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맹학교학부모회와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이 28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시각장애 인식 없는 무분별한 집회 시위단체를 규탄, 즉각 집회 중단을 촉구했다.ⓒ국회방송 캡쳐

“시각장애학생들은 소리에 의해서 대부분 공부를 진행하는데, 최근 몇 달간 밤낮, 주말이건 평일이건 무분별한 집회로 상당한 지장을 받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학습권과 이동권을 보장받아 제대로 공부할 수 있길 바랍니다.”

서울맹학교학부모회와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이 28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시각장애 인식 없는 무분별한 집회 시위단체를 규탄하고, 즉각 집회 중단을 촉구했다.

이들은 서울맹학교가 위치한 청운효자동에 무분별한 집회시위로 인해 시각장애학생들의 교육과정인 학습권 및 보행권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몇 달 째 계속되고 있는 시위는 청각을 이용해 대부분의 공부를 해야 하고, 음성 프로그램으로 책을 읽어야 하는 상황의 시각장애학생들이 공부에 집중하기 어려울 정도로 큰 확성기 소리를 내고 있다.

또 시각장애학생 교육과정의 일환으로 보행수업에 있어서 중요한 소리에 의한 단서를 활용하지 못하고, 복지관이나 외부활동을 할 때 독립보행 중 갑작스러운 큰 소리에 깜짝 놀라 피하다가 방향을 잃어 차도로 들어가 생명에 위협 받는 상황까지 유발하는 것.

이에 보다 못한 학부모들이 경찰과 집회단체, 청와대에 시각장애학생들의 고통을 알리고 집회 금지를 촉구하는 호소문과 공문을 보냈지만, 일부 집회단체는 서울맹학교에 찾아와 사과는커녕 ‘얼마나 소리가 크길래 그러냐’, ‘이정도로 앞으로 또 민원을 넣기만 해봐라’ 하면서 위협까지 했다는 것.

서울맹학교학부모회 김경숙 회장은 “시각장애학생들의 교육과정에는 학습권과 보행권이 들어가 있다. 등하교를 위해서는 보행이 중요한데, 최근 몇 달간 무분별한 확성기 소리로 저희 아이들이 상당한 지장을 받고 있다”면서 “학교에서의 필요한 교육을 마음 편히 받지 못하고 위협적인 상황까지 오면서 학교를 다녀야 하는지 노심초사다. 아이들이 제대로 공부할 수 있도록 바란다”고 호소했다.

시각장애 당사자인 실로암장애인자립생활센터 남정한 센터장은 “시각장애인에게 소리란 세상을 알아가는 방편이 되고, 세상을 열어주는 중요한 매개체다. 소리에서 방해를 받고 있다는 것은 사실상 인권이 침해받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관련 단체분들께는 입장 바꿔 생각해 고성, 욕설, 위협하는 행동을 즉각 중단해달라.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기점을 열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은 “어떤 사람에게는 소리가 일부일 수 있지만, 어떤 분들에게는 소리가 전부다. 소리에 의해서 배우고 생활하는 분들의 심정을 헤아려달라”면서 “민주주의 사회에서 어떤 주장을 하는 것은 용납할 수 있지만, 그 주장이 기본권을 침해하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것은 문제다. 이분들에게 전부인 소리를 돌려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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