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장애인연합은 지난 11일 서울여성플라자 4층 시청각실에서 2004년 제17대 총선 여성장애인 후보 초청 간담회를 개최했다. <에이블뉴스>

지난 11일 서울여성플라자 4층 시청각실에서 한국여성장애인연합 주최로 열린 제17대 총선 여성장애인 후보 초청 간담회는 열띤 분위기 속에 3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진행됐다.

이날 간담회에는 한나라당에 비례대표 공천신청을 해놓은 한국저시력인연합회 미영순 회장과 열린우리당에 비례대표 공천신청을 해놓은 열린우리당 장향숙 중앙위원이 참석했다. 한나라당 비례대표 신청자인 이정선 서울시의원은 불참했다.

주최 측에서는 열린우리당에 비례대표 공천신청을 해놓은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신필균 이사장도 초청을 시도했지만, 지방출장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이날 간담회는 첫 여성장애인 국회의원을 향한 장애인계의 열망이 그대로 묻어나는 자리였다. 비록 2명의 예비후보밖에는 참석하지 못했지만 간담회 장은 시종일관 진지함과 뜨거움 속에 진행됐다.

때때로 패널 토론자들은 날카로운 질문을 던져 예비후보자들을 당혹스럽게도 했으나, 이날 자리는 예비후보자들과 방청객들이 여성장애인의 문제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하는 시간이 됐다.

에이블뉴스는 이날 간담회에서 진행된 제2부 패널토론과 제3부 플로어 질의응답을 지면으로 옮겼다. 부득이하게 녹취한 부분이 잘 들리지 않아 그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음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제2부 패널토론

사회:한국여성장애인연합 이예자 상임대표

패널:장애여성공감 박영희 대표, 장애인편의시설촉진시민연대 배융호 기획실장,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김미연 기획부장, 한국농아여성회 조태순 회장.

패널로 참석한 장애여성공감 박영희 대표, 장애인편의시설촉진시민연대 배융호 기획실장,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김미연 기획부장, 한국농아여성회 조태순 회장. <에이블뉴스>

장애여성공감 박영희 대표:미영순 선생님은 '장애 쪽에 있어서 신인이다'라고 말씀하셨는데 특히 장애여성운동에 대해서 어떤 소견을 가지고 계신지? 장애여성에 대한 현실적인 문제를 어느 정도 알고 계신지 알고 싶다.

미영순:고등학교를 마치고 그 다음부터는 여자로 살아본 적이 없다. 나는 외동딸이고 어머니가 교포 2세고 서른넷에 한국에 처음 오셨다. 우리 또래 여자들은 여자가 시집이나 가면 되지, 계집애가 뭘 하느냐 이런 소리를 듣고 자랐지만 나는 그런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다. 여자라서 못할게 뭐냐 여자도 다 할 수 있다, 늘 그런 말만 들어서 머릿속에 여자라는 개념이 사실은 없다. 평등을 넘어서 남녀 구분지어 생각해 본적이 없고 그저 화장실 갈 때만 '아 내가 여자지' 이런 생각을 한다.

우리 회원 중에 실명으로 가는 병에 걸렸다. 이 분이 중풍에 걸린 시어머니를 모시고 있어서 시어머니 수발을 들려면 치료를 해야 했는데 엉터리 의사가 고칠 수 없는 병을 수술하면 고칠 수 있다고 했다. 근데 시골 분들이 그게 고칠 수 없는 병이라는 걸 잘 모르니까 그분더러 "저것이 잔머리 굴린다"라며 중풍 노인을 씻기고 닦아주고 갈아주고 해야 하는데 킁킁 냄새 맡으면서 하고 더듬거리면서 하니까 잔머리 굴린다고 했단다. 그래서 그분이 자주 상담을 요청해 왔는데 "나는 하루 빨리 아예 맹인이 돼버렸으면 좋겠다"고 울면서 호소했다.

이게 장애인의 현실이다. 요즘 결혼을 가볍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데 어떤 사람은, 본인은 독신주의처럼 살면서 반반하게 생긴 청각 장애여성을 옆에 두고 돈안드는 파출부로 쓰고 있는 경우도 봤다. 고학력 여성장애인들이 혼인율이 낮다고 들었다. 배우면 배운 대로, 못 배우면 못 배우는 대로 이용을 당하면서 살고 그래서 장애여성이 장애인 중에서도 더 힘들다고 생각했다. 나는 그나마 배운 것이 있고 내 가족이 없으니까 배운 것을 그분들한테 도움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박영희:한 가지 더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는데, ‘비장애인들이 공과금을 내고 거스름돈을 장애인들의 연금으로 사용하는 게 어떠냐’라고 말씀하셨는데 그런 거스름돈을 받아서 장애인들에게 연금이 지급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시는지?

한나라당 비례대표 공천신청을 한 한국저시력인연합회 미영순 회장. <에이블뉴스>

미영순 “버려지는 돈을 장애인연금으로…”

미영순:그게 맞는다는 얘기는 아니지만, 장애인도 직장이 있으면 연금을 보장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직장이 없는 사람은 유예시키고 있는데 그렇게 하면 평생 직장을 못 갖는 장애인들은 어떻게 하느냐.

박영희:그건 국가에서 책임을 져야 되는 게 문제가 아니냐. 장애인이 노동의 현장에서 비장애인이 연금을 내는 것과 똑같이 낼 수 없는 사회적인 구조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닐까.

