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CBS 김미성 기자

대전의 한 사회복지관이 사회복지사 채용에 응시한 청각장애인의 지원 서류를 채용기간이 끝날 때까지 책상 속에 그대로 방치해 논란이 일고 있다.

복지관은 문제가 생기자 "지원서를 아예 받은 적이 없다"며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대다가 지원자가 우편 접수한 지원서의 우체국 송장번호를 제시하자 뒤늦게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복지관은 "고의가 아니었다"고 해명했지만, 복지관의 어처구니없는 채용관리에 장애인 지원자는 상처를 받았다.

대전에 사는 청각장애인 A(33) 씨가 대전용운종합사회복지관의 사회복지사 채용에 응시한 건 지난달 중순쯤.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고 1급 자격증까지 소지했던 A 씨가 자립의 기회를 얻기 위해 새로운 도전을 한 것이다.

하지만 A 씨의 기대는 얼마 지나지 않아 산산조각 났다.

복지관 측으로부터 황당한 말을 들었기 때문.

시간이 지나도 감감무소식인 채용결과를 A 씨 가족이 지인을 통해 문의하자 복지관 측은 "지원서가 아예 들어오지 않았다"고 답했다.

"분명 지원을 했다"는 A 씨 가족의 주장에 복지관 측은 "A 씨 이름으로 접수된 지원서가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

A 씨 가족의 거듭된 주장에 복지관 측은 "지원서를 아예 폐기했다"고 했다가 다시 "받은 적이 없다"며 계속해서 말을 바꿨다는 게 A 씨 가족의 주장이다.

답답했던 A 씨 가족이 우편 접수했던 지원서 우체국 송장번호를 찾아내자 복지관은 뒤늦게 지원서를 받은 것을 시인했다.

A 씨가 낸 지원서가 채용절차가 끝날 때까지 채용 담당자 책상 속에서 방치돼 있었던 것이다.

A 씨 가족이 더 분노한 것은 이후 복지관 측의 태도다.

"지원서를 받은 직원이 담당자에게 지원서를 전달했고 (담당자가) 책상 속에 넣어뒀는데 깜빡하고 잊어버렸다"는 게 복지관 측의 답변이었다.

복지관 측은 "이메일을 통해서 들어온 지원서만 신경쓰다보니 우편 접수된 지원서를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 같다. 담당자의 실수였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복지관 측은 어처구니없는 채용관리로 졸지에 피해를 본 A 씨의 구제 방법에 대해서는 어떠한 대답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복지관 측은 "A 씨와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사과의 말을 전하고 담당자를 문책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A 씨의 가족은 "행여나 합격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그 상황 자체로 울화통이 터진다"며 "동네 구멍가게에서도 채용 지원자의 서류를 이런 식으로 관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장애가 있기 때문에 지원서를 그런 식으로 방치한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덧붙였다.

문제가 된 대전용운종합사회복지관은 지난 2007년 7월 문을 연 이후 대전시의 보조금과 법인 사업 등으로 운영되고 있다.

*위 기사에 대한 모든 법적 책임 및 권한은 저작권자인 노컷뉴스(www.cbs.co.kr/nocut)에 있습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