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화에 앞서 KBS별관 로비에서.

지난 10월 1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는 ‘폭소클럽’(월요일 오후 11시 5분) 녹화가 있었다. 이날 30대의 건장한 휠체어 위의 두 청년을 만날 수 있었다. 바로 ‘바퀴 달린 사나이’ 코너에서 휠체어를 타고 등장하며 진행을 하는 박대운(34)씨와 휠체어 댄스황제 김용우(33)씨였다.

박대운씨는 여섯 살 때 교통사고를 당해 두 다리를 잃었지만 사고방식이 적극적이며 밝고 긍정적이다. 방송을 통해 어린시절부터 지금까지 살아오면서의 경험을 비장애인들에게 장애인 인식개선의 하나로 ‘시사개그’로 전달하고 있다.

박대운씨는 연세대 재학 시절인 1998∼1999년 ‘2002 한일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유럽 5개국 2002㎞를 횡단하고, 한국과 일본을 종단해 화제가 됐던 인물이다.

김용우씨는 휠체어댄스 선수로 지난 3월 홍콩에서 열린 제2회 홍콩 아시아 휠체어댄스스포츠 경기대회 라틴종목에서 우승을 한 인물이다. 윤도현의 ‘러브레터’와 ‘수요기획’에 횔체어댄스가 소개가 되면서 유명세를 탔다. 휠체어댄스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한 팀을 이뤄 춤을 추는 스포츠댄스다.

이들의 만남은 평소 김용우씨를 지켜봐 왔던 박대운씨가 초대하면서 이뤄졌는데, 항상 웃음을 잃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는 점이 닮은 두 사람은 나이도 서로 비슷해 친구하기로 했다. 1일 녹화 현장에서 이들은 ‘헤어스타일과 춤을 소재’로 한 개그로 웃음을 만들어 냈다.

폭소클럽 녹화무대에서.

김용우씨는 그만의 트레이드마크인 어깨까지 내려오는 긴 생머리를 질끈 묶은 헤어스타일로 나왔다. 박대운씨는 “지금은 머리가 짧지만, 한때는 나도 장발족이었다”며 "한번은 어머니와 함께 길을 가다 머리가 길어 (어머니의) 딸로 오해받은 적도 있다. 용우도 비슷한 경험이 많아 이를 코미디 소재로 택했다"고 말한다.

김용우씨는 이번 무대를 통해 “스포츠 댄스를 사교춤 정도로 생각하는 선입견을 깨고 싶다”며 “사람들의 잘못된 편견을 웃음을 통해 풀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방송 중 휠체어 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들의 무대는 10월 3일 월요일 KBS 제2TV 오후 11시 5분 ‘폭소클럽’에 방영됐다.

* 김진희 기자는 에이블뉴스 누구나기자로 현재 에이블뉴스 칼럼니스트이자 한국절단장애인협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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