미영순:물론 그렇게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겠지만 정부가 연금을 못 만들어 준다니까 그럼 이렇게라도 해보자라는 것이다.

박영희:거스름돈으로 장애인의 연금을 보장한다는 것은 또 하나의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 아니냐.

미영순:그렇게까지 생각해 본적은 없고 당장 비장애인들은 연금을 받는데 자신들은 낸 것이 없으니 그것을 보장 받지 못하니까 버려지는 돈만이라고 아껴서 장애인 연금으로 쓰자는 취지다. 직업능력개발연구원이라는 곳에 장애인 직업에 대해 같이 연구하자 했더니 지금 멀쩡한 사람들도 다 앉아서 놀고 있다는 대답만 들었다. 힘든 장애인 취업의 벽을 뚫기보다 쉬운 쪽으로 접근을 해보자는 의도가 있는 것이다.

박영희:뜻은 알겠지만 장애인의 여러 정책 속에서 당연히 받아야 할 권리라는 것이 있는데 비장애인이 쓰고 남는 돈을 받아 써야 한다라는 기본적인 사고에서 출발을 하지는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장애인에 대한 예산이 기본적으로 있어야 한다. 예산이 있으면 주고 없으면 안 쓰는 것이 되는 정책이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장애인편의시설촉진시민연대 배융호 기획실장:미영순 후보님께 질문을 드린다. 장애인계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고 참신한 인물이라는 평을 받으실 것 같은데 여성장애인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해보지 않았다라는 점과 정치학을 전공했다는 점에서 장애인 비례대표로서의 정체성이 좀 부족하지 않느냐 하는 지적을 예상해볼 수 있다. 그 부분에 대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또한 아까 말씀하신 연금문제가 직업이 없어서 연금을 받지 못하는 장애인을 위해 생각해낸 방법인 것 같은데 나는 직업이 없을 때도 국민연금을 냈다. 근데 그것을 받는다고 해도 사실 살아가는데 아무런 도움이 안 되고 있는 국민연금이다. 그래서 장애인계에서는 무기여연금제를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정부에서는 예산이 없다는 얘기를 많이 하는데 예산이 없다면 국방비나 다른 부분을 삭감을 하는 게 어떤가 하는 것을 생각해 보지는 않았는지. 장애인의 의료비와 교육비를 지원하는 정치를 하고 싶다고 했는데 국민연금도 예산이 없는데 그 예산을 어떻게 확보할 예정인지?

장향숙 후보는 공약이 포괄적이다. 편의시설에 관한 것은 보건복지부에서 관할하고 있는 데 장애인계에서는 건설교통부로 옮겨야 하지 않느냐 라고 주장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동권 보장 법률제정도 하신다 했는데 건설교통부에서 해야 한다는 의견과 공대위가 발족을 해서 법안을 낸다 하는 의견이 있는데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항상 예산문제가 걸린다. 늘 예산이 부족하면 복지예산이 깎인다. 작년 예산 같은 경우 교육인적자원부에서 각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편의시설 설치비용 지원에 대한 예산이 있다가 나중에 장애 아동에 대한 학습 보조자 문제가 터지면서 예산이 부족하다고 예산을 삭감했다. 예산을 지원하기는커녕 모자라면 다른 쪽 예산을 깎아 버리는 조삼모사식의 정책 운영을 한다. 예산확보에 대해 어떤 노력을 할 것인지 궁금하다.

미영순 “일반인이 공감하는 장애인운동 펼쳐야”

미영순:장애인으로서 살아서는 안 되고 보통사람처럼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장애인의, 장애인만의 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장애인들끼리만 사는 건 아니다. 일반인들이 입장도 고려해서 이거 먹고 떨어지라는 식이 아니라 정말 공감하면서 같이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장애인만 사는 사회가 아니기 때문에 일반인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장애인 운동, 장애인의 요구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개혁론자라기보다는 개량주의자이다. 우리 역사에서 늘 안타깝게 생각하는 사람이 조광조다. 조광조의 그 좋은 이상을 방법을 조금만 부드럽게 하고 1년에 할 거 2년에 하고 3년에 하면 됐을 거다. 지금 여기 앉아 있는 장애인이 혜택을 못 받더라도 다음세대가 받을 수 있는 거다. 지금 당장 뭘 이루어 내겠다고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연금도 안 되면 정부에 요구만 할 게 아니라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봐라 우리 이만큼 했다. 그런데 왜 나머지를 해결해 주지 않느냐 라고 요구한다면 국가가 들어주지 않겠느냐.

국가 경영이 보호해야 할 사람을 먼저 보호해야 하지만 우리 분단현실을 생각하면 국방비를 깍을 수는 없는 노릇이고 굉장히 힘든 일이다. 전 지구가 같이 돌아가는 일인데 우리가 혼자 국방비를 줄일 수는 없는 노릇이다. 국방비 삭감은 생각해 본적이 없다. 다른데서 찾아 낼 수는 있을 것이다. 아직은 속속들이 잘 모르기 때문에 어디서 예산을 확보해야 할 지 잘은 모르지만 이것이야 말로 급하다 반드시 받아야 하는 사람들이 적다고 해서 지급을 안 하는 것은 아니다는 지적은 할 수 있다.

