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통장 잔고. ⓒ장지용

요즘 몇 달간 금전거래가 대단히 많았습니다. 지난 6월의 이사 이후 들었던 비용 정산 문제와 새롭게 벌어진 이슈들에 대처하는 비용 처리 때문에 금전거래가 많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이번에 통장 잔액이 11만 원밖에 없는데, 월급날은 앞으로 2주 뒤라서 걱정이 앞섭니다.

일단 저는 아버지와 거래를 해야 합니다. 얼마 전, 제 아버지께서 틀니를 하셨는데 비용 정산 문제로 230만 원을 실질적으로 꿔줬습니다. 체크카드로 50만 원, 신용카드 12개월 이자 할부거래로 180만 원을 거래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달 말에 아버지로부터 일단 꿔줬던 50만 원을 받아와야 하고, 거기에 이자 할부거래 비용을 다달이 청구할 권리를 가졌습니다. 만약 이번에 50만 원을 실질적으로 당장 꿔주지 않았다면, 지금의 재정 위기는 없었다고 평가할 정도로 큰 충격을 준 거래였습니다.

이사한 집을 살 때, 엄청난 대출을 누나 명의로 끌어왔기 때문에 저는 다달이 30만 원을 누나 통장에 부쳐줘서 대출 이자를 방어하는 등의 돈을 써줘야 합니다. 이제는 일종의 ‘집세’격의 돈으로 변화했다고 평가하는 사람들이 생겼을 정도입니다.

그 외에도 집 초고속 인터넷 비용 정산 문제로 매달 일정 비용을 내야 합니다. 그러나 공식적으로는 제 통장을 지나가기 때문에, 저는 집에 그 비용을 청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지난번 글에서 언급했던 주한영국문화원 어학원 수강료도 원래 하려는 수준은 불가하고 그보다 낮은 수준의 강의를 들어야 한다 해서 월 26만 원을 내야 하는 것도 있습니다. 현재는 체크카드를 쓰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준비될 ‘콘스탄티노폴리스 카드’라는 암호를 붙인 새 신용카드로 낼 것입니다.

침대와 에어컨의 할부거래는 마무리되지 않아서, 앞으로 장기 부담을 지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돈 관리에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적잖이 있는 것입니다. 그나마 위안이 된 소식은 지난 6월에 있었던 신용카드 사용 한도 상향 권한을 한 번 더 행사해서 올해 초의 320만 원, 지난여름의 520만 원을 넘어 이제 660만 원의 카드 사용 한도를 받았습니다. 신용카드 회사에서 한도 상향을 제안해온 것을 너무나도 기쁘게 받아들인 것입니다.

이러한 거래가 올해 유난히 많이 벌어져서, 이제 내년 1월~2월에 있을 연말정산 처리가 복잡해질 가능성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4월부터 6월까지, 9월부터 앞으로 연말까지 사용한 돈은 연말정산 처리가 되기 때문에, 그리고 올해 중간에 두 번이나 이직했기 때문에 연말정산 문제로 복잡한 돈 계산을 치러야 할 것 같습니다.

제가 이렇게 돈 관리를 하는 모습을 보면 많은 발달장애인 부모들은 아마도 부러워하실 것 같습니다. 많은 발달장애인의 부모들은 자녀가 돈을 벌어와서 조금 주는 돈을 기뻐할 정도로 발달장애인의 월 소득이 낮은 점과 고정된, 특히 노동을 통해 고정적으로 받는 수입이 있다는 사실에도 기뻐하는 점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저도 걱정되는 것이 있습니다. 성인 발달장애인 자녀의 월 소득을 부모가 건드리는 현상은 옳지 않다는 것입니다. 부득이하게 빌려 쓴다면, 그에 맞는 대가를 치르거나 최소한 갚아줘야 합니다.

발달장애인 당사자의 효율적인 경제생활을 위해서는 그 사람의 ‘경제 주권’이 그 사람에게 있어야 할 것입니다.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돈을 빌려서 생활하는 것도 옳지 않고, 남들이 주 수입원에 손대게 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한 ‘경제 주권’이 발달장애인 당사자에게도 주어져야 할 것입니다.

발달장애인 당사자의 자립을 위해선 월급이나 수급비 등을 다른 사람이 뺏어가는 일이 없게 해야 합니다. 발달장애인이 정당하게 받은 돈을 함부로 뺏어가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구조적으로 빼앗기는 일도 있고, 아니면 명분을 만들어 뺏어가는 일도 있습니다.

자주 들려오는 소식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발달장애를 악용하여 재산 갈취 범죄를 저지르고 자신들은 책임지지 않는 착취자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한 것은 발달장애인 착취 범죄라고 할 수 있는 것은 그 사람의 ‘경제 주권’를 뺏어가 자신들의 이익을 탐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발달장애인의 ‘경제 주권’을 너무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내가 얻은 돈은 내가 쓰는 그런 것이 ‘경제 주권’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번 돈이니까 적어도 내가 쓰겠다는 것은 필요한 것입니다.

발달장애인의 성공적인 자립생활을 위해서 먼저 시작해야 할 일은 그래서 ‘경제 주권’을 세우는 것이 먼저라고 하겠습니다. 내가 번 돈은 내가 쓴다는 것은 상식적인 일입니다. 그렇지만 발달장애인에게는 허락되지 않을 수 있는 그런 일입니다.

그러나 발달장애를 이유로 돈 관리 권리를 뺏어가는 것은, 결국 나중에 되돌아오는 것은 자립생활을 실천하지 못하는 하나의 발달장애인이 생긴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자립생활은 별 것 아닙니다. 내가 알아서 할 수 있는 것이 하나라도 더 생긴 것이 자립생활을 향해 한 걸음 더 내디딘 것이기 때문입니다.

네, 그렇게 발달장애인의 자립생활 시작은 ‘경제 주권’ 세우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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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계약 만료로 한국장애인개발원을 떠난 것은 시작일 뿐이었다. 그 이후 장지용 앞에 파란만장한 삶과 세상이 벌어졌다. 그 사이 대통령도 바뀔 정도였다. 직장 방랑은 기본이고, 업종마저 뛰어넘고, 그가 겪는 삶도 엄청나게 복잡하고 '파란만장'했다. 그 이전에도, 그 이후에도 파란만장했던 삶을 살았던 장지용의 지금의 삶과 세상도 과연 파란만장할까? 영화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는 픽션이지만, 장지용의 삶은 논픽션 리얼 에피소드라는 것이 차이일 뿐! 이제 그 장지용 앞에 벌어진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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