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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배현정 익산동그라미재활원 원장

장애인들의 결혼과 사회통합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02-12-21 12:25:00
결혼한 장애인들의 자립생활 훈련을 위한 기혼자숙소가 예쁘게 전원 주택풍으로 지어지고 있다. 어느때부터인지 우리 생활장애인들간에 ' 씨를 좋아한다' '결혼하고 싶다' '시집가고 싶다'는 말들을 공공연히 하며 심지어는 '내가 살집이 지어지고 있다'며 기혼자 숙소 완공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곤 한다. 선천적이든 후천적이든 간에 장애로 인하여 접어두고 살았던 결혼에 대한 꿈과 희망이 살아나고 있음이 틀림없다.

아마 현관 앞에 붙여진 '제1회 합동결혼식' 사진도 한 몫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그 역사적인 합동결혼식의 시발은 이러했다. 평소 신체적·정신적 장애로 인해 자기 표현이나 의사소통 능력이 부족한 생활장애인들에게 자기주장·의사소통훈련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였고 그 프로그램에 대한 종합 평가로 치뤄지는 '자기주장권리대회'(2000년도)에서 명확하고 강한 어조로 결혼 문제를 언급했던 것이다. '나도 결혼하고 싶어요'라고 외치는 그들의 주장에 이끌려 곧장 결혼문제를 진행할 수 밖에 없었다.

인간은 누구나 나이가 들어 성장하면 결혼을 하게 되고 자녀를 출산하며 한 가족을 꾸려 나가는 것이 자연스런 모습이건만 장애인들 그 중에도 특히 정신지체인들의 결혼 문제는 그리 쉽고 간단한 일만은 아니었다. 대부분의 보호자들은 장애인들의 결혼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데 결혼 생활이 가능하겠는가? 한명의 장애인들도 힘든데 어떻게 둘을 책임질 수 있겠느냐? 출산문제는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등 장애인들의 결혼생활 가능성 여부와 장애인 책임론에 대한 문제들이 장애인들의 결혼을 막고 있는 걸림돌이었다. 자립생활을 원하는 많은 지체장애인들의 가장 큰 장애는 가족들의 우려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던 것처럼 장애인들을 위한 새로운 시도는 항상 가족과 사회의 부정적 인식으로 한계를 느껴야만 했다.

그러나 장애인들은 의외로 많은 능력을 가지고 있다. 다만 그러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서 겉으로 표현되지 않았을 뿐이다. 장애인들의 거듭나는 생활을 위해서는 우리는 그들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편견을 탈피하고 새로운 변신을 위해서 다양한 기회를 제공해주어야 한다.

지체·정신지체·시각 장애를 겸하고 있었던 30살 중복장애인으로부터 '원장님! 기뻐해 주세요. 저 딸 낳았어요'라고 밝고 행복한 목소리로 출산의 기쁨을 알리던 전화소리가 아직도 가슴에 진한 감동으로 와 닿는 것은 순탄치만 않은 결혼과 출산의 어려움을 딛고 한가정의 어머니가 되었다는 것 때문이 아닐까!.

시설에 머무는 장애인들에게 있어 최대의 과제는 사회통합이요 정상화를 이루어 가는 것이다. 그래서 요즘에는 각 시설마다 사회재활·심리재활·교육재활·의료재활 등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속에 장애인의 자활·자립을 유도하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사회는 아직 장애인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덜 되어 있다. 장애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방을 구하는 것조차 어려운 사회 현실과 장애인이기 때문에 결혼을 안 해도 된다는 무지한 생각들에 도전하기 위한 노력은 아직도 많이 필요하다. 그러나 최근에 장애인을 위한 성교육 프로그램이 늘어나고 있고 장애인들의 결혼에 대한 관심과 사례들이 생기고 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장애인에게 있어 결혼은 가장 훌륭한 사회적·심리적 재활 프로그램일 뿐만 아니라 사회통합의 첩경이기 때문이다.

장애인의 결혼! 넘어야할 산이 많지만 우리들이 나서서 도와주어야 할 커다란 과제이다. 그러나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비장애인들의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처음에 재활원에 방문해서 생활 장애인의 행동에 무서워하고 가까이 있기를 꺼려하다가도,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얘기를 나누는 자원봉사학생들을 바라보면서 어린 초등학생을 비롯해서 중학생, 고등학생들과 같은 청소년들에게 보다 많이 장애인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장애인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네'를 외치는 비장애인들이 많아질 때 비로소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참다운 사회가 되지 않겠는가!

새해에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서로를 존중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가 되고 주위 사람들의 축복 속에 많은 장애인들의 결혼도 이뤄졌으면 좋겠다.

한국복지통신 (ablenews@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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