열린우리당 비례대표 공천신청을 해놓은 열린우리당 장향숙 중앙위원. <에이블뉴스>

장향숙 “이동보장법, 최대한 장애인에게 유리하게”

장향숙:장애인 편의시설 증진에 대한 것이 보건복지부 관할인데 그것이 건설교통부로 가는 것이 좋은지, 보건복지부에 있는 것이 좋은지를 묻는 질문 같은데 솔직히 말해 개인적으로 그 부분에 대해 정확하게 모른다. 내가 생각하기로는 건설교통부에 있는 것이 좋지 않는가 생각한다.

그리고 건설교통부에서도 이동보장에 관한 법률을 준비하고 있다는 얘기 아닌가. 이동권 연대에서 이동보장 법률을 준비하고 있는데 어느 쪽을 더 찬성할 것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당연히 장애인이니까 장애인에게 유리한 쪽으로 가지 않겠느냐. 그러나 얼마나 실현가능성이 있느냐고 묻는다면 얘기가 달라질 것이다.

내가 지금 말할 수 있는 것은 할 수 있는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하여 장애인에게 유리한 쪽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동권에 관한 문제는 휠체어 장애인이라면 모두 어렵고 당사자인 나는 더더욱 더 민감하지 않겠는가.

내가 항상 생각하는 것은 시책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책이 어느 부서에서 어떻게 해야 옳은지를 생각하는 것이다. 이동권 문제에서 기본적으로 내가 당사자로서 느끼는 사람이므로 이동법률에 대한 것은 최대한 장애인에게 유리하게 일을 하겠다.

미영순:잠깐 말씀드리자면 휠체어 장애인은 지하철 유도블록이 패여서 기우뚱하지만 시각장애인은 그 블록에 의지해서 다닌다. 그래서 유기적인 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장향숙:인정합니다, 네.) 장애의 종류에 따라 서로 절충하는 방안이 있어야 한다. (장향숙: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김미연 기획부장:장애여성들을 생각할 때 장애여성은 장애인이고 여성이기 때문에 이중, 삼중으로 고충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 정치적인 환경에서는 어부지리처럼 장애인 영역도 포함하고 여성의 영역도 포함시키는 계산에 의해 각 정당이 여성들에게 비례대표로 여러 자리를 내놓은 게 아닌가 싶다. 그런 상황에서 자리가 주어졌지만 그것 또한 기회이기 때문에 잘 활용해야 한다. 두 분에게 묻고 싶다. 장애여성이 비례대표로 선호되는 것에 대한 입장, 거기에 있는 모순적인 지점들을 어떻게 해결하실 것인지 궁금하다.

그게 우리들의 관건이라고 본다. 그리고 장애계가 국회의원을 배출하긴 했지만 장애계의 정치세력화가 장애인 유권자와 어떤 관계를 가질 것인지 궁금하다. 정치세력화는 지금 이 시절에 본격화 되는 것 같다. 장애계 자체의 정치세력화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며 그 안에 장애 여성들이 어떻게 위치해야 하는가에 대해 묻고 싶다.

정치세력화 속에 지역출마 하는 장애인 정치세력화와 비례대표로 나오는 장애인을 비교했을 때 전체 장애인의 입장에서 둘 사이에 어떤 관계를 가져 가실건지 질문하고 싶다. 오늘 아침에 장애인직업재활근로작업장에서 지속적으로 성폭력 당하는 장애여성을 MBC에서 보도하는 것을 봤다. 장애여성 성폭력 문제는 그 문제가 너무 심각하다. 장애여성이 성폭력과 가정폭력의 대표적인 대상이 되었다. 장애여성에 관련한 질문은 이런 장애여성의 성폭력 문제에 대해 묻고 싶다.

마지막으로 드라마나 영화나 예를 들면 서태지 뮤직비디오에서도 장애여성이 나오는데 매스미디어에서 이미지화 되고 있는 장애여성들에 대한 생각은?

미영순 “한나라당 변화시키기 위해 한나라당으로 간다”

미영순:내가 한나라당으로 신청한 이유를 들으면 황당할지 모르겠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민주당에 있을 때 장애 쪽에서 정치를 하지 않겠느냐고 제안해왔다. 근데 정치학을 하는 사람이 저시력 어쩌고 하니까 그런 것 같은데 나는 공식적으로는 고개도 안 돌렸다. 열린우리당도 창당 과정에서 같이 해보지 않겠느냐 했는데 한나라당만 부르지 않았다. 그래서 열 받아서 그랬다. 장애인의 문제를 이정도로 가볍게 생각하고 있구나 내가 좀 가르쳐야겠다고 생각했다. 한나라당은 장애인 티오(TO)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남녀만 구분되어 있다.

내 경우는 지금 1차 신청서 받은 다음에 다시 연락이 왔다, 어제까지 신청 다 끝났는데 신청을 해줬으면 좋겠다해서 냈는데 신청서만 내놓았다. 가까운 회원 외에는 잘 모른다. 총선연대에서 한꺼번에 내라고 해서 낸 것이 다이고 지금 정치바닥으로 들어가기 위한 일을 아직까지는 해본 적이 없다. 기회를 주면 이제까지 감춰졌던 것을 보여줄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보여줄 기회가 없을 것이다. 아직 자리에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도 모르겠지만 자리에 들어가면 무엇이든 보여 줄 것이다.

