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간 에코익택트 훈련 절차. ⓒ국립특수교육원

들은 말을 그대로 따라서 모방하는 능력인 '에코익'을 거쳐 사건이나 사물 등 비언어적 자극을 제공하고 이름을 말하면 칭찬과 관심을 보여주는 '택트'로 전이시키는 '에코익택트' 훈련이 자폐성장애 아동의 조음능력을 향상시키고 명료도를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립특수교육원은 최근 '특수교육연구 제26권 제2호'를 통해 백석대학교 교육대학원 대학원생 이미자의 석사학위논문을 수정·보완한 연구 '에코익택트 훈련이 자폐성장애 아동의 조음능력과 말 명료도에 미치는 효과(이하 연구)'를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정상발달을 보이는 아동들은 성장함에 따라 말소리의 오류가 자연스럽게 없어지거나 개선되는데 비해 발달장애 아동들은 말소리에 결함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특히 자폐성장애 아동은 옹알이의 출현이 늦게 나타나거나 초어의 산출시기가 비장애아동에 비해 늦게 나타나며, 발화 형태가 갑자기 부적절하게 큰 소리로 말하거나 단조롭고 기계적인 어투 등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이로 인해 자폐성장애 아동은 의사소통의 동기가 감소되고 문제행동으로 의사표현을 나타내게 되며 사회적 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겪고 지역사회 환경으로부터 제약을 받는다. 이같은 자폐성장애 아동의 적절한 의사소통을 위해서는 그 특징을 고려해 다각적인 요소에서의 중재가 필요하다는 것.

현재 국내 연구는 아동의 흥미에 따라 놀이를 중심으로 언어자극을 주거나 아동이 원하는 사물과 그림을 교환하는 등 언어의 주변을 설명하는 데 주력하는 '화용론'에 초점을 맞춰 치료가 이뤄지고 있으며, 의사소통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말소리'에는 비교적 덜 주목하고 있다.

이에 연구자는 국외 연구(Skinner, 1957)에서 말소리 증진을 위해 '들은 말을 그대로 따라서 모방하는 능력', 즉 '에코익'의 레퍼토리 확대가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에 주목했다.

'에코익'은 언어적인 선행자극에 동일한 형태로 언어적 반응을 하는 것으로, 다른 언어행동의 습득에 전이절차로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이를 사건이나 사물 등 비언어적 자극을 제공하고 칭찬과 관심을 보여주며 습득하는 언어행동 '택트'로 전이하는 것이 '에코익택트' 훈련이다. 교사가 코끼리 그림카드를 제시하며 "코끼리"라고 선행적 언어자극을 하면, 아동이 "코끼리"라고 따라 말하는 것이 그 예다.

연구자는 자폐성장애로 진단받았으며 12개월 이전 옹알이 수준의 조음능력을 가진 만 3세 7개월의 여아 1명을 참여자로 선정하고 참여자의 조음발달 수준과 언어연령을 고려해 먼저 습득할 수 있는 조음위치와 음절수준에 맞춘 단어로 구성된 가로 13cm, 세로 10cm 크기의 그림카드를 제작했다.

에코익택트 훈련 목록. ⓒ국립특수교육원

이후 참여자의 눈앞에 그림카드를 보여주며 그림의 명칭을 말해 주고 정확하게 말하는 경우 칭찬 또는 강화물을 제공하며 반응을 보이지 않거나 전혀 다른 반응을 보일 경우 정반응을 위한 수정절차를 실시하는 '에코익'을 시행했다.

참여자가 80% 이상의 정반응률을 보일 경우 단어가 습득됐다고 판단해 '택트' 절차에 들어갔다. 택트 절차에서는 그림카드를 제시하고 5초 이내에 참여자가 스스로 말한 경우와 5초 이후 '이거 뭐야?'라고 물었을 때 참여자가 정반응을 보인 경우 칭찬과 함께 강화물을 제공, 오반응을 연속해서 3번 이상 보인 경우 다시 에코익 절차를 실시했다.

이같은 훈련을 단계적으로 실시하면서 반응을 측정한 결과 거의 나타나지 않았던 어두초성의 양순음 'ㅁ,ㅂ'과 치조음 'ㄴ'이 평균 15회까지 증가했으며, 자음 정확도 역시 양순음 'ㅁ,ㅂ'이 평균 63.6%, 치조음 'ㄴ'이 56.4%로 크게 증가했다.

말 명료도에서도 역시 긍정적인 효과를 보였다. 초기에는 1음절 '말'을 '음'으로 발음했으나 점차 '아, 마, 말'로 발음하게 됐으며, '매미'의 경우 '음, 매음'으로 발음하던 것을 '매이, 매미'로 점차 발음하게 되는 등 생략되거나 축약됐던 음절이 출현하고 모음이 나타났다.

참여자의 발달놀이를 담당하는 치료사는 연구 전 참여자의 발화나 의사소통 의도가 거의 없었으나 연구 중반부터 말소리가 명료해지기 시작하면서 의사소통 의도와 놀이 시 상호작용이 증가됐다고 보고했다.

에코익택트를 통한 행동간 어두초성 자음발생 횟수. ⓒ국립특수교육원

연구자는 "무발화 상태인 자폐성장애 아동에게 조음수준과 우리말 조음음운발달에 근거해 에코익택트를 중재한 결과 아동의 조음능력과 말 명료도를 향상시켰으며 일상생활에서 주 양육자와 의사소통할 때 구어 표현이 증가됐다"며 "타인과의 상호작용에서도 명료도가 증가됨으로 참여자의 삶의 질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으며 자폐성장애 아동을 위한 초기 언어적 개입에 효과적임이 검증됐다"고 밝혔다.

"본 연구에서는 매 회기가 끝난 후 상담을 통해서 가정에서도 훈련한 음소를 사용하도록 교육해 효과성이 높았다"고 언급한 연구자는 "특수교육 현장이나 가정 및 일상생활에서 조음능력과 명료도 향상을 위해서는 본 연구에서와 같이 아동의 언어발달 능력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하고, 전문가의 치료가 우선시되어야 하며 가정에서도 전문가의 지도 아래 연계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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