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동화 '내친구 재덕이' 와 '내동생 아영이'의 표지.

일반적으로 장애인이 비극의 대상으로만 그려지던 장애인동화에서 최근 장애인의 현실문제에 대한 조명이 깊어지고 있으며, 장애인동화를 창작하는 일반 동화작가들이 늘어나는 등 최근 장애인동화계에 새로운 변화가 일고 있다.

솟대문학 방귀희 편집장은 솟대문학 창간12주년특집호를 통해 “장애인은 무조건 약하고 무조건 착하고 무조건 사랑을 쏟아주는 동정과 사랑의 대상이었던 시대는 지났다”며 “이제는 장애인동화가 장애인 문제를 깊숙이 이해하고 가깝게 접근해서 나름대로의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방 편집장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80년대 발표된 장애인동화 ‘몽실언니’(창작과비평사)에서는 의붓아버지에게 쫓겨나다 다리를 다쳐 장애를 갖게 된 몽실이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 장애까지 갖게 되는 비극적인 주인공으로 그려져 있었다.

또한 ‘오세암’(창작과비평사)에서는 시각장애 소녀 감이가 눈 속에 갇혀 위험한 상황에 처해있으면서 관세음보살의 가피로 누나를 만날 때까지 생명줄을 붙들고 있었던 길손이 때문에 눈을 뜨게 되는 등 80년대 동화 속에서 장애는 단지 동화의 내용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하나의 장치로만 사용됐다.

그러나 최근 장애인 동화의 흐름을 보면 지난 시절에 비해 장애인의 현실과 정서에 많이 근접해가고 있다. 지난해 발표된 ‘내친구 재덕이’(푸른책들)에서 청각장애인 엄마를 둔 정신지체장애아 재덕이는 항상 주인공 명구 주위를 맴돌고, 명구는 이런 재덕이를 하찮은 존재로 여기지만, 결국 명구가 바보라고 놀리던 재덕이를 친구로 인정하면서 끝을 맺고 있다.

같은 해 발표된 ‘내동생 아영이’(창작과비평사)에서는 다운증후군 장애를 가진 아영이의 입학 문제를 두고 벌어지는 한 가정 갈등과 화해를 주제삼아 장애 자녀로 인한 가정불화, 특히 장애 자녀의 교육권침해에 대한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이에 대해 방 편집장은 “전에 비해 최근 장애인 동화는 장애인을 무조건 불쌍하게 인식하는 대신 좋은 점은 부각하고 가깝게 접근해 장애인을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장애인동화의 질적 변화이외에도 최근 장애를 소재로 한 장애인동화가 다수 출판되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은 장애인 작가가 아닌 순수 동화작가들 사이에서 보여지고 있다는 점에서 세간의 주목을 끌고 있다.

방 편집장은 “장애인 작가가 아닌 일반 순수 동화작가들만 따져볼 때 장애인동화가 증가 추세라고 말할 수 있다”며 “내용면에서도 일반 동화작가가 쓴 장애인 동화는 장애인작가가 쓴 동화와 장애를 바라보는 관점도 별반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 일반동화작가들에 의해 쓰여진 장애인동화의 현황

이와 관련 방 편집장은 “장애인 동화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예전에 없던 고무적인 현상”이라며 “정책으로 해결하지 못한 장애인 인식 개선의 목표를 성공시키기 위해 최근의 장애인 동화의 양적인 증가를 환영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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