지역과 비례의 차이는 경증이나 중증의 차이 뿐인 것 같다. 경증장애인이라서 지역으로 나왔더라도 자신이 장애가 있으니까 다른 사람보다는 장애인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을 할 것이고 그래서 활동을 하는 것은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국회에서는 비례대표를 좀 우습게 안다. 옛날 같으면 돈 내고 자리 꿰찬 정도로 생각하는 게 이번에는 그런 생각이 많이 사라졌다. 지금은 돈으로 되는 게 아니니 지역이나 비례나 별로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장애인 문제에 관한 한 모두 똑같지 않겠나.

장향숙 “몇몇 학벌주의 장애인만으로 정치세력화 안돼”

장향숙:당에서 여성이라서 장애인을 선호하는지 아닌지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내가 비례대표 신청했고 그건 우리 쪽에서 생각하는 생각이지 당 쪽에서 그렇게 생각해 주면 내가 그 자리에 있겠나?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쉬운 문제가 아니다. 내가 여성이라서 장애인이라서 비례대표의 선호도가 더 높다 이게 어쩌면 현실일지도 모르겠지만 절대 내가 어부지리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 내가 장애인 인권 운동한 역사나 여성장애인 인권 운동한 역사나 한국여성운동사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사적 의미를 갖는지 알고 있다. 한국의 여성운동사가, 여기서 여성운동사라는 것은 말하자면 한국여연을 중심으로 진보여성, 시민단체 사회들의 여성운동사를 말하는 것이다. 그 역사 속에서 주류와 비주류가 있다. 그런데 아마 주류와 비주류 중에도 가장 제3지대에 있는 것이 여성장애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한국여성운동사에서 여성장애인들이 그 안에 연합으로 활동하는 자체가 자기들이 끼워준 게 아니고 굉장히 중요한 한국여성 운동사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기여한다고 본다.

장애인계 정치세력화와 인권운동과의 관계는 굉장히 민감하고 관심을 많이 가지는 부분이다. ‘장애인 정치세력화가 소위 우두머리 몇 인간들과 소위 엘리트…’라고 말했다가 항의를 많이 받았다. 엘리트가 아니라 학벌주의자들, 소위 성공신화에 매달려 있는 몇몇의 장애인들이 국회에 있다고 해서 장애인 정치 세력화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진정으로 장애인계에서 활동하고 참여하고 장애인의 정당한 권리를 찾고 배타적인 당사자주의가 아니라 장애인 주권 회복을 하는 것으로서의 당사자주의라고 한다면, 그 안에 정체성이 있는 그러한 장애인들이 정치권에 가야하는 것 아닌가?

그랬을 때 진정으로 정치세력화가 되고 그들을 인정하지 않겠는가. 그렇게 투명성을 갖추어 간다면 그 속에는 분명 장애인인권 운동과 장애인 정치세력화는 연관성이 있게 되는 것이고 인권 운동에 마이너스가 되진 않을 것이다. 내가 지나쳤는지 모르겠지만 그 안에서 가장 소수자이고 소외받은 여성 장애인 문제가 얘기 될 수 있지 않겠느냐.

지역과 비례. 지역으로 가는 것이 사실 현실적으로 훨씬 어렵다. 미영순씨 말처럼 어느 정도 경제적인 기반도 있고 지역구에 출사표 던질 만큼 입지도 있지 않겠나. 우리가 현시점에서 생각할 것은 지역이나 비례 둘 중 누가 더 어렵고 아니다의 문제가 아니다. 비례대표 역시 무척 어려운 일이고 나 자신도 비례대표가 될지 안 될지는 모르는 일이다.

여성장애인 성폭력 문제는 그 아픔을 내가 익히 알고 있다. 만약 나에게 국회에 들어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여성장애인 관련 기본법 같은 원론적인 입장에서 생각을 할 것이다. 장애인 관련법이나 여성 관련법, 그러니까 성폭력 특별법에도 장애여성 성폭력 문제가 동그라미도 아니고 세모꼴로 애매하게 되어 있다.

최근에 제정된 성폭력 방지법에도 그렇게 기대를 했음에도 그나마 세모꼴 들어가는 것도 힘들었다. 내가 국회에 간다면 가정폭력방지법에는 여성장애인 문제는 아예 들어가 있지 않는데 여성장애인 문제에 대한 법률을 그 법안에 독립적으로 인권이 보장되고 폭력이 방지될 수 있는 법안을 마련하는 데에 노력할 것이다.

미디어에 관해서는, 나는 이문열은 노(NO)다. 그런데 오아시스는 완전히 NO라고 말할 수는 없다. 기본적으로 미디어는 장애인을 대상화 시키는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장애인에 대해 자꾸 얘기 되는 것은 분명 필요하다. 그러나 그것이 대상화 되는 것은 용납할 수 없고 모니터링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미연:장애인계에서 여성 리더십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풍토와 장애인을 보호하는 작업장 같은 곳에서 나이어린 장애여성이 성폭력의 대상이 되는 것에 대한 싸움의 대상이 장애가 되어 버린다. 남성중심적인 장애운동과 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다.

장향숙>:내가 부산장애인총회 나왔을 때 남자 장애인들이 나를 엿같이 봤다. 나를 한복 입혀서 서빙 시킬 수는 없으니까 그걸 요구하진 않는데 나를 여성장애인 우두머리라고 보고 **당은 여성장애인 옷 곱게 입혀서 자기당 행사할 때 좀 와서 분위기 빛내주지 않나 기대 했지만 다 무시했다. 그들이 욕하면 나도 욕했다.

