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극단 휠의 창단공연 생일파티의 한 모습.

중증장애인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장애인 극단 '휠'이 오는 19일부터 22일까지 4일 동안 창신동 종로구민회관에서 창단공연 '생일파티'를 선보인다.

'생일파티'는 인터넷 상담소 메아리를 운영하고 있는 바깥 구경을 하지 못한 유식한 장애인 민수가 집에서 상담하고 있는 도중 갑자기 도둑이 들어와 하룻밤 동안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린 작품이다.

공연요금은 일반 12000원, 단체·학생 8000이고 평일 오후 7시30분, 토요일 오후 3·6시 무대에 오른다.

이와 관련 송정아 단장은 "이번 공연을 위해 지난달에는 주 2회 이상 모여 연습했고 이번 달에는 매일 모여 강도 높은 연습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극단 휠은 장애인14명, 일반인6명의 단원으로 구성해 지난해 9월1일 첫 워크숍 공연을 갖은 바 있다.

휠 창단 공연 '생일파티' 시놉시스

중증장애인 독립 생활!

▲장애인 극단 휠의 창단공연 생일파티의 연습 장면.
20대 중반의 휠체어 중증 장애인인 김민수는 고민을 서로 나누는 웹사이트 '메아리' 운영자이자 전화 상담을 통해 수입을 올리며 가족과 떨어져서 독립 생활을 하고 있다. 민수는 학교를 다니던 일 외에는 집밖으로 나가본 적이 거의 없지만, 어려서부터 책과 영화 등을 통한 간접 경험이 풍부하다. 그러나 막상 실생활의 경험 부족으로 실질적인 조언은 어렵기도 하다.

사랑의 잔소리!

혼자 독립 생활을 하기 위해 아파트의 내부 시설을 모두 나즈막하게 개조해 놓았기에 일반인이 들어오면 마치 난쟁이를 위한 집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일에 정신이 없어 먹는 것도 거르는일이 많은 민수에게 오랜만에 엄마가 찾아와 잔소리를 늘어놓는다. 실상 엄마가 찾아 온 것은 내일이 민수의 25번째 생일이기에 미역국이라도 끓여 놓기 위함이다.

엄마의 잔소리에 민수는 아랑곳 않고 자기 일을 하고 엄마는 그런 민수가 대견하기도 하고 서운하기도 하지만 두 사람의 대화는 아주 밝고 장난기가 담북 담겨 있다. 너무도 허물없는 모자의 모습이다. 엄마는 민수를 남겨두고 집으로 돌아가고 민수는 전화 상담자들의 고민에 대해 대화를 나누다가 잠이 든다.

내 말에 반항하는 거야!

민수가 잠든 뒤 복면을 한 도둑이 민수의 집으로 들어온다. 도둑은 나즈막한 집을 이상하게 생각하면서도 이것저것 뒤져보지만 훔쳐갈 게 없어서 화를 낸다. 도둑의 소리에 잠이 깬 민수가 방에서 나오다가 도둑과 마주친다.

놀란 도둑은 민수를 위협하지만 도둑의 위협에 민수의 반응은 즉각적이지 못해서(장애인이기 때문) 도둑은 더욱 화를 낸다. 도둑은 민수가 휠체어를 타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자신에게 반항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구타하려다가 그제서야 민수가 장애인인 것을 알게 된다.

날 동정 하지마!

도둑은 다소 미안한 생각도 들지만 자신도 당장 돈이 필요하기에 어쩔 수 없다면서 민수를 위협한다. 민수는 도둑에게 돈 될만한 것들이 있는 곳을 알려주고 도둑은 그것들을 챙긴다. 물건들을 챙긴 도둑에게 민수는 자신이 다소 긴장 된 것 같다면서 냉장고의 물을 좀 달라고 하는데, 도둑은 냉장고를 열어 보고는 혼자 사는 남자일수록 이런 것 정리를 잘 해 두어야 한다는 핀잔을 한다.

도둑이 오히려 불쌍하다고 생각한 민수는 자기의 얼마 되지 않는 통장이 있는 곳을 도둑에게 알려주고 도둑은 그것을 챙기려다가 자신이 장애인에게 동정 받는 것에 대해 자존심이 구겨지고 통장은 물론 이미 챙긴 물건들까지도 가져가지 않겠다며 도로 내 놓는다. 주려는 사람과 안 받으려는 사람의 말다툼이 진행되면서 시간이 흐르는데 갑자기 전화벨이 울린다.

날 속이려 들어!

도둑은 전화를 받지 못하게 하지만 민수는 자신은 상담이 본 직업이라며, 자기가 받지 않으면 사람들은 실망하게 될 거라고 하면서 도둑을 설득한다. 도둑이 허락하고 민수가 전화를 받고 상담을 하는데 상담 내용이 마치 도둑이 침입한 것을 경찰에 알리려는 내용처럼 들린다.

당황한 도둑은 민수의 전화를 빼앗아서 끊어 버리고 민수를 거짓말쟁이라고 위협한다. 위기에 몰린 민수는 도둑에게 차근차근 설명을 하는데 상담자에게 경찰의 도움이 필요해서 그렇게 말한 것이라면서 오해를 풀라고 한다.

