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프란치스코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펴낸 여성장애인 임신·출산 수기집, ‘마른나무에 핀 꽃’. 표지사진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국의 여성장애인 앨리슨 래퍼. ⓒ성프란치스코장애인종합복지관

여성장애인 출산장려금을 올해부터 전국적으로 확대 실시하려던 계획이 무산됐다. 한나라당이 지난 12월 31일 예산안을 일방적으로 통과시키면서 상임위에서 편성한 여성장애인 출산장려금 4억 8천만 원을 전액 삭감했기 때문이다.

여성장애인 출산지원금은 장애여성의 건강한 출산과 산후조리, 신생아의 건강관리를 지원하기 위한 것. 현재 여러 지자체에서는 이에 대한 조례를 마련해 여성장애인 또는 장애인 가정에 출산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지역별로 지급여부 달라…중앙정부차원 예산 책정 필요

서울시 중구의 경우 ‘여성장애인 출산지원금 지급 조례’에 따라 여성장애인이 출산할 경우 장애 1~2급은 150만원, 3~4급은 100만원, 5~6급은 70만원을 지급하도록 하고 있고, 전남 목포시의 경우에는 1~2급 100만원, 3~4급 70만원, 5~6급은 50만원을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이밖에도 서울 용산구, 서울 서대문구, 인천 남구, 경기 수원시, 경기 남양주시, 경기 파주시, 충북 청주시, 전북 전주시, 전북 완주군, 전북 임실군, 전남 순천시, 전남 목포시, 전남 구미시, 경북 영주시 등에서 여성장애인에게 출산지원금을 지원하고 있다.

인천광역시 부평구를 비롯한 일부 지자체에서는 장애인가정 출산지원금 지급조례를 마련해 신생아의 아버지가 장애인인 경우에도 산모 및 신생아의 건강관리를 위한 출산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인천시 부평구의 경우 신생아의 어머니가 장애인인 경우 장애 등급에 따라 1~2급은 100만원 이내, 4~5급은 70만원 이내의 지원금을 지급하고, 신생아의 아버지가 장애인인 경우 1~2급은 70만원 이내, 3~4급은 30만원 이내의 지원금을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장애인가정에게 출산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는 지자체는 인천시 부평구 외에도 경기 안양시, 전북 김제시, 울산 울주군, 경기 의왕시, 전북 군산시 등이 있다.

이처럼 장애인 출산지원금 지급 여부를 각 지자체에서 결정함에 따라 같은 장애인이라도 출산지원금에 대한 조례가 제정되지 않은 곳에서는 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해왔다.

이에 따라 장애인계와 몇몇 국회의원은 정부 차원에서 여성장애인을 위한 출산지원금 예산을 책정할 것을 요구해왔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예결위에서 예산 전면 삭감

여성장애인 출산장려금 예산 편성을 촉구한 민주당 양승조 의원. ⓒ에이블뉴스

민주당 양승조 의원측은 지난 2008년 출산장애여성 4,585명(2007년 기준)에게 출산장려금 20만원씩을 지급하기 위한 9억 1,700만원의 예산을 마련하라고 주장, 국회 복지위 예산심의과정에서 예산을 편성했으나 예결위 심의과정에서 전액 삭감된 바 있다.

올해도 이 같은 과정이 반복됐다. 애초 정부의 2010년 예산안에는 여성장애인 출산지원금 예산이 없었지만, 국회 복지위가 예산 심의 과정에서 여성장애인 출산장려금 총 4억 8천만 원을 신규 편성했다. 1~2급 중증여성장애인 2,400명에게 20만원씩 지급하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지난 12월 31일 한나라당이 일방적으로 예산안을 통과하면서 여성장애인 출산장려금 4억 8천만 원은 전액 삭감됐다. 여성장애인의 출산지원금 지급 여부는 올해도 각 지자체의 재량에 맡겨지게 됐다.

도봉푸른장애인독립생활센터 조윤경 대표는 여성장애인 출산장려금 예산 삭감에 대해 “너무 안타깝다”며 “임신과 출산은 여성의 기본 권리이고, 더구나 정책적으로 출산을 장려하고 있는 시기에 여성장애인의 출산 장려금지원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출산과 양육에 비장애인보다 훨씬 더 큰 고통을 겪어야 하는 중증 여성장애인들에게는 4억 8천만원의 예산도 턱없이 부족하다”며 “여성장애인들을 위한 경제적인 지원은 물론 활동보조서비스와 육아 및 가사도우미의 이중지원이 안 되는 문제도 해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은 지난해 11월 13일 예산안을 심의하는 국회 복지위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양승조 의원이 "여성장애인을 위한 출산장려금 예산을 확보할 생각이 없느냐"고 묻자 "2011년에 다시 한 번 검토해보겠다"고 답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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