부산에서 장애인 단체 장애인이 자기 단체의 여성장애인 회원을 성폭행 했다. 그러나 너무나 교묘하게 했기 때문에 피해자는 많이 있는데 감옥에 집어 넣을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우리 상담원에서 고발했다. 그리고 싸웠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시설내의 그런 문제들 내가 잘 알고 있다.

미영순 “진정한 다수는 소리를 내지 않는다”

미영순:정치세력화 문제에 대해 답변을 하자면 정상인이건 장애인이건 정말 다수는 세력화가 되지 않는다. 티도 안낸다, 그것이 다수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아픈 곳이 없어서 소리를 내지 않는 것이 아니고 세력화까지 안 되더라도 진짜 다수는 소리를 안내고 있다는 것을 다 알고 있다. 한국사회는 울어야 젖을 준다라는 입장과 그렇게 되면 거부감만 주기 때문에 접근을 해서 부딪쳐야 한다는 입장이 여성운동가들과 부딪치는 부분이다. 내 생각은 두 기능이 다 필요하다. 이런 사람과 저런 사람이 같이 일을 해야 한다. 세력화라는 말을 쓰지 않아도 진정한 다수가 소리없이 있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힘을 발휘할 것이다.

장애인 성폭력에 대한 것은 안마시술소에서 돈을 뜯기는 시각장애인이 많다. 교육이라는 것이 학교가 문제가 아니고 아는 것이 힘이다. 장애인도 자신이 자신을 지킬 수 있도록 충분히 교육을 받아야 하는데 그럴 수 없는 상황이 많아서 자꾸 그런 일들이 일어난다. 그래서 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미영순 “시각, 청각 유기적으로 얽혀 도와야”

장향숙 “청각장애인 의사소통 문제해결 중점”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에서 여성장애인들을 위해 각각의 꿈을 펼쳐보겠다며 공천신청을 해놓은 미영순씨와 장향숙씨. <에이블뉴스>

한국농아여성회 조태순 회장:미영순씨는 언제 장애인이 됐습니까?

미영순:고등학교 2학년때 시각장애인이 됐다.

조태순:나도 중도 장애인이다. 오늘 수화통역사가 참석하지 않았다면 오늘 이런 얘기들을 못 들었을 것이다. 사람들은 청각이 건강하고 이동이 편한데 뭐가 부족하냐고 한다. 나는 장애인중에 가장 가슴 아픈게 청각이라고 생각한다. 몸이 불편하고 보이지 않아도 다 듣고 입으로 자기 생각을 말 할 수 있지 않느냐. 청각장애인은 잘 듣지 못해 자기 생각을 표현하기 힘들고 하더라도 동문서답하는 경우가 많다.

교육에 대해 말했는데 어떤 목표로, 방향으로 농아인을 위한 일을 하겠는가?(장향숙씨에게 질문) 때로는 농아가 수화를 못하고 의사소통이 안 되기 때문에 청각장애인의 문제를 정책에 반영하기 힘들다. 아직도 장애정책은 지체 중심이라서 안타깝다. 괜히 농아인에 대한 폭력적이라는 편견을 가지게 되는데 신체가 건강하기 때문에 잘만 가르치면 질 좋은 삶을 영위할 수 있는데 관심이 부족하다. 건강하기 때문에 성폭행도 많이 당한다. 앞으로 농아인에 대해 어떤 목표를 가지고 정책을 해 나갈 것인가.

미영순:우리 속담에 남의 염병이 제 고뿔만 못 하다라는 말이 있다. 모든 장애인들이 자신의 장애가 가장 불편하다고 생각한다. 시각장애인들도 몸이 천 냥이면 눈이 구백 냥이라는 말을 한다. 어느 장애인이 편하겠느냐, 모두 똑같다. 시각장애인이 전체 장애인의 20%이고 지체장애인이 60%정도고 청각장애인이 10%정도이다. 그러니 시각, 청각장애인이 잘 지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활동을 할 때 청각장애인을 섭외를 하기도 했었다. 과거 일제 때 우리나라에 특수학교를 세울 때 당시에는 시각과 청각 장애인이 같은 학교에 다녔다고 한다. 그러면 일방적으로 시각장애인들이 얻어맞았다고 한다. 그래서 나이 드신 어르신들은 같이 뭔가를 하자고 하면 무슨 소리냐며 펄쩍펄쩍 뛰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끼리 서로 돕지 않는데 무엇을 하겠느냐. 시각이나 청각과 같은 서로 다른 장애를 가진 사람끼리도 함께 유기적으로 얽혀 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장향숙:청각에 대해서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인가?(조태순: 그렇다.) 얼마 전에 부산에서 우리 청각장애인들의 미래를 짊어지고 갈 청각장애인 한사람이 죽었다. 내가 잘 알고 있던 친구인데 나보다 나이가 어리지만 삐삐문자를 개발하기도 했고 사진작가이기도 하다. 바닷가에서 소변보러 갔다가 바다에 떨어져 죽었는데 고함을 지를 수 없어서 목숨을 잃었다. 얼마 전에 에이블뉴스에 '부산장애인계 별 하나 지다' 라는 제목으로 보도가 나갔다. 내가 왜 이런 얘기를 했냐하면 그 친구와 늘 눈으로 말을 하지만 내가 그 친구에게 얼마나 그 친구가 소중하고 중요한 사람인지 말해주지 못해서 안타까웠다.

