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7일 내가 근무하는 한마음복지관 직원 교육 강사로 대학동기인 진영(사진 왼쪽)이를 섭외했다. ⓒ최충일

비장애인만 장애인을 도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나는 그것을 장애학생들만 생활하던 중·고등 특수학교에서 경험했고 진영이는 나사렛대학교를 다니면서 경험했다고 한다. 진영이(이진영)와 나는 대학 동기다.

내가 다녔던 학교는 비교적 장애학생들이 많이 다녔다. 나는 특수학교의 추억들을 지우고 싶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비장애학생들과 섞여서 수업을 듣고 놀 수 있다는 것에 기대가 컸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장애학생들이 지나가도, 아는 척 해도 모르는 척 지나가거나 피했다. 진영이도 그중 한 명이었는데 굉장히 밝고 유쾌한 성격을 갖고 있었다. 나는 진영이와 같은 장애학생들 보다 비장애학생들과 함께 어울리는 것이 더 매력적인 것이고 그래야만 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럴수록 그들 무리에 섞이려고 노력할수록 더 외로웠고 소외되고 있었다.

나사렛대학교에는 장애학생지원센터가 있다. 진영이와 같은 장애학생들은 그곳을 사랑방처럼 자주 들어가는 곳인데, 나는 오히려 그곳을 멀리했다. 대학 졸업 후 만난 진영이와 나는 이제껏 숨겨왔던 나의 그 당시 행동과 마음들을 터놓을 정도로 친해졌다.

마치 내가 비장애학생들 무리에 섞이고 싶어 노력했던 것처럼 마음을 터놓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진영이 같은 성격의 친구들일지도 모른다. 나는 그것을 장애, 비장애로 나누며 골라 사귀고 싶었던 것이다.

직원 교육을 하고 있는 대학동기 진영이. ⓒ최충일

지난 2월 17일, 내가 근무하는 한마음복지관 직원 교육 강사로 진영이를 섭외했다. 장애 당사자만의 경험적 근거가 더해진 교육 내용은 유익하다. 단점이라면 너무 경험적 근거에만 치우칠 수 있다는 것인데 진영이와 나는 그 균형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다.

대학시절 나와 같이 행동하는 사람들에게 장애가 아닌 사람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을. 우리가 먼저 말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고맙다 진영아!

진영이는 현재 베데스다 사회복지연구원 소속이면서 한국장애인식개선교육센터 소속으로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교육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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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충일 칼럼니스트 중고등학교를 특수학교에서 졸업, 대학생활 힙합에 빠졌고 지금도 사랑한다. 직장이 있고 결혼하여 아빠가 되었다. 삶의 행복이 무엇인지 탐구하는 중이다. 장애인이 아닌 아빠, 남편, 래퍼, 사회복지사로서 삶의 다양성과 일상을 타이핑할 것이다. 그것은 삶의 행복을 탐구하기 위한 나만의 재료들이다. 지난 2009년 방영된 SBS '스타킹' 프로그램에 출연해 국내에서 가장 빠르고 정확한 랩을 구사하는 '아웃사이더'와 함께 프리스타일 랩 실력을 발휘한 바 있다. 현재는 우리사회 장애인의 희로애락을 담은 본격 유튜브 토크쇼 '수다장인'을 운영하고 있으며, 인권활동가로서 장애인식개선 교육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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