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인환의 월요 칼럼 >

청각장애인을 위한 의사소통 서비스.. 정부 지원 필요하다.

 

MC: <서인환의 월요칼럼>

서인환 장애칼럼니스트와 함께합니다.

 

♣ 서인환칼럼니스트 인터뷰 ♣

1) 오늘 청각장애인의 의사소통서비스에 대한 이야기 나눠볼텐데요. 청각장애인이 소리를 듣는데 도움이 되는 보청기는 누가 개발했는지 궁금합니다.

 

청각장애 어머니에게서 수화를 배운 한 소년이 있었다. 그는 듣지 못한다고 말을 하지 못하는 것을 어떻게 해결할지 늘 고민을 하였다. 소년은 자라서 소리를 들어서 말을 배우지 못하더라도 발성법을 익히면 말을 할 수는 있지 않을까 싶어 음성학과 발성학을 연구하였다. 그 소년은 청각장애 학교 교사가 되어 언어훈련을 하는 일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청각장애 제자와 사랑에 빠져 부부가 되었다. 아내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서 보청기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그 소년의 이름은 그레이엄 벨이다. 데일 카네기는 바람이 불지 않아 바람개비를 돌리지 못하면 내가 앞으로 달리면 된다고 하였다. 이것이 지금 용어로 말하면 장애를 해결하는 보완대체 기술이다.

 

2) 그렇군요. 그런데 보청기가 전화기 개발에 도움이 됐다는

얘기가 있는데 맞는 얘긴가요?

 

그는 어느 날 연구실에서 실수로 커피를 엎질렀는데, “큰일났네!”라고 말하자, 옆방에 있던 조교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걱정이 되어 달려왔다. 개발 중이던 보청기 스피커에서 벨이 한 말을 듣고 무슨 일이 생겼는지 걱정이 되어 뛰어온 것이다. 1837년 당시에 이미 원거리 통화법(전화)이 고안되어 있었으므로 벨이 전화기를 발명하였다는 말은 틀린 말이라고 한다. 하지만 벨이 개발 중이던 보청기 기술이 전화기 개발에 도움이 됨을 알게 된 계기가 되었다.

 

3) 그렇군요. 그럼 벨은 또 청각장애인을 위해 어떤 일들을 했나요?

 

벨은 과학전문지 ‘사이언스’를 1880년 창간하였고, 1877년 벨 전화기 회사를 창립하여 얻은 수익금으로 볼타상 기금을 조성하여 농교육에 헌신하였다. 그 당시 농교육은 우생학에 의존하고 있던 시절로, 비장애인의 능력을 최대한 접근하는 방식이 교육의 신념이었다. 수어가 언어의 하나로 인정되는 농문화 사회가 아니었다. 비장애인 흉내를 내는 것이 강요되는 정상화이론 사회였다.

 

4) 그런데 보청기를 개발하려다사 실수로 발명한 벨 전화기를

청각장애인은 사용할 수 없다는건 아이러니네요!

 

보청기를 개발하려다가 실수로 발명한 벨 전화기를 청각장애인이 사용할 수는 없었다. 오히려 청각장애인은 소리를 듣지 못해 원거리 통신을 하는 데에는 더욱 격차가 심해진 결과를 낳았다. 하지만 특정 집단의 불편을 해결하기 위한 기술이 보편적 기술의 원천 기술로 사용되면 인류는 많은 문명의 이익을 얻는다는 교훈을 주었다. 사람들이 전화기로 편리함을 누리는 동안 청각장애인은 대화를 하려면 직접 상대를 만나야 했다. 청각장애인끼리는 수어를 하여야 하니 만나야 하고, 비장애인과는 만나도 필답이 아니면 대화하기 어려웠다. 의사소통의 단절은 생활양식이나 사회활동에 많은 어려움을 준다.

청각은 비접촉 원거리 감각이다. 태아 임신기에 가장 먼저 발달하는 감각이 청각이며, 항상 깨어 있어 잠을 자더라도 작동하는 것이 청각이라 청각을 보초감각이라고 한다. 소리의 크기나 방향, 종류 등을 식별하고, 음향과 음성을 통하여 상황을 파악하고 의사소통을 한다. 청각을 상실한 장애인은 전화로 소통이 어려우니 누군가 옆에 있다가 대신 전화를 받아 내용을 전달할 수밖에 없다. 그러다가 1990년대에 와서 청각장애인이 소통할 원거리 장치로 팩스가 사용되었다. 팩스는 원거리로 정보를 전달할 수는 있으나, 양방향 대화가 어렵다.

 

 

4) 그러고 보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는

청각장애인에게는 양방향 대화를 가능하게 한 큰 변화였죠?

 

다음으로 청각장애인에게 희소식이 문자 메시지다. 문자로 메시지를 보내면 상대편에서 답을 하고, 다시 대화를 이어가려면 말 한마디마다 보내기 버튼을 눌러야 했다. 대화가 느리고 계속 끊어지고 상대의 상황을 알 수가 없다. 문자로 통화하는 전화기가 청각장애인에게는 삐삐와 같았다.

 

 

5) 문자메시지 보다 더 확실하게 양방향 대화를 할 수 있게

한 것이 영상전화기죠!

 

2000년대에 와서 새로이 영상전화기가 나왔다. 이것은 청각장애인 사이에 수어로 통화를 할 수가 있다. 전화가 연결된 상태에서 장시간 대화를 충분히 할 수는 있으나, 이 전화기가 설치된 곳에서만 통화가 가능하였다. 대화를 하려면 일정 공간으로 이동을 하여야 하고, 비장애인과 대화는 역시 어려움이 있었다.

 

6) 아.. 그런 단점이 있었네요.

그래서 손말이음센터가 그 단점을 보완해주고 있지 않나요?