나도 청각장애인이 가장 멀쩡한 줄 알았다. 그런데 내가 30대 초반에 직업재활원에 있을 때 청각장애인이 있었는데 평소엔 너무 아무렇지도 않다가 갑자기 교무실 유리창을 깼다.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다는 것,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싶은데 그것이 소통 되지 않았다는 것에 유리창을 마구 깬 것이다.

전에는 내가 가장 중증 장애인이라고 생각했다. 나에게 다리 꺾어진 채로 살거냐, 말 못하는 상태로 살 거냐고 묻는다면 나는 다리 꺾어진 채로 살 거라고 입은 살아있으면 좋겠다고 대답할 것이다. 서로 말을 할 줄 알아도 의사소통이 안 돼서 국회가 난리인데 청각장애인이 의사를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가 얼마나 크겠는가.

글로 쓰면 되지 않느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문장에 익숙해지는 것은 굉장히 힘든 일이다. 수화체계와 문자로 된 문장의 체계는 전혀 다르다. 그런 것들을 보면서 농아인이 심각한 장애라고 생각했다. 실질적으로 같이 활동을 했을 때도 지체장애인과 시각장애인은 잘 어울릴 수 있는데 청각장애인은 어울리기가 힘들었다.

앞으로 농아인에 대한 일들을 구체적으로 말하기 지금 당장 말하기는 힘들지만 내가 그런 애로사항을 알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열린우리당에서 당원 대회를 하는데 수화통역사가 없었다. 그래서 나에게 급하게 부탁해서 여기저기 연락해서 수화통역사를 세웠다. 이런 세상이 되지 않아야 한다. 일반인들이 먼저 그런 문제를 생각하게끔 하도록 노력을 해야 한다.

미영순 “비장애인 용어는 장애인들만 쓰는 말”

박영희:용어선택에 있어서 말하고 싶은 것이 있는데, 일반인이라고 말씀했는데 비장애인이라고 말씀해주셨으면 좋겠다.

미영순:내 나름대로의 생각이 있다. 비장애인이라는 말은 장애인들만 쓰는 말이다. 나는 장애인들이 다른 사람과 전혀 다른 별종이라고 생각 치 않는다. 장애인도 이 사회 속에 묻혀서 살아야 한다. 시각장애인이 아닌 사람을 정안인이라고 하지만 이쪽 계통에서 일하지 않는 한 그 용어를 모른다. 자꾸 장애인을 구분하고 별도로 분리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안보여서 답답할 뿐이지 딱하거나 불쌍한 사람이 아니다. 장애인들 스스로 자신이 특별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듯 우리도 똑같이 생각해야 한다. 이것은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오후 4시경 개인적인 사정으로 미영순씨 퇴장.)

박영희:장애여성 부분에 대해 잘 알고 계시지만 좀더 구체적으로 알고자 질문을 드린다. 정신지체 여성이 성폭력을 당했을 때 사법부에서 진의에 대해 자꾸 의심을 한다. 외국 같은 경우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진의 위원회가 구성되어 있는데 우리도 그러한 조직을 만드는 것이 어떨지 생각해봤는데 의견을 듣고 싶다.

성폭력은 그나마 상담소도 있고 적지만 그나마 쉼터도 있지만 가정폭력 같은 경우는 정말 위급한 상황에서도 쉼터가 없고 어떻게 접근을 할 수 없다는 것에 공감하리라고 생각한다. 그 부분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

장애여성의 교육의 정도가 낮을 수밖에 없는데 그것이 성차별로 인한, 여성이기 때문에, 딸이기 때문에 교육을 하지 않는 가정 때문이 아닌가. 장애인은 가족의 지원이 없으면 장애인은 사회화 될 수 없는데 그것이 다시 차별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장애여아에 대한 성차별에 대한 고민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장향숙:상담소를 하기 전부터 여성장애인성폭력에 깊이 개입을 했었는데 내가 법정에서 열 받아서 직접 싸우는 바람에 내가 도움이 안 된다고 법정에서 쫓겨난 경험이 있다. 내가 성질이 나빠서가 아니라 그만큼 억울해서 참을 수 없는 상황들이 있었다. 그 나쁜 XXX들 처단하는 방법이 없을까 소리없는 총이 없을까 생각한 적도 많았다. 짧은 나의 지식으로 알고 있는 외국의 법에서는 여성장애인을 가중 처벌하는 법이 있다. 우리도 있긴 하지만 매우 미미하다. 그리고 법적용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우리는 성폭행을 당한 당사자더러 자꾸 증명하라고 한다. 상황을 설명하는 것 자체가 수치스럽고 정신지체 여성장애인은 본인이 그것을 증명하기란 몸에 상처가 나지 않는 이상 불가능한데 법조인들이 그것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고 정신지체장애에 관한 용어를 전혀 모른다. 그러면서 일관성이 없다. 증명할 수 없다는 이유로 분명한 가해자가 있고 분명한 피해자가 있어도 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한다. 외국에서는 ‘가중처벌을 받아야 한다’라고 하긴 했는데 ‘장애인인지 몰랐다’라고 라면 ‘네가 그걸 몰랐다는 것을 증명해라’라고 한다. 법 적용에 대해 실효성이 있는 것을 만들고 적용해야 한다.

가정폭력에 대한 문제들은 많이 있었다. 위급한 상황일 때 성폭력 상담소라고 이름 붙였다고 해서 가정폭력 피해 여성들을 안 받을 수 있겠나. 보내주면 받아줄 수는 있는데 그 다음부터 어떻게 하느냐가 우리의 고민이다. 성폭력 가정폭력 통합 쉼터 운영이 현실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기본적인 대책이라고 생각한다.

