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십리역장을 만나러 가기위해서 지하3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려는 모습.<누구나기자 박지주>

중증장애여성들 자신의 권리를 찾으러 답십리역으로 나서다! 동료상담가 임은영씨를 선두로 중증장애인 8명과 활동보조인, 옹호자로서 사회복지사 출동!

2003년 3월 11일 화요일 봄이 오는 소리를 알리는 햇살아래, 중증장애인들이 자신의 자유롭게 이동할 권리를 찾아서 역장에게 편지를 전달하기 위해 나섰다.

오후 1시에 출발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은 전동휠체어를 사용해 이동하는 중증장애여성 6명, 수동휠체어를 사용하는 중증장애남성, 경증장애인, 활동보조인, 사회복지사 선생님들이 아차산역에 모였다.

전농3동에 사는 임은영(뇌병변 1급, 장애여성)씨는 전동휠체어가 있어도 가까운 답십리역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답십리역에 엘리베이터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립생활운동을 배우고 동료상담을 실천하는 중증장애여성들을 중심으로 자신의 지역사회안에서 실천하기 위한 조그마한 발걸음으로 인간 삶에서 가장 중요한 이동할 권리를 알리고 찾으러 나선 것이다. 임은영씨는 그동안 전동휠체어가 있어도 계단을 통해 이동하는 것은 너무나 위험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수동을 타고 이동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차산 역에 모인 동료 상담가들은 답십리역을 찾아나서는 것 자체가 전쟁이다. 아차역에서 플랫폼인 지하3층으로 내려가기 위해서는 엘리베이터를 두 번 갈아 타야 한다. 아차산역 3번 출구 옆에 있는 엘리베티어를 타고, 지하1층에서 내려, 다시 지하3층으로 가기 위해 40여m 정도를 이동해 다른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야 한다.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해 맘먹고 나선 중증장애인들과 그 외 사람들은 그렇게 30여분을 지하3층으로 가기 위해 소모했다. 답십리역으로 가기 위해 지하철안으로 들어가는 일 또한 힘겨운 일이다.

열려있는 시간내에 지하철 안으로 들어가야 하는 속도전이 벌어지는 것이다. 네 군데의 문으로 나누어 탔지만, 결국 도와주시던 사회복지사 선생님의 몸이 끼여, 황급히 활동보조를 하시던 선생님이 달려와 문을 계속 두드려서 열었다 . 순간 권리를 찾아 나선 사람들은 초긴장이 된 상황이 되었다. 아차역에서 답십리역까지는 세정거장, 약10분의 시간을 이동하기 위해 동료 상담가들과 옹호자들을 수시로 긴장해야 됐다.

어렵게 답십리역에 도착한 중증장애여성들 개찰구를 가기 위해 계단을 이용해 이동하는 상황이 벌어졌고, 무거운 전동휠체어와 장애인들, 그리고 도와주는 사람들은 힘겨워 했다. 다행이 개찰구 앞에서 쉽게 역장을 만난 임은영씨는 자신이 준비한 편지를 매표소 앞에서 전달했다. 역장은 언어장애가 심한 임은영씨와 대화하기보다는 같이 활동보조인으로 온 사회복지사 선생님과 대화하려고 시도하니, 옹호자로 나온 사회복지사 선생님은 장애인 당사자와 대화할 것을 요구하였다.

역장은 2004년 4월까지 3대의 엘리베이터를 설치할 계획이니, 기다려 달라는 말을 했다. 그러면서 엘리베이터가 있는 역으로 이사하라는 말을 하기도 하였다. 지금 당장은 어떻게 할 수 없으니, 지하철을 이용할 아침이나 저녁에 미리 전화를 주면 도와주겠다는 나중에는 호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임은영씨는 처음에는 매우 걱정이 되었지만, 어렵지 않게 역장을 만나서, 자신이 쓴 편지를 전달하고, 엘리베이터가 설치 되기전까지 도움을 준다는 태도에 안심했다고 말했다.

함께간 김상희(뇌병변1급, 장애여성으로써 동료상담가연수중)씨는 자신의 집은 신림본동인데 가장 가까운 역은 봉천역과 신림동역인데도, 엘리베이터가 설치되 있지 않아서,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숭실대 입구역을 이용하기 위해, 40여분가량, 전동휠체어로 가야 한다고 이야기하며, 이번 답십리역 방문을 통해 역장과 만나려고 하는 것은 자립생활의 이념과 철학을 배운 동료상담가로써 지역사회를 변혁하려는 노력의 하나로 큰 충돌 없이 의사전달을 잘해서 좋았다고 말했다.

10분가량 역장과 대화를 하고, 돌아가는 자립생활 실천가들에게는 아직도 할 일 남아있었다. 다시 지하철을 타고 지하2층에서 지하 3층으로 내려가야 하는데, 인근역에서 다 모인 것같은 8명의 공익근무원들이 힘들어 하며 쩔쩔맸다. 전동휠체어는 100~200kg이 넘는다. 거기다가 사람이 탔으니 그 무게는 신체장애가 없는 남성이 6~7명이 들어도 힘든 무게이다.

또한 들리워지는 중증장애인들도 전동휠체어에 손잡이가 여러군데 있는 것이 아니라서, 한번 들리워질때마다, 잘못들어서 휠체어가 부서질까봐 우려하고, 실제 들리워져 계단을 내려가는 것도 상당히 공포를 동반한다. 실제로 계단에 발을 대고 걸어가는 눈높이과 들리워져 신체가 바닥과 분리된 상황에서 계단을 내려가는 장애인들의 심정을 온몸의 신경들이 곤두설 수밖에 없다, 그럴 때는 거꾸로 시선이 계단으로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뒤돌아서서 내려가야 한다.

이번 활동에서 한 척수중증장애여성은 전동휠체어가 너무 무거워서, 역무원이나 주위의 시민이 전동휠체어과 몸을 분리해서, 업어서 이동하는 것이 어떠냐는 질문에 ‘자신은 휠체어를 탄 채로 이동하고 싶다, 고 했다.

장애인에게 휠체어는 하나의 신체의 일부이다, 또한 장애여성일 경우 도와주는 남성들의 신체와 접촉하며, 이동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데도, 사람들은 쉽게 휠체어와 분리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장애여성의 입장을 반영하는 태도가 아님을 알아야 할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라, 다시 돌아가기 위해 지하철을 타야 하는데, 지하철 탑승을 위한 플랫폼과 지하철의 굴곡과 그 격차가 15cm와 높이차도 7cm 이상이어서 탑승하던 전동휠체어가 그만 바퀴가 빠져서 또 한번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돌아오는 길에 임은영씨의 손을 잡은 사회복지사는 ‘갈때는 손이 너무 차겁더니,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잡은 손이 너무 따뜻했다며, 중증 장애인 당사자들의 사회안에서의 스스로의 작은 실천은 매우 중요하다’ 고 말했다.

동료상담을 통해 자립생활을 접하고, 동료상담가로서 활동하고 있는 중증장애여성들은 이 작은 실천을 하기 위해 2주전부터 역할극등을 통해 자신의 권리를 찾는 연습도 하며, 실제 경험하고, 만족감을 느끼며, 앞으로 더 열심히 스스로의 삶과 사회를 개혁해 갈 거라고 이구동성 목소리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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