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나를 위한다고 말하지마' 책 표시.ⓒ삶창

"나를 위한다고 말하지 마, 내 얘기를 들어.”

이 책의 주인공들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복지’라는 이름으로 허용된 공간, 그 멈춰진 공간에서 본의 아니게 수년 또는 수십년의 인생을 보내야만 했다. 장애가 있다는 이유였다.

장애인시설이라는 그 공간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었는지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는 시대에, 보호와 안전의 이데올로기에 찬사를 보내고 장애인과 빈자들을 수용하는 복지정책을 당연시하면서 우리 모두가 공모자가 되었을 때, 멈춰 있는 그 공간에서 감히 자유를 갈망한 사람들이다.

‘나를 위한다고 말하지 마’는 인권활동가, 르포작가가 장애인시설이라는 멈춰진 공간 안에서 자유를 갈망한 아홉 명의 ‘탈시설’ 당사자를 만나 인터뷰한 책이다. 시설 자체에 대한 본질적인 문제 제기, ‘장애인이 시설에서 사는 것을 왜 당연하다고 생각하는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시설 안에 있으면서 시설 밖을 욕망한 것이 문제라면 문제였다” , “먹고 자는 일을 중심으로 짜여진 시간표, 자유마저도 하루 일과로 처리돼 있는 시간표”, “시설 밖을 꿈꿀수록 시설 안의 삶이 견디기 힘들어졌다”

이 책은 사회적 기반이 전혀 없던 시절부터 자유를 꿈꿨던, 그래서 더욱 고통스러웠던 9명의 생존기다. ‘탈시설’이라는 주제로 출판되는 이 책은 독자들에게 생소한 질문을 던지게 될 것이다.

하지만 가장 필요한 건, 사람들의 입에 ‘탈시설’이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것이고, 장애가 있건 가난하건 인간다운 품위를 지니고 사는 것의 가치를 시민들이 마음으로 느끼는 것이 아닐까.

<지은이 이지홍, 해정, 강곤, 김정아, 이선옥, 출판사 삶창, 값 1만4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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