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장애인연합 주최로 열린 '제12회 한국여성장앤대회' 전경. ⓒ에이블뉴스

폭우가 쏟아 진 지난 23일 오후 서울 올림픽파크텔. 전국의 여성장애인 400여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정보문화권 확보를 위해 ‘여성장애인 문화의 바다에 풍~덩 빠지다!!’라는 주제 아래 열린 '제12회 한국여성장애인대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여성장애인들은 '장애'와 '여성'이라는 이중적 차별 구조 속에 놓여 있는 반면, 아직까지 이들이 사회에서 비장애인과 동등한 삶을 누리기에는 법과 제도, 사회 환경적 여건이 부족한 현실이다.

현장에서 만난 여성장애인들은 기본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여전히 미흡한 장애인식 개선, 경제적 자립의 필수인 취업, 결혼하기 힘든 현실 등을 지적했다.

전남에서 참석한 문애준씨. ⓒ에이블뉴스

전남에서 참석한 문애준씨는 "이동이 불편한 장애인의 경우 피아노 하나를 배우려고 해도 2층인 학원에 장애인 편의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어 배울 수 없다"면서 "영화 관람을 하려해도 장애인 편의시설이 부족한 영화관이 많아 볼 수 없다"는 현실을 설명했다.

이어 "먹고 사는 거 못지않게 삶을 윤택하게 하려면 문화 활동도 중요한 부분인데 장애인은 문화하고 거리가 먼 사람 취급을 받는다"며 "단순히 문화 바우처 티켓을 주는 것에서 벗어나 여성장애인이 주체적으로 문화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 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경남 통영시에서 올라온 한 여성장애인 A씨는 살아오면서 가장 힘들다고 느끼는 것은 '사회의 차별'이라고 지적했다.

A씨는 "비장애인은 할 수 있는데 장애인은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생활을 위해 돈을 벌어야 하는데 장애가 있다는 것만으로 능력을 평가 절하해 취업하기 힘든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또한 "일찍 남편과 사별해 아이 키울 때는 홀로 정말 피나는 노력을 했다"면서 "지금은 병원을 다녀야 하는데 약 값도 만만치 않아 정부의 지원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는데, 우리나라는 수급자가 아니면 지원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전북에서 참석한 여성장애인 B씨는 "사회 환경적으로 취업하기 힘든 많은 장애인들은 수입원이 없는 게 현실"이라며 "취업을 위한 대책 마련과 함께 경제적 안정을 위한 지원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하석미 씨(지체장애 1급)는 “흔히들 여성장애인들의 경우 결혼을 못한다고 생각 한다"고 편견을 지적한 뒤 출산, 양육을 위한 지원 확대를 요구했다.

하씨는 "아이가 자라게 되면 양육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면서 "서울시 임신·출산·육아 도우미 사업의 경우, 기간이 너무 부족해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3년으로 확대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전남 순천시에서 대회장을 찾은 C씨는 여성장애인의 요구들에 대해 "여성장애인으로서 특별한 혜택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사회의 한 일원으로 살아가기 위한 당연한 권리를 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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