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로봇다리 수영선수'로 유명한 김세진(17)군의 이야기를 그의 친구들이 영어로 번역해 출간한다.

대원외고 1학년 진은서(17)·김선정(17)양과 윤동민(17)·이우빈(17)군은 한쪽 손과 두 다리가 없는 세진이가 세계적인 수영선수로 커가는 이야기를 담은 책 '로봇다리 세진이'의 영문번역본 'Robot Leg Sejin'을 오는 10월 출간할 예정이다.

이들은 지난달 초 번역을 시작해 지난주 작업을 마무리했다. 고등학생들이 동갑내기 친구를 위해 두 달 가까이 되는 여름방학 기간을 꼬박 번역작업에 할애한 것이다.

이들이 시간을 쪼개 번역에 나선 것은 장애를 극복한 세진이의 경험을 온세상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는 마음 때문이었다.

진은서양이 '세진이가 해외 경기에 나가 통역이 없어 고생한다'는 얘기를 나머지 3명한테 전하면서 작업은 시작됐다. 진양은 세진이를 소개한 다큐멘터리의 작가였던 자신의 어머니로부터 3년 전 세진이를 소개받아 둘도 없는 친구로 지내왔다.

진양은 30일 "외국인이 세진이에게 관심을 보여도 소개할 방법이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세진이의 이야기를 다룬 영어책을 만들어보자고 하니 친구들 모두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도 아닌 고교생들이 실제로 번역을 하기란 쉽지 않았다.

진양은 "어렵지 않겠다 싶어 시작했는데 막상 해보니 적당한 영어 표현을 찾느라 사전을 뒤적이는 데 시간을 다 보냈다"며 "다행히 개학 전에 마무리했고 외국어 실력을 살려 세진이를 도울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전했다.

이들은 최대한 실감나게 번역하려고 세진이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강연하는 곳마다 따라다녔다.

진양은 "올해 대학생이 된 세진이는 고등학생 친구들이 자신에 관한 책을 번역한다고 하니 처음에는 많이 쑥스러워하다 이제는 책이 언제 나오나 기다리는 눈치"라고 말했다.

이들은 세진이가 사회의 편견에 맞서고 피나는 연습으로 세계적 수영선수로 성장한다는 내용의 책을 번역하면서 새삼 그의 삶에 감동했다고 한다.

"동네 형들이 세진이 '로봇다리'를 부수니까 세진이 어머니가 형들에게 햄버거를 사줘 친구로 만들어준 부분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사람들에게 꿈을 주는 세진이 이야기가 전 세계인들에게 읽힌다는 생각을 하니 가슴이 벅찹니다."

한쪽 손과 두 다리가 없는 선천성 무형성장애가 있는 세진이는 지난 2009년 영국 런던에서 열린 19세 미만 세계장애인수영선수권대회에 출전, 접영 50m·자유형 150m·개인혼영 200m에서 금메달을 따 3관왕에 오르면서 '감동 스토리'의 주인공이 됐다. 올해에는 성균관대에 역대 최연소로 입학해 화제가 됐다.

viv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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