도둑은 여전히 민수에 대해서 미심쩍어 하는데 다시 전화가 걸려온다. 민수가 받으려 하자 도둑은 자신이 받겠다며 전화를 받아 상담을 해 주는데, 자신이 상담을 제대로 할 수 없음을 느끼고 민수에게 전화를 넘겨준다. 민수가 상담을 하는 모습에 도둑은 민수에 대한 오해를 조금씩 푼다.

좀 도와줘. 난 여자란 말이야!

▲장애인 극단 휠의 창단공연 생일파티의 포스터.
민수가 화장실을 좀 가게 도와 달라고 하자 도둑은 망설인다. 민수가 자기 혼자 화장실로 가는 모습을 보이고 힘겹게 변기에 오르려 하는데 변기에 올라 설 수가 없다. 도둑은 도울 마음이 들어도 선뜻 나서질 못한다.

민수가 아무리 도둑이라도 이런 상황에서는 좀 도와주는 게 예의 아니냐면서 화를 내는데, 도둑은 미안해하면서도 다가가지 못하다가 이윽고 자신이 여자라고 밝힌다. 민수도 도둑이 여자라는 사실에 대해 도둑에게 미안하다고 한다.

민수는 도둑에게 바지는 자기가 알아서 할 테니 변기에만 앉혀 달라고 한다. 도둑이 민수를 안고 변기에 앉혀 주려고 서로 부둥켜안은 자세가 될 때 민수의 엄마가 들어온다.

사랑, 마음만으로는 안 된다

엄마는 미역국에 북어를 안 넣고 갔다면서 북어를 넣으러 온 것인데 엄마의 등장에 민수와 도둑 모두가 당황 한다. 엄마는 도둑에 대해서 누구냐고 묻는데 민수는 근처에 사는 자원봉사자라며 둘러댄다.

엄마는 이런 예쁜 봉사자가 있으니 이 놈이 집에 올 생각을 안 한다면서 은근히 둘을 애인 사이로 넘겨짚는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결국, 엄마는 사랑이란 것은 마음 만으로는 안 되는 것이라고 하면서 남녀가 너무 늦게까지 같이 있으면서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겨 되면 나중에 후회 할 일이 생긴다면서 주의를 준다. 엄마는 민수를 성의껏 도와주는 것에 대해 감사해 하고는 자신은 집으로 간다.

경찰을 부른거지?

엄마가 나가고 도둑은 민수에게 고마워하고 민수도 도둑에게 감사 해 한다. 도둑은 모자가 이렇게 맑고 명랑하고 열심히 사는 것을 보니 자신이 너무 초라하다면서 미안함을 얘기한다. 도둑은 자신이 오히려 바보라면서 챙겼던 물건들을 모두 내놓고 나가려는데 경찰관과 한 여자가 문밖에서 벨을 누른다.

도둑은 민수가 경찰을 불렀다고 오해하는데, 경찰은 밖에서 상담했던 분이 민수를 찾아 온 것이라고 문을 열어 달라고 한다. 그제서야 도둑은 다소 안심을 하면서 문을 여는데 좀 전에 민수와 상담을 한 여자가 민수를 직접 만나보고 싶어서 경찰의 도움을 받아 민수의 집을 찾아 온 것이다.

그런데 상담한 여자는 민수가 미혼인 줄 알았는데 도둑과 함께 있는 것을 보고 결혼 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경찰도 도둑과 민수의 모습을 보면서 장애를 딛고 진정한 사랑을 이룬 부부의 모습이 너무 아름답다고 이야기를 한다.

경찰과 상담자의 오해 속에서 도둑과 민수는 부부처럼 연기를 한다. 도둑은 이 상황에서 빨리 빠져나가기 위해서 민수의 생일 파티를 하자고 제안을 하고 자신이 나가서 케잌을 준비 해 오겠다고 하고는 나가버린다.

장발장의 생일 파티!

시간이 꽤 지나도 도둑은 돌아오지 않는다. 민수는 도둑에 대해 부인이 가끔 집을 잘못 찾는다면서 자기들끼리 파티를 하자고 한다.

케이크가 없는 상태로 축가를 부르는데 도둑이 케이크를 들고 들어온다. 네 사람은 생일 파티를 하는데 경찰의 무전기에서 제과점에 도둑이 들었다는 무전이 들려 온다. 경찰은 그래도 파티는 하고 가겠다고 출동을 하지 않는데 민수의 엄마가 급하게 민수의 집으로 온다.

민수의 엄마는 자기 가게인 제과점에 도둑이 들었다면서 이상한 놈도 다 있다고 한다. 돈은 하나도 안 가져가고 케이크만 달랑 들고 갔다는 것이다. 마치 장발장인양!

엄마는 민수의 케이크가 집에서 없어진 것과 비슷하다고 하는데 도둑은 얼른 민수의 얼굴에 케이크를 엎는다. 생일 축하곡이 흐르며 막이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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