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CBS 박형주 기자

여수경찰서가 홀로 사는 지적장애여성 등 성폭력 고위험 노출군에 대해 집중관리에 나서 실질적인 성범죄 예방으로 이어질수 있을지 주목된다.

"식당을 운영하는 의붓오빠가 식당손님들을 상대로 지적장애 여동생과의 성매매를 알선하고, 의붓아버지가 지적장애 딸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한다. 홀로 사는 지적장애여성의 집에 동네 아저씨들이 수시로 들락거린다. 하지만 정작 지적장애여성들은 성폭행 피해 자체를 인지하지 못한다."

여수경찰서가 지난 한달여 간 지적장애여성에 대해 집중 관리를 시작하면서 듣게된 끔찍한 제보들이다. 사실이라면 지적장애여성들은 성폭력 사각지대에서 그저 방치돼 온 것이다.

여수경찰서는 지난 달 중순부터 지적장애여성에 대해 집중 관리를 하고 있다. 파출소 전수 조사와 장애인단체들의 협조를 얻어 지역내 지적장애여성 459명의 정보를 확보했다.

특히 이 가운데 성폭력 고위험 노출군으로 75명을 선정했다. 75명은 성범죄 노출 위험도에 따라 홀로 살거나 부모도 지적장애가 있는 대상자는 A 등급, 보호자의 직장생활 등으로 주로 홀로 생활하는 대상자는 B 등급으로 분류했다.

여수경찰은 이들 집중관리 여성들을 대상으로 파출소 별로 1:1 담당 경찰관을 지정했다. 특히 여수시가 보조금으로 운영하는 장애인 활동보조인 제도와 마을 부녀회 등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그런데 여기서도 지적장애여성이 얼마나 성폭력에 노출돼 왔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여수시의 장애인 활동보조인은 324명이고 이 가운데 46명이 지적장애 담당이다. 하지만 고위험 노출군 75명 가운데 보조인이 지정된 여성은 단 7명뿐이다. 보조인 제도에 대한 홍보가 덜 됐거나 고위험 노출군에 대한 관리가 허술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여수경찰은 노출 위험도별로 A 군은 월 2차례, B군은 월 한차례 씩 담당 경찰이 정기적으로 방문해 상담카드를 작성하는 등 관리할 계획이다. 또 성폭행 피해가 의심되면 전문상담사를 통해 진술을 이끌어내는 등 심층적으로 수사할 방침이다.

경찰이 박근혜 정부의 4대악 척결 기조에 맞춰 각 서별로 장애인단체 등과 함께 성폭력 협의회를 꾸리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이 형식적인 수준에 그칠 뿐 이처럼 깊이 있게 집중관리에 나선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동안 일선 지자체에서 하던 일에 그쳤기 때문이다.

여수경찰의 열의는 뜨겁다. 박인재 여수경찰서 아동여성계장은 "경찰대를 졸업하고 올해 10년차지만, 가장 보람된 일을 하고 있다"고 뿌듯해 했다. 박인재 계장은 "파출소 직원들 역시 90% 이상이 적극적인 관심을 나타내는 등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지적장애여성의 특성상 범죄사실을 입증하기 어려워 수사성과를 얻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하지만 단순방문만으로도 성폭력 가해자들에 대해 위압감을 주고 그만큼 피해자를 줄이는 효과로 이어진다는 게 일선 경찰들에게 크나큰 보람이 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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