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최혜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지난 3월 8일 장애인전용주차구역 불법주차에 대한 과태료를 100만 원으로 상향 조정하고, 반복 위반자에게는 과태료를 가중 부과하는 내용의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 법률안’을 대표 발의 했다고 한다.

현행법은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 주차표지를 붙이지 않은 자동차 등을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 주차한 사람에 대해서 1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으나, 낮은 금액으로 실효성이 부족하므로 습관성 반복 위반자의 경우 과태료를 가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최혜영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장애인전용주차구역 위반자에 대한 과태료 액수를 현행 10만 원에서 100만 원으로 높이고, 반복 위반에 대해서는 그 위반 행위의 횟수, 동기와 그 결과 등을 고려하여 과태료 액수의 2분의 1의 범위에서 가중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장애인 차량 주차 표시. ⓒ보건복지부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 주차를 할 수 있는 차량은 보행 장애가 있는 본인 차량 또는 보호자 차량이다. 본인 또는 보호자 차량이라도 보행 장애가 없는 사람이라면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에 주차할 수 없다. 그렇다면 보행 장애가 없는 사람들에게 장애인 주차 표시는 무슨 소용이 있을까.

보행 장애가 없는 장애인은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은 이용할 수 없지만 주차요금은 할인이 되고 유로도로와 고속도로 요금은 면제 또는 할인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차량에는 ‘주차불가’라는 표시가 되어 있음으로 이들 차량은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 주차하지 않는다.

문제는 장애인 주차표시가 없는 차량이 불법 주차를 한다는 것인데, 현행 과태료가 10만 원임에도 누군가 신고를 하면 과태료 10만 원을 내야 하므로, 아파트 같은 곳에서는 같은 주민끼리 누가 신고를 했느냐고 으르렁거리기도 하는 것 같다.

대부분의 사람이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 주차를 하면 과태료 10만 원을 물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왜 굳이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 주차를 할까.

생활법령정보. ⓒ법제처

현재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은 공공기관이나 병원 아파트 등 대부분의 시설에는 설치되어 있는데, 출입구에서 가깝고 편리한 곳에 설치되어 있을 뿐 아니라 비장애인주차장보다 규격이 넓어서 주차하기가 편리해서 좋다. 비장애인주차장은 까딱하면 문콕을 하기 쉬우므로 설마 하는 심정으로 주차를 하는 것 같은데, 누가 언제 어디서 신고를 할지 알 수 없음으로 비장애인은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 주차하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주차위반은 과태료가 10만 원이지만 장애인 차량 앞에 주차를 하는 등 주차방해는 과태료가 50만 원이므로 주차위반은 물론이고 주차방해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런데 간혹 장애인전 주차구역인 줄 모르고 주차를 했다가 과태료를 받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사람도 있다. 물론 대부분의 비장애인들이 하는 변명일 수도 있겠지만,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는 파란색으로 표시를 하도록 하고 있지만, 표시를 하지 않은 곳도 더러 있어서 모르고 주차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시설주는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은 반드시 표시하시도록.

현재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는 보행 장애가 있는 장애인 본인 그리고 보행 장애가 있는 장애인의 보호자 차량만 주차할 수가 있다. 그런데도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이 부족하여 장애인들이 주차할 곳이 없다는 것인데, 이런저런 사유로 보행 장애인의 수는 증가하고 있다.

장애인전용주차구역. ⓒ이복남

중증 시각장애인 A 씨는 차량이 있다. A 씨는 시각장애인이므로 같이 사는 동생이 보호자로 되어 있는데, A 씨와 동행하지 않을 때도 동생이 차량을 운전할 때가 있다.

A 씨 : “가끔 동생이 혼자 운전할 때가 있는데 절대로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에 주차하지 못하게 합니다.”

