하여 많은 관광객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대기가 안정된 날은 이 증기선에서 나오는 하얀 연기가 흐트러지지 않고 오랫 동안 호수 위에 그대로 머물러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그 광경이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운 갖가지 감탄을 자아낸다.

'퀸스타운' 다운타운가는 자동차로 10분 안에 모두 돌아볼 수 있는 작은 도시이다. 하지만 아름다운 도시가 갖춰야 할 모든 것을 다 갖추고 여유롭게 관광객들을 맞이하는 작은 도시 풍경은 아름답기만 하다.

관광객들은 호숫가에 있는 모텔을 숙소로 잡아 레포츠의 천국이라는 '퀸스타운'에서 헬기 투어와 수상비행기 투어, 스카이다이빙, 젯트 스키 등 온갖 종류의 레포츠 중 맘에 드는 레포츠를 즐기기도 한다.

익숙한 듯 느낌이 포근한 '퀸스타운'에서의 정취를 흠뻑 맛보는 것도 일품이지만

이 곳을 찾는 사람들이 꼭 들러야 할 또 다른 곳 중 하나는 '밀포드사운드'라는 너무 아름다운 피오르드 해안 관광 지역이다.

세계 최초의 상업적 번지점프장인 카와라우 번지점프. 번지점프 창시자 AJ해켓의 이름을 딴 장소로 카와라우 다리 위에 위치해 있다. ⓒ 박윤구

태고의 비밀을 간직했을 듯한 밀림 지역과 깊은 협곡, 높은 산의 빙하와 빙하가 녹아 흘러내려 수를 알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폭포를 이루어 사방에서 쏟아져 내린다. 일년 대부분 사납게 몰아치는 풍랑으로 유명한 '피오르드 해안'은 이 한 곳만 관광해도 너무 많은 것을 체험하게 하는 관광의 명소이다.

하지만 너무 험한 코스라 관광객들은 승용차 등을 렌트해서 가는 것보다는 전문 여행사의 '밀포드사운드 투어 패키지'를 예약해서 다녀오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다.

관광버스로 '밀포드사운드'를 향해 가다보면 험준한 산악 지역이 나오는데, 길 옆으로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수만 년 된 듯한 밀림 지역이다.

반지의 제왕 촬영지였던것을 말해주는 듯 나무마다 특이하게 아주 부드러울 것 같은 이끼 식물들이 감싸고 있어 마치 외계에 온 듯한 느낌을 갖게 한다.

자연을 훼손하지 않으려고 자연 그대로의 굴을 파서 도로를 낸 자연터널과 깎아지른 듯한 험한 산에서 빙하가 녹아내려 앞 뒤, 위 아래 가리지 않고 떨어지는 폭포는 그 수를 짐작조차 하기 힘들다.

두 시간여 동안 꼬불꼬불 험한 길을 따라 스릴을 느끼며 가다보면 버스가 '피오르드 해안'을 관광 할 수 있는 유람선 선착장에 다다른다.

드디어 일생에 꼭 한 번은 봐야 한다는 '밀포드 사운드' 해안을 2시간여 동안 광광할 수가 있다. 모든 시설이 휠체어 장애인들도 아무 불편 없이 이용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 것이 여느 관광지와 다른 모습이다.

바다가 거세기로 이름난 남극 가까운 곳의 '타스만 해안' 협곡은 연중 대부분 풍랑이 심해 잠잠할 날이 거의 없다. 날씨 또한 흐린 날이 많아 날씨가 좋고 풍랑이 심하지 않은 날이나 날씨가 흐리고 풍랑이 심한 날 모두 나름대로 특징있게 볼거리가 풍부해서 날씨는 크게 개의치 않아도 된다.

험한 파도를 헤치고 바다로 나가게 되면 앞 뒤 좌 우에서 펼쳐지는 폭포의 향연이 장관이다.

깍아지른듯 수직으로 솟아있는 산꼭대기의 빙하가 녹아내려 떨어지는 수천 개의 폭포들이 바람이 거세게 불면 미처 끝까지 떨어지지 못하고 중간 지점에서 바람에 날려 다시 하늘로 날아올라가는 장관을 볼 수 있다.

여행을 많이 다녀본 나로서도 가히 신의 경지에 이른 듯한 신기한 장관이라는 생각을 했을 정도이다.

'밀포드사운드' 해안은 돌고래와 펭귄, 그리고 물개들이 서식하는 자연보호 구역이다.

그렇잖아도 자연을 너무 아끼는 뉴질랜드, 그 중에서도 특히 자연보호가 철저히 되어 있는 이 곳의 야생 새들이나 돌고래, 물개 등 동물들은 사람을 전혀 무서워하지 않고 잘 따르는 것이 특징이다. 환경이 야생성도 바꾸어 놓을 수 있는 것에 또 한 번 감탄할 따름이다.

'밀포드 사운드'의 '피오르드 해안' 선착장. 사방의 폭포와 돌고래, 펭귄, 물개를 볼 수 있고, 풍랑이 심한 것이 특징이다. ⓒ 박윤구

2011년을 마무리하는 한 해의 끝에서 세계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뜬다는 뉴질랜드 남섬을 소개하면서 2011년 한 해 동안 '박윤구의 더 높게 더 넓게'를 연재해 온 필자는 좀 더 정성을 들여 많은 곳을 소개하지 못한 죄스러움에 사랑으로 읽어주신 독자분들께 죄송하다는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내년에도 가능하다면 장애가 있는 우리 입장에서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여행코스를 기회가 닿는대로 소개할 것을 약속드리며, 에이블뉴스 독자 모든 분들이 더 알차고 희망적인 2012년을 맞이하실 수 있기를 기원하며,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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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구 칼럼리스트
장애인들은 편의시설 미설치 등 사회의 각종 제약으로 인해 여행을 생각하기 힘든 현실이다. 더욱이 해외여행은 ‘그림의 떡’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만약 해외로 나서려고 해도 정보 부재에 시달리기 일쑤다. 장애인들에게 해외여행과 관련된 정보와 경험을 공유하고자 한다. 현재 장애인전문여행사 (주)곰두리여행클럽을 운영하고 있으며, 각종 장애인 관련 단체 활동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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