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욱씨가 펴낸 수필집 '잃어버린 내 얼굴' 표지 모습.

새책/안면화상장애인 김광욱씨의 수필집 '잃어버린 내 얼굴'

"백일 사진을 찍어놓지 않았더라면 아마 난 자기 얼굴도 모른 채 평생을 살아가야만 했을 것이다. 세상에 자기 얼굴을 모르고 어떻게 살 수 있을까?"('잃어버린 내 얼굴' 중)

안면화상장애를 안고 30년을 살아온 김광욱(30·한국빈곤문제연구소 비상근간사)씨가 최근 세상에 내놓은 수필집 '잃어버린 내 얼굴'(좋은사람)은 화상장애인의 아픔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생후 7개월이 되던 날, 연탄구덩이에 떨어진 장난감을 주으려다 구덩이에 머리부터 빠지는 바람에 얼굴에 3도 화상을 입고 평생을 고통 속에서 살아온 김광욱씨. 이 책은 김씨가 지난 5월 30일부터 12월초까지 취업정보사이트 인크루트에 연재했던 180여건의 경험담을 모아놓은 것이다.

"26살이던 대학교 졸업반 시절 취업준비에 정신없는 내 동기 녀석들. 누구는 신문사 기자. 누구는 스튜어디스, 누구는 고등학교 선생님, 다들 자기 살길 찾아가는데 난 뭔가? 비참한 생각에 잠이 오질 않았다. 그동안 노동력 상실로 인한 경제적, 정신적 피해는 누구에게 보상받아야 하는가?"('취업실패수기' 중)

김씨는 지난 99년 조선대 영어과를 졸업하고 영어교사, 학원강사 등으로 취업을 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으나 그를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는 외모지상주의에 빠져있는 우리 사회에 "화상환자는 짐승이 아니다. 똑같은 사람"이라고 외친다.

"화상환자들이 수술하는데 있어서 의료보험적용을 받아 수술비 부담을 덜 수 있어야한다. 수술해서 끝나는 게 아니다. 100% 완전 회복은 어렵지만 치료 후 얼굴로 취업이 되고 사회에 복귀해서 일반인과 거리낌없이 원만한 생활을 이뤄나갈 수 있어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 사회가 편견을 갖고 바라보지 않고 우리들에게 끊임없는 관심을 보여줘야 한다."('장애범주확대에 관련한 공청회에 다녀와서' 중)

이 책은 개인의 경험담을 넘어 화상장애인 전반의 이야기를 담아내며 화상장애인에 대해 배려가 없는 이 사회가 얼마나 후진적인가를 비판하고 있다. 특히 김씨는 이 책에서 세상이 외면하는 아픔에 대한 좌절하지 않고 끊임없이 세상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적극적인 삶의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수 백 번의 면접실패를 맛보았고 수 만 번의 자살을 꿈꾸어 보았던 나. 난 인생의 내리막길의 끝을 보았고 막다른 골목에서 완전히 자포자기도 했었다. 인생의 끝을 딛고 난 일어났다. 타락의 끝에서 기사회생한 내가 못할게 뭐가 있고 하지 못할게 뭐가 있겠는가. 난 다시 새로운 사람으로 태어나고 있다."

구입문의:김광욱 e-mail:tesstess73@hanmail.net, 018-305-7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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