장향숙 "장애인 예산문제, 피터지게 고민할 것"

박영희:통합상담이 될 경우 장애여성단체들의 열악한 환경을 봤을 때 그 기준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생각한다.

장향숙:예산에 대해서 나는 미 선생님과는 전혀 다르게 생각한다. 우리가 가장 바라는 것은 예산 확보다. 나도 이라크 파병 반대도 열심히 했고 통일운동도 했다. 왜 그랬겠는가. 국방문제가 안정되지 않으면 복지문제도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언제까지 군사비용 줄어들어서 복지문제 나아지리라 기대하겠는가. 이것은 국회가 달라져야 한다. 우리 사회에서 자원이 제대로 쓰이고 있는가를 고민하는 문제가 되어야 한다. 우선순위에 대해서 사회적으로 정의로운 우선순위를 가지고 있느냐, 그런 문제를 고민하는 국회가 되어야 하고 이것과 더불어서 복지문제를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소외계층에서 일했던 사람들이 국회로 간다면 그 문제에 대해 더 피터지게 고민해야 하지 않겠느냐.

제3부 플로어 질의응답

제3부 플로어 질의응답 시간에 첫 질문을 하고 있는 한국여성장애인연합 김미송 운영위원. <에이블뉴스>

한국여성장애인연합 김미송 운영위원:미 선생님이 먼저 가셔서 안타깝다. 장애인 연금법에 대해 의견을 말하고 싶다. 거스름돈 얘기를 하셨는데 그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 같고 내 생각으로는 국회에 들어간다면 사업을 계획하는 게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소액으로 복지복권을 만든다거나 크리스마스실을 이용해서 부족한 연금제를 대체 할 수 있는 사업을 구상했으면 좋겠다.

이건 사담인데 연금법에 대해서 어떤 분이 그랬는데 자기는 연금법이 되도 곤란할 것 같다고 했다. 그 이유가 자기는 어머니께서 자신의 이름으로 개인연금을 가입해놓았다고 장애인 연금법하고 두개 다 되면 어떤 걸 선택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런데 왜 장애인은 두 가지 연금을 타면 안 되나. 왜 장애인은 넉넉하게 살면 안 되나?

장향숙 “장애인연금제, 장애인계와 함께 추진”

장향숙:무기여 장애인 연금제도 도입은 노무현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놓았는데 실제로 하려고 했더니 예산문제 때문에 어떤 것이 현실성이 있느냐 논의가 많이 되고 있다. 일단 보건복지부와 한나라당에서 꼭 필요하다는 것은 모두 인정하지만 비용부담이 크기 때문에 이것이 사회적인 부담이 되어 장애인이 이 사회의 또 하나의 부담으로 작용하게 될까 염려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한나라당에서는 2007년까지 장애인 수당문제를 논의 하고 있다. 아직 장애의 범주는 정해지지 않았고 초기단계이다. 장애인의 사회활동에 있어서 장애인이기 때문에 비용부담이 더 크다는 얘기 같다.

전 장애인에게 수당이 돌아가야 된다고 했는데 나 역시 그것을 바란다. 똑같이 대학에서 교수를 하고 똑같은 돈을 받아도 한사람은 지하철이나 버스를 탈 수 있지만 한사람은 택시를 탈 수 밖에 없다. 나 같은 경우도 절대 호텔에 머물 수 있는 형편이 아닌데도 화장실 시설이 잘 갖춰진 곳이 호텔밖에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호텔에서 숙박을 하게 된다. 그런 문제에 있어서는 누구보다 잘 숙지하고 있고 알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다만 연금제도 도입에 대해서는 섣불리 얘기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장애인계가 이것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고 나 역시 관심이 많기 때문에 후에 이런 부분이 논의될 때 추진에 함께 하겠다.

위드뉴스 이철용 기자:한 분만 남아 있는데 진행해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 아까 엘리트, 학벌에 대한 비판을 하셨는데 그 사람들이 과연 대표성이 없어서인가 아니면 구조자체의 한계는 없는가 하는 생각들을 해보지 않을 수 없다. 어차피 열린우리당도 제도권 안에 있는데 현실의 변화나 인식을 보여줄 수 있는가. 제도권 안에 들어가면 예산 문제의 벽에 적응을 하게 될 텐데 그것을 다시 정당화 시킬 일이 생기지 않을 자신이 있는지 알고 싶다.

장향숙:내가 엘리트 장애인 얘기를 많이 해서 그것이 논란이 됐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내가 쉽게 얘기하는 것들의 저변에 깔려 있는 것들을 보면 우리 사회가 학벌주의라든가 성공신화에 대한 집착이라든가, 대리인적인 시각이 상당히 팽배해 있다. 그런 것이 바뀌지 않는 한 장애인뿐만 아니라 어느 분야든 정치권에 수렴되기 힘들다. 그런 부분들이 어렵다는 문제들이다. 지금까지 있어왔던 시각에서의 비례대표 선정이 된다면 다양하게 의견들이 수렴되기 힘들지 않겠는가. 그런 면에서 우리사회 학벌주의를 비판한 것이다.