그래도 A 씨는 양심이 있고 법을 제대로 지키는 사람이다. 장애인의 보호자 차량은 장애인이 탑승하지 않았을 때는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 주차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그런데도 장애인이 탑승하지 않은 보호자 차량이 장애인 전용 주차장에 주차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얼마 전 필자는 고속도로 휴게실에 들른 적이 있다. 고속도로 휴게실의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은 휴게실 또는 화장실의 출입구 좋은 자리에 설치되어 있다. 어떤 차량이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 주차를 했다. 하얀 마크의 보호자 차량이었다. 운전자가 차에서 내렸고 조수석에서 앉아 있던 사람도 내렸다. 그런데 조수석에 앉았던 사람도 장애인 같아 보이지는 않았다.

필자 : “죄송하지만, 누가 장애인이세요?”

운전자 : “왜요? 아줌마가 경찰이요?”

운전자는 더 이상 대답하지 않았고 필자도 더 이상 묻지 못했다. 이처럼 장애인 보호자 차량에 장애인이 탑승하지 않았음에도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 주차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B 씨는 중증 지체장애인이라 본인이 운전하는 승용차가 있다. 그런데 B 씨는 운전을 잘 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차가 왜 필요할까. B 씨는 운전면허가 있고 보행 장애(예전의 3급)이므로 자동차세 등 공과금이 면제되고 그리고 무엇 보다고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 주차를 할 수가 있다. B 씨가 운전을 하지 않는다면 그 차는 누가 운전을 할까. B 씨의 차는 아들이 혼자서 타고 다니는데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 주차를 하는 것 같다.

**마트에는 장애인 C 씨가 주차관리원으로 근무한다. 얼마 전 C 씨를 만났을 때 “주차관리 하기가 너무 힘들다.”고 했다. 장애인 본인 차량이나 보호자 차량이나 장애인이 탑승하지 않고도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 주차한다는 것이다. 못하게 하면 시비가 붙는데, **마트 측에서는 고객들하고 시비하지 말라고 해서 어쩔 수가 없다는 것이다.

대부분 비장애인은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 주차를 하면 1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더구나 요즘은 신고 앱이 있어서 ‘잠깐만’하는 5분도 안 된다. 그 ‘잠깐만’ 하는 동안에 누가 사진을 찍어서 신고를 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장애인이 탑승하지 않은 보호자 차량이나 장애인 차량인데도 비장애인이 운전을 할 때, 신고하려는 사람이 “당신 장애인이 아니지?” 했다가는 실랑이가 벌어지기에 십상이다.

주차위반 과태료. ⓒ법제처

얼마 전에는 장애인 D 씨가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 주차하는 차량에서 내리는 사람이 장애인이 아닌 것 같아서 신고했더니 담당 공무원이 장애인 차량이 맞다고 하더란다. D 씨는 분명 장애인이 아닌데 오히려 공무원이 자기에게 화를 내더라며 억울하다고 했다. 그래서 수사권은 없지만, 조사권(?)을 획득했단다.

장애인편의시설설치시민촉진단에서 일정 시간의 교육을 이수하고, 사진과 이름이 들어간 “부산광역시 장애인 편의시설설치 시민촉진단” 카드를 발급받았단다.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 장애인 본인 차량이나 보호자 차량에 장애인이 탑승하지 않았을 경우 시민촉진단 카드를 내미니까 말을 못하더라는 것이다.

현재는 장애인 본인 차량이나 보호자 차량에 장애인이 탑승하지 않았을 경우에도 1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장애인ㆍ노인ㆍ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제27조(과태료) ③ 제17조 제4항을 위반하여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동차를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 주차한 사람에게는 2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1. 장애인전용주차구역 주차표지를 붙이지 아니한 자동차

2. 장애인전용주차구역 주차표지가 붙어 있는 자동차로서 보행에 장애가 있는 사람이 타지 아니한 자동차.

그런데도 최혜영 국회의원은 현재 10만 원의 과태료를 100만 원으로 인상하겠다는 것인데, 정부에서 장애인을 팔아서 돈을 벌려는 것이 아니라면 100만 원 인상은 실효성도 없을뿐더러 오히려 국민들에게 반발만 사게 되지 않을까 싶다.

