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립회관 체련단련실에서 체력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003년 3월 24일부터 28일까지 정립회관 체육관에서는 장애청소년 124명이 모여 체력평가를 받았습니다. 정립회관은 27년 동안 서울지역 지체장애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체력평가를 실시해왔습니다.

장애청소년들이 학교생활에서 가장 힘들어하는 것은 집단 왕따와 아이들의 놀림등으로 심한 상처와 스트레스를 받는 것입니다. 또래집단과의 관계에서 오는 어려움들 말고도 아이들이 장애를 심각하게 느끼게 하는 것은 체육활동을 포함한 예·체능 수업시간에서 참여할 수 없는 환경입니다.

일반적으로 중·고등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체육활동은 달리기, 뜀뛰기, 축구, 공주고 받기. 멀리뛰기, 배구, 농구, 피구, 등 과격한 운동으로 이루어져 장애학생들은 매우 참여하기 힘듭니다. 힘들게라도 참여하려면, 다치기 일쑤이고, 체육활동에 참여하는 장애청소년의 모습에 또 다른 놀림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체력평가에 참석한 한 부모님은 ‘우리 아이는 체육시간이 있는 날을 소설책을 가지고 간다. 체육시간에 교실에서 혼자 소설책을 읽던가, 자습을 한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체육 수업에 제대로 참여 할 수 없는 장애청소년들은 멀리 떨어져 한쪽 귀퉁이에 앉아서 구경하거나, 빈 교실에서 혼자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 순간들 아이들은 무엇을 느끼고 있을까요? 체육활동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난 안 해서 너무 좋아’라고 생각하는 아이들은 없을 테죠.

구조적으로 함께 할 수 없는 환경은 분명히 차별적인 교육과정입니다.

어느 한 부모님은 아이를 혼자 남겨 둘 수 없어서 체육시간마다 출퇴근을 하신다고 합니다. 함께 체육활동을 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어떤 체육선생님은 다른 아이들은 실외활동을 하는데 하체가 부실하니, 상체를 튼튼하게 하기 위해서, 혼자만 체육관에서 역도를 하라고 권했다고 하더군요. 혼자하는 체육활동, 아이의 장애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단순한 지시, 이것이 아이를 힘들게 하는 것입니다.

이런 과정에서 장애청소년들은 제대로 된 체육점수를 받지 못해 매우 속상해하고, 자신의 신체적 장애를 다시한 번 느끼게 하는 위축으로 부정적인 효과를 가져옵니다. 체육과정을 성적으로 평가한다는 것이 잘못된다라는 원초적인 비판도 할 수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이 과정에서 불이익을 당하는 장애청소년들이 많은 것은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체육과정에 장애청소년들이 참여 할 수 있는 체육프로그램편성하고, 획일적인 평가방법을 바꿔서 다양하게 적용하며, 서울지역에만 있는 체력평가과정이 전국적으로 확대실시 되어 지방에 있는 장애청소년들도 그 적용을 받을 수 있게 해야 합니다.

한참 감수성이 예민하고, 성장의 변화가 심한 때에 장애를 고려하지 않는 제도권 교육은 또 다른 폭력으로 다가간다는 점들를 청소년 체육교육 관련한 담당자들은 알아야 할 것입니다. 장애청소년들도 체육 수업에 당당하게 참여할 수 있는 권리자임을 알고, 그들에게 맞는 교육과정편성을 하루 빨리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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