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처럼 넓은 로토루아 호수로 '연가' 노래의 배경이 된 곳이다. ⓒ박윤구

뉴질랜드 여행 코스 중 빠지지 않는 곳이 바로 뉴질랜드 북섬의 '로토루아' 라는 온천지대이다. '로토루아'의 광활한 호수는 "비바람이 치던 바다 잔잔해져 오면……."이라는 가사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연가'의 배경이 되는 곳이다.

먼지 한 점 없이 맑은 공기의 '로토루아'에 들어서면 화산지대 특유의 유황 냄새가 물씬 풍기는 것이 일반 관광지와는 차별화된, 특별한 곳으로 인식된다.

30분마다 끓는 물이 20m 높이로 분출되는 '간헐천'은 시내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있을만큼 대단한 규모다. 현지 주민의 가정집 앞마당에서도 끓어오르는 수증기는 처음 겪어보는 이방인들에게는 두려움마저 들게 하는 특이한 지역이다

원주민인 마오리 족의 음식을 '항이식'이라고 부르는데, 야채, 고기, 감자, 옥수수 등을 적당한 깊이로 땅을 파서 묻어 놓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꺼내먹는 특별한 조리법을 사용하고 있다.

음식에 유황 냄새가 배어있어 조금은 거부감도 있지만 관광객들에게는 꼭 체험해봐야 하는 필수 코스라고 할 수 있다.

서로 코를 맞대고 부비며 인사하는 마오리족 원주민들은 상대방을 제압하는 방법으로 눈을 최대한 부릅 떠 크게 하고, 혀를 길게 내민다.

이렇게 특이한 행동으로 시작되는 고유의 의식은 원주민 우대 정책을 쓰는 국가의 배려로 마오리 원주민 민속쑈와 함께 제공되는 관광 요소이다

시내 중심에 위치하면서 화산 활동이 가장 활발한 지역인 '와까레와레와' 는 마오리족의 민속촌이다.

30분 간격으로 어마어마한 높이로 온천수를 뿜어 올려 장관을 이루는 '간헐천'과 진흙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지옥탕' 등은 다른 화산지대 관광처럼 힘들이지 않고 쉽게 평지의 화산지대를 체험할 수 있는 장소로 유명하다.

이 곳은 원주민의 수입원으로 민속촌을 지정하고 관리하는 특별한 관광 명소이다.

'연가'의 배경이 되었던 광활한 로토루아 호수는 가히 내륙의 바다라고 할만큼 그 규모가 대단하다.

호수 가장자리에는 검은색의 야생 백조(흑조)가 새끼들을 거느리고 유유히 헤엄치며, 가끔은 사람들에게 다가와 먹이를 달라고 조르는 천국같은 장면이 일상화 돼 있다.

또, 부둣가는 관광선과 관광헬기, 수상비행기 탑승장이 설치돼 있어 갖가지 모습의 요트와 말로만 듣던 수상비행기가 물길을 가르며 이륙하는 장관을 구경할 수 있다.

사철 초록빛 잔디와 온갖 색깔의 꽃으로 장식된 로토루와주 청사는 가히 지상에서는 볼 수 없는 꿈 속 같은 별천지로, 마치 블랙홀에 빨려들어 동화의 나라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곳이다.

주민 7,000여명이 사는 시내 중심을 약간 벗어나면 스카이라인 곤돌라 센터가 있고, 곤돌라로 정상에 오르면 각종 위락시설이 마련되어 있다.

사격, 루지, 광고에서 본 투명공 속에 사람이 들어가 산 아래로 굴러 내려오는 이름 모를 놀이기구 등이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특히 루지는 곤돌라로 정상에 올라 뷔페로 식사를 하고 봅슬레이 같은 바퀴달린 썰매로 초보자들도 정상부터 산 아래까지 혼자 조정해서 내려오는 놀이로 장애인들도 도전해볼만한 놀이기구이다.

필자가 감명받았던 점은 곤돌라 크기가 작아 휠체어 장애인의 경우 휠체어와 같은 곤돌라에 태우지 않는데, 항상 앞쪽 곤돌라에 휠체어를 먼저 실고 다음 곤돌라에 장애인을 태워 정상에 먼저 도착한 휠체어가 다음 곤돌라의 장애인이 도착할 지점에 미리 대기하고 있어 도착즉시 자기 휠체어에 탈 수 있도록 하는 배려였다.

잠깐의 공백이지만 몸이 불편한 장애인이 겪어야할 비장애인과의 차이를 느끼지 않도록 하는 세심한 배려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던 기억이 있다.

지상 최후의 낙원이라는 뉴질랜드에서도 항상 선호도 1위의 '로토루아'를 소개하려면 아무리 많은 지면이라도 모자랄 수밖에 없겠다.

한마디로 쉽게 겪어보지 못하지만 꼭 경험해 보아야 할, 가는 곳 보는 곳이 모두 감탄 그 자체인 곳이 또 뉴질랜드 '로토루아'다.

마지막으로 '레드우드 삼림욕장'에 들러 철저한 자연보호로 이루어진 고목의 숲 속에서 놓치고 싶지 않은 맑은 공기를 조금이라도 더 들이켜 보고 싶어 길게 길게 심호흡을 하며 아쉬움을 남길 때, 나도 모르게 "비바람이 치던 바다……." '연가'를 흥얼거리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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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구 칼럼리스트
장애인들은 편의시설 미설치 등 사회의 각종 제약으로 인해 여행을 생각하기 힘든 현실이다. 더욱이 해외여행은 ‘그림의 떡’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만약 해외로 나서려고 해도 정보 부재에 시달리기 일쑤다. 장애인들에게 해외여행과 관련된 정보와 경험을 공유하고자 한다. 현재 장애인전문여행사 (주)곰두리여행클럽을 운영하고 있으며, 각종 장애인 관련 단체 활동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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