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여성의 특수성을 고려한 국내 최초의 장애여성전문자립생활센터인 `새삶여성장애인자립생활센터`가 문을 열었다. <에이블뉴스>

국내 최초의 장애여성전문자립생활센터 '새삶여성장애인자립생활센터'(소장 박지주·이하 새삶센터)가 문을 열었다.

새삶센터는 장애여성의 특수성을 고려해 장애여성의 입장에서 자립생활이 가능하도록 서비스하는 만큼 주위의 기대와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어 서비스 제공을 위해 박소장을 비롯한 직원 5명의 손놀림이 분주하다.

지난달 13일 종로구 연지동에 사무실을 얻어 정식 개소한 한국여성장애인연합부설 새삶센터는 2003년 11월부터 장애여성의 자립생활을 위해 ‘의기투합’한 준비팀이 수차례의 자체세미나 등을 거쳐 준비했다.

이 같은 준비는 국내 최초로 장애여성주의적 관점아래 장애여성의 의사결정과 선택을 존중하며 자립생활을 이끌어나가는 자립생활센터의 목적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서다.

이와 관련 박지주(여·33·지체장애1급) 소장은 “자립생활 붐을 타고 많은 자립생활센터들이 개소했지만 주로 남성위주로 운영되다 보니 장애여성의 감수성이나 장애여성의 삶에 대한 존중이 안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러한 현실적인 문제들을 체감하면서 장애여성의 삶을 담아내기 위한 독자적인 공간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껴 센터를 개소하게 됐다”고 밝혔다.

박 소장의 말처럼 장애여성들은 ‘여성’과 ‘장애’라는 이중고로 열악한 현실에 처해 있지만 이러한 장애여성의 여건을 고려한 자립생활센터가 전무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새삶센터는 여성의 리듬·신체구조 등 장애여성의 특수성과 감수성을 고려해 특화된 동료상담, 활동보조서비스, 인권옹호, 정보의뢰 등의 자립생활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만화, 연극, 영상매체 등을 활용한 ‘문화적 코드’ 강조사업을 병행, 피동적인 수혜의 대상에서 주체적 서비스의 전문가이자 공급자로써 장애여성이 당당히 설 수 있도록 장애여성 당사자주의와 자립생활철학을 실천해나갈 방침이다.

문화사업의 전반을 담당하고 있는 홍미경(여·39·지체장애1급) 문화팀장은 “삶의 전반에서 삶의 질을 논하고자 할 때 문화적인 걸 배제한다면 삭막하고 너무 건조할 수밖에 없다”며 “사람들 감성에 다가갈 수 있는 게 문화적인 서비스를 바탕으로 장애여성자립생활 운동과 서비스가 병행해 운동이라는 것이 폭력적인 것이 아닌 즐겁고 행복할 것일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특히 센터에서는 장애여성이 성에 관해 자유롭게 이야기 할 수 있도록 장애인 성 상담 전문가를 양성하는 등 삶의 중요한 부분중의 하나인 성에 관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며 성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있다.

▲ 새삶여성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활동중인 박지주 소장(사진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홍미경 문화팀장, 김선영 사무행정팀장, 한진수 사업지원팀장.<에이블뉴스>
이와 관련 박 소장은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지만 현재 구성된 다큐멘터리 제작팀과 함께 기획회의를 통해 시나리오 작업을 준비하고 있으며 올해 말 정도에 작품이 나올 예정”이라고 살짝 귀띔한 뒤 “보편적인 자립생활운동 안에서의 장애인 삶의 성도 중요하다고 얘기를 하는 것이지 성 자체만 따로 끄집어내면 자칫하면 한 부분으로만 부각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에 되도록 조심스럽게 접근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박 소장은 또한 “아직은 모든 것이 걸음마 단계이지만 하나하나 열심히 해서 여성의 감수성을 고려한 여성장애인자립생활센터 서비스를 통해 장애여성 당사자들이 좀 더 즐겁고 행복할 수 있고, 힘이 될 수 있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한편 새삶센터는 오는 25일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열리는 ‘여성장애인 자립생활센터 구축을 위한 토론회’를 시작으로 외부사업에 돌입하며 다음달 13일에는 기금마련을 위한 ‘일일호프’ 개최를 준비하고 있다.

☎ 02)745-5524. 새삶 여성장애인 자립생활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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