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여성네트워크 한옥선 운영위원(
화상장애)은 수술로 자리에 참석할 수 없어 부득이하게 한국장애인인권포럼 윤석권 이사가 대신 발표한 토론문을 통해 외모지상주의 사회에서 설 곳 없는 현실을 토로했다.
발표에 따르면 화상은 화상정도에 따라 결국 2차적인 장애를 남길 수 있는데 장애특성에 따라 2~5급까지인 안면장애나 1~6급까지인 지체장애 등으로 분류된다.
한 운영위원의 경우 2004년 가스폭발 사고로 인해 안면과 몸에 55% 화상을 입었다. 여느 상처들처럼 치료하고 수술을 하면 괜찮아 지는 줄 알았지만 현실은 달랐다.
34년 간을 비장애인으로 살다가 손이 뒤틀리고, 팔과 겨드랑이가 붙어 펴지지도 구부려지지도 않고, 입술이 뒤집어져 발음이 세는 몸을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를 세상 밖으로 더욱더 밀어낸 것은 사람들의 시선이었다.
퇴원 후 다음날 집 밖으로 나가려 엘리베이터를 타는 순간 사람들의 시선이 그녀에게 꽂혔고, “저러고 뭐 하러 살아?”, “나 같으면 콱 죽어버리겠다”, “여자야? 남자야?”, “남자도 아니고 여자가 저 모습이면 창피해서 어떻게 살아?”라는 말은 그녀를 만신창이로 만들었다.
큰 용기를 내 세상 속으로 발걸음을 내딛었지만 몇 걸음도 못가 다시 집으로 돌아와야 했다. 외출을 할 경우에는 무더위에도 머리카락 보일라 꽁꽁 싸매고 노출되지 않게 범죄자처럼 모습을 가리고 다녔다.
직장을 구하고 싶어 구인광고를 보고 찾아간 직장에서는 말도 못 붙이고 재수 없다는 말과 함께 쫓겨났다. 몇 번을 시도한 끝에 좋은 사장님을 만나 기회를 얻었지만 사원들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그곳도 다닐 수 없게 됐다.
한 운영위원은 “사고로 많은 것을 잃고 끔찍한 치료의 과정을 견뎌 내고 어렵게 용기를 내 사회에 나온 화상
여성장애인들에게 화상 흉터로 사람을 판단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화상
여성장애인들도 직업을 가지고 제대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줬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