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손 사용자를 위한 손톱깍기. ⓒhttp://www.abledata.com

오늘은 한손 사용자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장애 유형 상 한손 장애인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뇌졸중, 사고로 인한 외상성 뇌손상 등으로 인한 편마비, 절단, 관절염으로 주로 한 손을 사용하는 경우 ‘한손 사용자(one hand user)’라고들 부른다.

두 손을 사용할 수 없거나, 양 다리를 사용할 수 없는 사람들에 비해 한손 사용자는 크게 어려운 점이 없지 않느냐고 필자에게 질문하시는 분들도 많지만 나름 어려운 점들은 물론 있다.

한손 사용자들의 80% 이상이 후천적 장애로 인해 한손을 사용하게 되고 대부분 우세손이나 주로 사용하던 손에 장애를 입기 때문에 장애 후에는 모든 생활 습관을 바꾸어야 하는 경우가 많다. 30년 동안 오른손잡이였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왼손으로 젓가락질을 하는 것은 쉽지 않지 않은가? 어쩌면 결혼 한지 3개월 된 필자의 남편이 한쪽 팔과 다리절단으로 의수와 의족을 사용하고 있는 장애인이라 한손 사용자들의 어려움에 좀 더 민감한지도 모르겠다.

한손 사용자를 위한 단추 채우기 도구. ⓒhttp://www.abledata.com

한손 사용자의 어려움은 일상생활에서 반복적이고 자조 일어나는 작은 일들에서 많이 발생한다. 무거운 물건을 든다던가, 병의 뚜껑을 딴다던가 벽에 못을 박는 일 등 당연히 양손을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경우가 전부 해당된다. 세부적인 유형을 좀 더 살펴보면 한손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물건을 고정하거나 일정한 위치를 유지하는 것이 어렵고, 현재 사용하고 있는 손과 관련된 것들 예를 들면 사용하는 팔의 셔츠 단추를 잠근다거나 손톱을 깎거나 하는 등의 어려움이 주를 이룬다.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개발된 한손 장애인을 위한 보조공학기기들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한손 사용자를 위한 손톱깍기가 있다. 보통 손톱깍기와 크게 다른 것은 아니며, 정한 지지대에 손톱깍기가 고정되어 있고 반대편 손이나 신체의 다른 부분으로 누를 수 있도록 손잡이가 크게 확대되어 있다는 점이 다르다.

한손 사용자의 브래지어 착용을 위한 보조공학기기(출처 : http://www.abledata.com)

단추를 쉽게 채울 수 있는 장치도 있다. 막대의 끝에 고리가 달려있어서 단추 구멍에 넣은 후 단추를 고리에 걸어서 단추 구멍 사이로 끌어당기면 단추를 쉽게 채울 수 있다. 여성들을 위해 브래지어를 고정해두고 고리를 걸 수 있는 장치도 있다. 이 밖에도 한 손으로 병뚜껑을 딸 수 있도록 고정시키는 장치, 음식물을 고정시키고 한손으로 칼질을 할 수 있게 하는 도마, 한 손으로 타이핑 할 수 있도록 배열과 구조가 다른 키보드도 있다.

사실상 한손 사용자들을 위한 보조공학기기들은 하이테크 보다는 간단한 기술과 아이디어만을 가지고 만들어진 것들이 많아서 보조공학기기로 보이지 않는 것이 많다. 그리고 한 손 사용자들을 자세히 관찰해 보면 신기하게도 한 손으로 일상생활을 하는 다양한 방법들을 스스로 잘 터득해서 혼자만의 방법을 만들어낸 사람들도 많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하고자 하는 의지와 마음 그리고 한손 사용자들도 당연히 할 수 있다고 믿어주는 믿음이 아닐런지···

세계 최고를 향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첨단 과학 기술은 놀랄만한 경지에 이르고 있다. 눈부신 기술의 발달은 인간을 이롭고 편리하게 할 수 있으며, 특히 장애인에게는 지금까지 하던 일들을 좀 더 쉽게 할 수 있거나, 하지 못했던 것을 가능하게 하는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이 칼럼에서는 장애인, 가족 그리고 관련 전문가들에게 관심과 정보의 부족으로 알려지지 못한 보조공학과 지원 제도에 대한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 현재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보조공학센터에서 작업치료사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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