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제폐지 광화문공동행동 소속 회원이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를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에이블뉴스DB

지난 10일 정부 합동으로 발표한 ‘제1차 기초생활보장 3개년 기본계획’ 속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안을 두고 ‘무늬만 폐지’라는 거센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먼저 이날 정부 발표계획에 따르면, 비수급 빈곤층의 해소를 위해 부양의무자 기준을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빈곤층 보호대상자를 확대한다.

우선 비수급 빈곤층에게 최소한 1개 이상의 급여를 지원하고 주거안정성 제고를 위해 2018년 10월부터 주거급여에 대한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한다.

여기에 11월부터는 기초생활수급자 및 부양의무자 가구 모두에 노인 또는 중증장애인이 포함된 경우 부양의무자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다.

2019년 1월부터는 수급자 가구의 특성과 상관없이 부양의무자 가구에 소득·재산 하위 70% 중증장애인이 포함된 경우, 2022년 1월부터는 소득·재산 하위 70% 노인이 포함된 가구에 대해 부양의무자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계획이다.

부양의무자 가구에 적용되는 재산의 소득환산율도 월 4.17%에서 2.08%까지 완화한다. 소득환산율은 집, 자동차, 예·적금 등 재산을 소득으로 환산하는 비율이다.

하지만 생계‧의료급여 폐지 없는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는 사각지대 해소를 하지 못할뿐더러, 대통령이 공약한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와는 딴 판이라는 지적이다. 단계적이라 할지라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완전 폐지 목표를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것.

먼저 내가만드는복지국가는 즉각 논평을 통해 “정부는 3년 뒤인 2020년에는 현행 93만 명의 사각지대 빈곤층이 33~64만 명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지만 실질적 기대 효과는 의문”이라며 “정부가 발표한 5개년 계획에 따르면 부양의무자 기준 완화에 필요한 예산은 5년간 4.8조원으로 연평균 1조원에 불과하다. 완전 폐지 연 10조원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대통령이 유세에서 약속한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는 지켜지지 않았다. ‘어느 누구도 배제당하지 않는’ 문재인 정부의 포용적 복지국가 주장과 조응하지 않는다”며 “비수급 빈곤층을 여전히 방치하는 부양의무자 기준의 완전 폐지를 촉구한다”고 피력했다.

기초법바로세우기공동행동,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폐지공동행동도 이날 성명을 내고 “부양의무자기준 폐지없이 사각지대 해소 없다”며 정부의 계획에 반대를 표했다.

공동행동은 “대통령은 부양의무자기준 폐지를 공약했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도 폐지를 선언했지만 사실 상 완화안을 내놓았다. 보건복지부는 반쪽자리 완화안의 시행 시기마저 뒤로 미뤘다”며 “부양의무자기준 폐지는 단계적이라 할지라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이뤄져야 한다. 부양의무자기준이 폐지되길 기다리며 그때까지 밥을 굶을 수도, 집 없이 살 수도 없는 일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기본계획안은 노인과 중증장애인에게 부양의무자기준 완화를 외치지만 실제 그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부양의무자가 노인과 중증장애인인 경우로 국한시키고 있다. 기초생활급여가 필요한 사람은 부양의무자가 아니라 수급신청자다. 포장만 화려한 빈껍데기 완화안으로 사각지대 해소는 이뤄지지 않는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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