두 번째 질문을 하셨는데 내가 왜 열린 우리당에 들어왔는지부터 이야기해야 할 것 같다. 열린우리당은 지금 현재 정당 문화를 바꾸고자 노력에서 출발했다고 생각한다. 거기에 내가 참여하고 새로운 정당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믿음과 희망을 가지고 들어갔다. 그런데 지금 여성문제 같은 것은 정말 현실적인 문제다. 다른 후보들도 장애인차별금지법, 연금제 문제에 대해서 얘기할 거라고 생각한다. 다른 후보들도 그렇다면 똑같이 정당에 들어가 그런 벽에 익숙해지지 않겠는가. 내가 들어갔을 때 최선을 다해 그것을 성취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 말고 방법이 있겠는가. 다른 후보도 마찬가지이지 않겠는가. 나도 똑같이 알고 있고 관심을 갖고 있고 최선을 다해 장애인계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말 이외에 무슨 말을 하겠는가.

이철용:최선을 다한다는 안일한 대답이고 후보자님도 다른 후보들이 말씀하셨듯이 구체적이고 개인적인 정확한 대안과 접근을 마련해야지 최선을 다한다는 말은 너무 성의 없지 않은가.

장향숙:예산확보에 대해서 국방비 예산 삭감 그런 얘기는 나도 생각했었다는 말을 아까 했다. 예산문제에 있어 우리가 예산이 어디에 쓰이고 어디에서 세금이 새는가를 감시하면서 예산을 확충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내가 지금 여기서 어디에서 얼마만큼 떼야 한다, 삭감해야 한다를 얘기해야 하는 것인가.

여성장애인:장애인 한사람의 힘으로 변화를 꾀할 수 없다. 당을 떠나서 어떻게 연계해 나갈 것인가?

장향숙:장애인 문제에 있어서는 정치적인 싸움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하고 나는 장애인 대표로서 장애인 문제의 현안들에 대해서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에 대해 다른 동료들과 같이 한다면 전체 장애인계의 공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장애인 의원들의 모임이 생기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다.

장향숙 “국회의원 되는 것만이 정치세력화는 아니다”

김미연:이철용 기자님의 말에 대해 이견을 말하고 싶다. 우리 사회에서 가진 것 없고 배우지 못했다는 사람이 정말 우리 국민들의 정치적 리더로 인정될 수 있을 것인가는 그 자리에 존재함으로서 입증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예산과 관련해 사회적 소수자의 존재 자체를 우리 사회 정치적 리더로 세우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시점에서 전문성과 그 안에 모든 걸 다 할 수 있는 것까지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고 본다.

예산이라는 부분은 한명의 국회의원이나 이삼백명이 책임지는 것이 아니다. 그 사회의 소득에 대한 재분배의 형평성과 평등, 이런 사회의 문화가 확보돼야 가진 것 없는 사람에게 예산이 분배될 수 있는 기조가 생긴다. 사회가 재분배에 대한 어떤 철학을 가지게끔 하는가의 문제다. 그런 기조를 만드는 하나의 바늘 같은 것이 절대 사회적 소수자를 대변하는 그 사람이 그 사회의 리더로서 인정받게끔 만드는 것이 정치적 세력화가 아니겠는가. 그것이 중요하고 그 시점에 지금 장애계에 와 있다는 것이라는 주장을 하고 싶다.

이철용:오해의 소지가 좀 있다. 지금 김미연씨께서 약간 오해를 하는 것 같다. 우리 사회의 올바른 정치적 리더상을 인지하고 있는가 하는 질문은 후보자님의 배경이나 여성운동을 했기 때문에 안 된다는 것이 아니라 다른 후보에게 모두 질문하는 것이었는데 다른 후보가 없어서 그런 것이다. 정당정치, 이렇게 보수적인 환경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루어 내기 위해 노력했던 것들이 잘 안됐는데 과연 가능성이 있겠느냐는 질문한 것이다.

예산 부분은 서울 문화재단 만드는데 3천억원 쓰는데 장애인 콜택시 땜에 25억 못쓴다고 하지 않나. 그 예산을 합리적이라는 것이 그들이 자기네들의 시각으로 해석해 버리는 그런 문제들이 계속 되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똑같이 그런 논리로 대변해서는 안 된다 하는 것을 얘기하는 것이다.

배융호:장애인 정치세력화가 화두가 된 것 같은데 사실 아까 그 문제를 얘기하고 싶었다. 장애인 정치세력화와 관련해 그 입장에서 후보로 출마하셨을 거라 생각한다. 공약에 보면 장애인 등 소외계층 정치 참여 확대를 공약으로 하고 있는데 비례대표로 나가는 것 자체가 장애계의 정치세력화를 위한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건지 아니라면 소외계층의 정치참여를 위해 어떤 노력들을 할 것인지 궁금하다.

장향숙:장애계 정치세력화 확대 방안, 이런 것은 비례대표나 지역구 출마, 국회의원이 되는 것만을 정치 세력화라고 생각치 않는다. 현장에 있거나 비례대표를 하는 것이 장치세력화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정당, 정치 생활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 나는 현실에 충실한 것이다. 지금은 소위 정당인이 되었다. 물론 국회의원이 되는 것도 일종의 참여라고 생각하지만 진정한 장애인의 정치 세력화는 지금의 정치에서 우리 소수자의 목소리가 정치권에 수렴되도록 하는 것이 진짜 정치 세력화이다.

2004년 제17대 총선 여성장애인 후보 초청 간담회는 시종일관 첫 여성장애인 국회의원이 탄생되기를 바라는 열망속에 진행됐다.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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