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고장 난 음향신호기, 어디로 신고해야 하나요?

자막] 부산광역시 (2015.02.17)

이 상 훈 (해운대 장애인자립생활센터 팀장)

신호기... 신호기 버튼이라고 돼있습니다

신호기 버튼이라고 돼있네요 음향이라는 말은 없고요 신호기 버튼...

신호기라는 게 신호를 줘야 되는데 아무 신호도 저한테는 안주고 있네요

음향신호기는 신호가 바뀌었다는 것을 알려줌과 동시에

제가 안전하게 방향을 잃지 않고 건널목을 건널 수 있게

소리로 방향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거죠

근데 그 역할을 하는 기계가 고장나버리면 저는 건널 수가 없죠

옆의 보행자 발소리를 듣고 이동한다는 것은 정말 고도의 훈련, 그런 훈련이 아니고서는...

일반적으로 저처럼 중도에 시각장애인이 된 분들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지금 이게 고장이 났기 때문에 신고를 해야 됩니다 그런데

여기 점자는 신호기 버튼이라는 것밖에 없고

옆에서 얘기해준 결과 여기에 고장이 났을 때 신고하라는 연락처가 적혀있다고 합니다

근데 신고할 수 있는 연락처를 문자로 적어놨죠 문자로...

문자로 적어놨기 때문에 저한테는 무용지물이죠

지금 뭐하자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이걸 이용하는 사람들은 시각장애인들인데

고장이 났을 때는 비장애인보고 신고하라고 하는 거죠

비장애인들은 이거 이용 안하죠 그렇죠?

이거 이용 안하기 때문에 이거 볼일이 없죠

그러니까 고장신고가 안 들어간 게 어떻게 보면 당연합니다

아마 많은 시각장애인들이 이거 눌러보고 고장 났네 하고 그냥 지나쳤을 거예요 아마...

고장신고 전화번호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지나갔을 거예요

왜? 있는지 모르니까 있는지 모르니까 그냥 지나쳤을 거라고 생각이 됩니다

이 음향신호기가 동작이 된다는 가정 하에 방금 건너려다가

쿵 부딪칠 뻔 했거든요 왜나면

횡단보도 옆에 신호기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왼쪽에 서서 바로 직진하죠 직진하면 부딪치죠

제가 만약에 운 좋게...

기둥을 느꼈다 칩시다 그러면 어쨌든 예방은 되겠죠 하지만

제가 이 정도에 섰다 칩시다 이 정도에서 이동을 했다면 발이 걸립니다

발이 걸리죠

비장애인 관점에서는 이걸 누가 넘어져? 라고 생각하겠죠

근데 넘어집니다 안보이니까

저 음향신호기를 봤을 때 모든 게 누구 기준이냐?

시각장애인들이 이용하니까 시각장애인이 기준이 돼야 됨에도 불구하고

비장애인 기준으로 설치가 돼 있는 거예요 모든 것이...

고장처리도 마찬가지고 설치 위치도 마찬가지고

비장애인 기준으로 설치가 돼있죠 이용은 시각장애인이 하는데...

역시 고장 났네요 반대편에도 역시 고장 났습니다

아무런 소리가 나고 있지 않습니다

여기는 더구나 음향신호기란 점자표시도 없고...

여기도 똑같습니다 반대쪽하고 똑같은 상황인데

고장신고 연락처가 여기 적혀있습니다

고장이 났거든요 연락을 해야 돼요 전 연락을 못합니다 왜? 안보이니까

어떤 정보도 없잖아요 점자정보를 주든지

정보를 줘야 되는데 정보를 전혀 주고 있지 않습니다

고장이 났으면 고장신고는 시각장애인들이 할 거니까 점자를 찍어야죠

기본 아닙니까 기본, 누가 이용할까를 먼저 생각해야 되는데

역시 설치만 하면 된다는 입장이니까 설치만 하면 끝인 거예요

누가 쓰든 나는 알바 아니다 이거니까 이런 문제가 자꾸 생기는 거죠 그렇죠?

더구나 고장까지 났어요 저는 신호등이 언제 바뀌는지도 모르고

목숨을 건 횡단을 해야 됩니다

자막]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곳은 어떨까?

음향신호기 안내음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시청 앞 교차로 부산고용센터 방향 횡단보도입니다

부산고용센터 방향 횡단보도의 녹색불이 켜졌습니다

건너가도 좋습니다

이 상 훈 (해운대 장애인자립생활센터 팀장)

건너가도 좋다고 했는데 이건 또 뭡니까?

또 길을 막고 있네요

이거 뭐 하러 설치합니까? 혼자 이용하라고 설치하는 거잖아요

근데 이렇게 만든 거예요

내가 장애인이 아니라 이런 것들이 장애인을 만드는 거예요 이런 것들이...

벌써 끝났죠 놓쳤습니다 이 기둥 때문에...

이런 거 (음향신호기를) 설치한 이유가 뭡니까?

장애인도 건널목을 안전하게 혼자서 건너라고 설치를 한 겁니다

이런 거 (횡단보도를) 혼자서 건너갈 수 있으면 그때부터는

횡단보도를 혼자서 못 건너는 장애에 대해서는, 일상생활의 불편함에 대해서는

극복할 수 있게 되는 거죠 근데 극복 못하죠 이런 환경 때문에

또 장애인이 되는 거예요

장애인을 만드는 것은 눈이 안보여서가 문제가 아니고

이런 환경이 장애인을 만드는 겁니다 이런 환경이...

이런 환경인데 어떻게 제가 혼자 나와서 길을 걷고 하겠습니까?

이거 (음향신호기) 뭐 하러 설치합니까?

촬영협조

해운대 장애인자립생활센터

감독 정 승 천 (daetongreyong@hanmail.net)

*정승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현재 부산지역에서 장애인 문제, 환경 문제 등과 관련한 독립다큐멘터리를 만드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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