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 운문부 대상 수상자 윤신애씨. ⓒ한국장애인개발원

시 ‘실락원’으로 제25회 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 운문부 대상을 받은 윤신애 씨(47·지체장애)는 ‘외로움’의 정서가 익숙하다. 3살 때 소아마비로 장애를 갖게 되면서 주로 혼자인 시간이 많았다.

“경기도 수원 율전동에서 나고 자랐어요. 밤밭이라는 이름을 지닌 이 동네가 저는 참 좋아요.(웃음) 어머니와 단 둘이 살고 있는데 저도 마냥 어린애는 아닌지라 다툼과 화해를 반복하며 살고 있죠. 초·중·고 과정도 제 나이보다 늦게 배워서 친구가 많지 않아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책과 가까워졌어요.”

초등학교 과정은 열 세 살에 시작했고 2007년에 중고등학교 과정을 검정고시로 통과했다. 이듬해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국문학과에 입학했다.

“주로 방송 강의를 듣지만 출석 수업은 서울에서 진행돼요. 4년 동안 수원에서 서울 성동구에 있는 방송대 강의실까지 수업 들으러 가는 길이 제겐 나들이와 다름이 없었습니다. 무척 즐겁게 다녔어요.(웃음)”

대학을 다니기 전에도 늘 습작을 했다. 글을 쓰는 시간, 그 가운데서도 ‘시’를 쓰는 시간은 진짜 ‘나’를 만나는 시간이었다.

“요즘에는 뜨개질에 관심을 가지면서 모임에도 나가고 친구도 여럿 생겼어요. 그래도 혼자 조용히 사색하는 시간이 가장 편안하고 좋아요. ‘시’를 쓰는 시간은 주로 밤이나 새벽 시간인데 그때는 나를 저 멀리 데리고 가죠. 아직 가보지 못한 미지의 나라를 상상해 보기도 합니다.”

문학상에 출품한 시 ‘실락원’은 사막의 고대 무덤에서 발굴된 미라를 떠올리며 ‘죽음’에 대한 이미지의 변주를 찾으려 노력한 작품이다. 개성적인 화법과 도발적인 상상력으로 시적 사유의 진폭을 넓히려 노력한 작품이라는 평을 얻었다.

“기형도 시인을 좋아합니다. 단 한 권의 시집을 남기고 강렬하게 살다 가셨잖아요. 건조하고 차가운 정서가 저는 왠지 친숙했어요. 저는 아직 시인이라 불리기에는 부족해요. 그런 욕심도 없고요. 하지만 한 가지 소원이 있다면 내 평생에 한 권의 시집을 남기고 싶어요. 그 결실을 위해 조용히 성실히 살아가려고 해요. 그리고 가끔 공모전을 통해 제 실력을 점검해 보기도 하면서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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