장애인전용주차구역 주차위반 적발 카드. ⓒ이복남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과태료를 100만 원으로 상향하기 전에 다음 제도를 먼저 개정했으면 좋겠다.

첫째, 장애인 본인 차량에 비장애인이 승차하고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을 이용하는 경우 가중 처벌하라.

장애인은 물론이고 비장애인들에게 가장 많은 원성을 사고 있는 부분은 앞서 얘기했던 B 씨처럼 아버지의 차량을 아들이 운전하거나 아들·딸의 차량을 부모님 등이 운전하는 경우다. 누가 봐도 비장애인이 타고 내리는데 장애인 차량이라고 하니 분통이 터지고 기가 막힐 노릇이다.

심지어는 장애인 차량을 약간의 돈을 받고 친인척이나 지인들에게 빌려주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이들을 적발하기란 쉽지 않겠지만 이처럼 장애인 차량을 악용하는 사람들은 엄벌에 처해야 한다.

대부분의 시설에는 주차 관리원이 있으므로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 주차하는 차량에 대해서는 필히 장애인 복지카드를 제시를 요구하고 불능하면 가중 처벌했으면 좋겠다.

둘째, 장애인 보호자 차량은 ‘주차불가’하라

일정 정도의 반발이야 예상되지만 보호자 차량은 ‘주차불가’를 했으면 좋겠다. 보호자 차량도 주차장 규격도 넓어야 되고 출입구 가까운 곳에 있어야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일선에서는 장애인이 탑승을 했네 안 했네 등으로 걸핏하면 시비가 일어나고 있다. 어차피 운전자는 비장애인이므로 장애인을 출입구 가까운 곳에 내려주고 다시 태우면 되지 않을까 싶다.

셋째, 장애인전용주차구역 위반 과태료를 범칙금으로 개정하라.

많은 장애인들이 말하기를 과태료 처분을 내리기는 하는데 제대로 시행이 안 되고 있다는 것이다. “과태료 처분을 내리면 뭐 합니까. 안 내도 그만인데요.” 몇몇 장애인들이 과태료 10만 원을 제대로 안 걷는다고 필자에게 볼멘소리로 하소연하고 있다.

「도로교통법」에서 주·정차 위반 과태료는 4만 원인데, 장애인전용주차구역 주차위반은 10만 원이므로 적은 돈이 아니다.

「도로교통법」에서 무인 카메라에 찍히면 과태료이고, 경찰에게 적발 되어 소위 말하는 딱지를 끊게 되면 범칙금이다. 그리고 형사상 위배되는 행위인 음주운전은 벌금이다. 위반행위에 따라서 과태료<범칙금<벌금의 순서인데 누구라도 「도로교통법」 위반 과태료는 잘 납부하면서 장애인전용주차구역 위반 과태료는 잘 내지 않는 것 같으니, 이참에 장애인전용주차구역 위반 과태료도 범칙금으로 바꾸었으면 좋겠다.

넷째, 장애인전용주차구역 주차위반에 대한 공익광고를 시행하라.

대부분의 장애인이나 비장애인이 위반하면 과태료 10만 원이 부과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위반하고 있는 것 같으므로 공익광고에서 이를 홍보하여 다시 한 번 되새겨 주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과태료 인상은 100만 원이 아니라 20만 원 정도는 어떨까 싶기도 하지만, 장애인전용주차구역 확보를 위해서는 과태료를 인상할 것이 아니라 더욱 실효성 있는 제도와 방법을 모색했으면 좋겠다.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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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웃이 행복하지 않는 한 나 또한 온전히 행복할 수 없으며 모두 함께 하는 마음이 없는 한 공동체의 건강한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는 함께 살아가야 할 운명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아름답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진 자와 못 가진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평등하게 공유할 수 있는 열린사회를 건설해야 한다. 쓸모 없음을 쓸모 있음으로 가꾸어 함께 어우러져 나아갈 수 있도록 서로 사랑으로 용서하고 화합하여 사랑을 나눔으로 실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복남 원장은 부산장애인총연합회 사무총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하늘사랑가족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다.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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