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부터 18일까지 전국IL자조단체협의회(http://cafe.daum.net/KDIL)는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앞에서 정부의 자립생활 보장을 요구하며 1인시위를 벌였다. 사진은 중증장애인독립생활연대의 시위 모습. <

"우리는 올바른 자립(독립)생활의 이념을 확대하고, 각 단체간의 연대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한국의 자립생활모델을 제시해 우리의 당당한 권리인 지역사회에서 중증장애인이 생활할 수 있는, 제도적 지원을 요구하는 정치적 힘을 갖기 위해 모였다."

지난 18일 서울 정립회관에서 출범한 전국IL자조단체협의회(준)의 위원장직을 맡은 한국자립생활네트워크 최용기(38·지체1급) 회장은 자립생활단체들이 전국적인 협의체를 구성한 목적을 이렇게 설명했다.

IL협의회에 참여한 단체는 광주우리이웃자립생활센터,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 대구밝은미래독립생활센터, 서울장애인연맹(자립생활특별위원회),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 장애시민행동, 전주손수레자원봉사회, 전주작은자자립생활센터, 제주자립생활을 실천하는 사람들의 모임, 중증장애인독립생활연대, 피노키오장애인자립생활센터, 한국뇌성마비장애인연합, 한국자립생활네트워크, 한국장애인자립생활연구회 등 총 14개 단체다. 모두 장애인 당사자들이 중심이 돼 운영하고 있는 우리나라 자립생활운동의 핵심 단체들이다.

IL협의회 구성 논의는 지난해 8월 서울 한벗회관에서 첫모임을 갖고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자립생활운동단체들의 힘을 하나로 결집해야한다는 필요성에 공감한 이들은 약 8개월 동안의 준비기간을 거쳐 최근 협의체를 구성해냈다. 하지만 아직도 준비해야할 일이 많다며 이들은 협의회에 '준비위원회'라는 딱지를 붙여놓았다.

"아직 장애인을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립생활에 대해 잘 모르고 있기 때문에 자립생활에 대한 제대로 된 지원이 없다. 특히 자립생활의 필수 요소인 활동보조인이 매우 부족하다. 물론 활동보조인에 대한 교육프로그램도 없다. 궁여지책으로 자원봉사자를 활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활동보조인은 중증장애인들이 자립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인프라와 같은 것이라고 최 위원장은 설명했다. IL협의회는 지난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기획단에 합류해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앞에서 정부의 자립생활 보장과 활동보조인 서비스의 제도화를 요구하며 1인 시위를 벌인 바 있다. 이는 IL협의회의 공식적인 첫 사업으로 기록됐다.

▲ 지난 19일 420장애인차별철폐 문화제에 참석해 연대사를 하고 있는 최용기 위원장.<에이블뉴스>
이제 첫 걸음을 내디딘 IL협의회는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프로포절 작성 등 기초적인 실무능력이 돼 있지 않은 상태다. 최 위원장은 "최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전국의 자립생활관련단체 중 공모를 통해 10곳을 선정해 오는 5월 10일 총 4억 5천만원을 지원한다고 밝히는 등 여러 사회복지사업 지원단체에서 자립생활관련 사업을 지원하고자 하지만, 자립생활 기관들의 실무자 대부분들이 아직 프로포절 작성기법도 모르는 상태"라고 고백했다. 이에 IL협의회는 오는 30일 정립회관 세미나실에서 자립생활자조단체 대표 및 실무자를 상대로 프로포절의 작성과 수행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이제 첫 걸음을 내디딘 IL협의회는 오는 9월경 공식 출범을 할 예정이다. 최 위원장은 "보다 많은 장애인이 자립생활을 통해 사회로 나와 '사회의 변혁'을 이뤄야한다"고 강조하며 앞으로의 계획들을 밝혔다.

"앞으로 전국IL자조단체협의회(http://cafe.daum.net/KDIL)는 중증장애인들이 주체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자립생활에 대한 워크숍을 실시하고, 지역 간의 자립생활 현황 비교, 네트워크 구축 등의 지식 전달과 함께 실천을 통한 올바른 자립생활의 이해를 도모할 계획이다. 또한 재활패러다임을 자립(독립)생활패러다임으로 전환한다는 목표로 이를 실천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들을 모색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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