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여름이다. 한 낮 뜨거운 무더위는 신간을 읽으면서 훌훌 털어보는 건 어떨까. 차가운 아메리카노랑 잘 어울리는 장애 관련 신간 3권을 소개한다.

'우리개의 안내견을 찾습니다' 책 표지.ⓒ출판사 스콜라

■안내견에게 안내견을 구해주다?=‘우리 개의 안내견을 찾습니다’ 책은 내성적이고 소심한 소녀와 친밀한 유대 관계를 맺은 개의 우정과 헌신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주로 개의 주인에 대한 헌신을 다룬 책들과는 달리, 이 책에서는 개의 헌신도 물론 있지만 눈이 먼 개를 위해 헌신하고 보살피는 소녀의 정성과 그들의 우정이 주된 이야기이다.

기르던 개 터크가 눈이 멀게 되자 헬렌은 터크에게 안내견을 구해주려고 나선다. 어른들은 황당해하고 시각장애인안내견협회에서도 난감해한다.

소극적이고 내성적이었던 헬렌이 자신의 친구이자 반려견인 터크를 위해 모두의 반대와 안 될 거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생각을 밀고 나가며 터크와 안내견 레이디 데이지가 호흡을 맞출 수 있게 노력하는 장면은 가슴 뭉클한 감동을 안겨준다.

또한 헬렌의 변화하는 모습에서 인간과 동물 사이에서의 신뢰감이 얼마나 단단하게 형성될 수 있는지, 그 신뢰와 사랑이 서로에게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주며 불가능할 것만 같은 일도 가능케 할 수 있는지 보여주며 희열을 안겨 준다.

<저자 시어도어 테일러, 그림 최정인, 출판사 스콜라, 값 9800원>

'엄마의 등 학교' 책 표지.ⓒ출판사 꿈틀

■어머니의 큰 사랑에 대한 고마움=신간 ’엄마의 등 학교‘는 고정욱 작가의 어머니가 소아마비로 다리가 불편한 아들을 업고 매일 국민학교(현 초등학교)에 등교했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씌여진 동화다.

고정욱 작가의 어머니는 아들을 업고 매일 학교를 힘들게 다니면서 구구절절한 잔소리 대신 올바른 삶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 책은 우리 엄마들의 엄마들이 보여주는 무조건적인 모성애를 60-70년대의 국민학교를 배경으로 보여주고자 한다.

세일이는 서울의 국민학교로 전학을 오게 된다. 소아마비를 앓아 다리가 불편한 세일이는 엄마가 매일 등에 업어 등하교를 시켜 준다. 아이들이 병신이라고 놀리고 혼자 화장실도 갈 수 없어 수업시간에 바지에 쉬를 하기도 하지만, 짝꿍 민지와도 친해지고 그림을 잘 그려 학교 대표로 미술대회에도 나가게 된다.

아버지가 월남파병을 가는 바람에 혼자서 아이들 셋을 키우랴, 세일이를 매일 업어 등하교 시키랴 힘든 엄마는 얼굴이 돌아가는 병까지 걸리지만, 세일이가 학교에 결석하지 않도록 매일 학교에 온다.

<저자 고정욱, 그림 이은천, 출판사 꿈틀, 값 1만2000원>

'그럴때도 있다' 책 표지.ⓒ출판사 somo

■청각장애 아티스트의 뜨거운 런던=“나의 귀는 왼쪽 98데시벨, 오른쪽 100데시벨이 넘는 끝이 안 보이는 암흑과 같다. 소리란 보청기라는 작은 기계에 의존해서 듣는 것이었다.”

어릴 적 급성폐렴에 의한 열 때문에 청력을 손실하게 되었던 저자는 청각장애라는 꼬리표를 달게 되었다. 하지만 부모의 열성적인 관심 덕분에 타인의 입 모양을 보고 소리를 읽게 되었고, 보통의 궤도 속으로 들어섰다.

그녀는 소리가 없는 세계에서 두 눈으로 보는 이미지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그것은 패션디자인에서 사진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청춘의 방황과 열정은 그녀를 런던으로 이끌었다.

신간 ‘그럴때도 있다’는 영국유학생활기를 담은 청각장애 아티스트의 에세이다. 어학원 수업에 좌절을 하고, 도서관에서 DVD를 빌려 영화 속 자막을 읽으며 조금씩 적응을 해 나갔다. 그 시절 그녀에게 찾아온 소중한 만남들은 힘든 시간을 버틸 수 있는 큰 힘이 되어주었단다.

누구에게나 그런 시절이 있을 테다.뜨겁고, 맹목적이고, 때론 무모하지만 한없이 아름다운. 누군가는 지나왔을 것이고 또 누군가는 그 한가운데 서 있을 ‘그럴 때’는 분명 우리 인생 최고의 순간일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저자 김현정, 출판사, somo, 값 1만4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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