 

청각장애인의 정보통신 접근성이란 말이 만들어지면서 차별을 금지하고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 개발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미국의 경우 통신사는 의무적으로 중계서비스를 하여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통신사들이 비용을 공동 부담하여 손말이음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고, 자신들의 사적 대화를 누군가에게 노출해야 한다는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청각장애인들이 문자로 통신을 할 수 있도록 한 획기적인 것이 카톡이다. 이것은 비장애인과 대화에도 어려움이 없다. 단지 수어로 대화할 수 없다는 결점이 있는데, 이는 인터넷 영상통화 등이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비장애인과 통화에는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7) 그래요. 진화된 기술도 청각장애인의 의사소통에는 한계가

있으니, 교육현장에서는 더 큰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요?

 

청각장애인 학생이 통합교육을 받거나 대학에서 강의를 듣는 경우, 강사의 음성을 들을 수가 없어 일부 대학에서 수어 통역 서비스나 문자 통역 서비스를 지원하지만, 지식을 정확하게 전달받고 우수한 성적을 얻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립복지대학에서는 스마트폰으로 대학교 강의실의 소리를 들으면서 수어나 문자로 인터넷 화상회의나 스마트폰으로 서비스하는 것을 계획하였다. 각 강의실에 영상 카메라를 설치하거나 장시간 통신을 하여 소리를 원격으로 들으면서 통역하는 것이 매우 필요한 서비스이고, 각 대학의 수어통역사의 부족문제를 해결할 방안으로 좋은 아이디어였으나, 정부로부터 예산지원을 충분히 받지 못해 지속할 수 없었다. 스마트폰의 서비스가 계속 발전하여 코로나 비대면 시대가 도래하면서 영상 회의나 강의가 시작되자 청각장애인들은 수강이 거의 불가능해졌다. 거의 독학을 하여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줌의 영상회의에서는 메시지 보내기가 있어 속기사가 문자로 음성을 통역해 줄 수 있다. 그리고 ‘쉐어타이핑’이란 앱이 문자 서비스를 편리하게 도와줄 수 있다. 영상 화면과 문자 화면을 분리하여 문자의 가독성을 높일 수 있다. 최근 외국어 통역 앱들이 나오면서 외국 사람과 대화가 어느 정도 가능해졌다. 음성인식과 번역, 그리고 음성출력 복합융합 기술이 사용되었다. 청각장애인은 문자와 더불어 수어 자동번역이 되면 더 좋을 것이다. 수어와 음성의 번역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키스트 시스템공학 연구소와 한국전자통신연구소이다. 장갑에 센서를 부착하여 수어를 하면 센서의 움직임으로 문자나 음성으로 변역하는 시스템이었다. 그러나 이 기술은 상용화되지 못했다. 다음으로 개발을 시도한 것이 아바타를 이용하여 음성이나 문자를 수어로 번역하여 보여주는 기술이다. 하지만 이 역시 볼 수는 있으나 쌍방의 대화를 가능하게 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8) 그래도 요즘에는 좋은 앱들이 많이 개발되고 있죠?

 

2020년대에 와서 음성을 문자로 번역해 주는 앱으로 ‘오키’, ‘음성 자막 변환’, ‘음성으로 쓰기’, ‘클로바노트’, 스피치노트‘ 등이 개발되었고, 어떤 앱은 짧은 대화를 번역하는데 편리하고, 어떤 앱은 긴 문장을 번역하여 사용하는데 편리하다. 상당히 인식률이 좋아 오타도 많이 줄었다. 통화 녹음 파일을 문자로 번역해 주는 ‘VITO’가 개발되었고, 긴 강의 음성을 문자로 자동 속기해 주는 ‘다글로’란 앱도 나왔다. 청각장애인이 AI회의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국산 가상회의 앱인 ‘리모트 미팅’ 등도 출시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앱들도 청각장애인의 활용성이나 접근성 보장에는 아직 부족한 점들이 많다.

 

9) 기술이 발달해도 여전히 청각장애인은 비장애인과 달리

소리를 듣는데, 그리고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많군요.

그래도 계속된 노력은 필요하겠죠!

 

청각장애인들의 의사소통 기술은 다양하게 나와 있다. 이러한 기술을 조합하고 서비스를 하는 주체가 있어야 하고, 전문 통역인들의 활동을 지원하는 예산이 만들어져야 하며, 사용자들의 당사자들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소비자들의 개발 참여도 보장되어야 한다. 정부에서 복지기술로 새로운 기술개발에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앱의 청각장애인 서비스를 추가하는 개발에 지원반 해도 상황은 많이 좋아질 것이다. 청각장애인들의 문자 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해 한국복지방송에서는 라디오방송의 자막 서비스를 할 수 있는 디오씨(Diowee) 앱을 개발하였고, 라디오도 청각장애인이 즐길 수 있는 시대를 열었다. 터치스톤사에서는 ‘텔스톤’이란 앱을 개발하여 1호로 청주시수어통역센터에 설치하였다. 다자통화를 통하여 자막을 만들어주는 단말기이다. PC 인터넷으로 영상회의나 강의를 들으면서 스마트폰으로 이 서비스를 받으면 자막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있다. 문자가 된다면 유튜브 등 영상 SNS만 이용하여도 쉽게 수어 서비스도 가능할 것이다. 전화 중계 서비스만이 아니라 방송이나 영상회의 등에서의 프로그램 개발과 이용에 필요한 세터 설립과 운영비를 국가가 지원하기만 해도 청각장애인들은 전화기로 의사소통이 자유로운 세상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수어통역센터의 사업 확장에 다변화된 서비스를 위한 예산 증액이 이루어지면 청각장애인의 인적 수어통역 서비스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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